Unveiled Secrets
엄마가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방, 여성의 로망이자 시대의 아이콘인 샤넬 백이 탄생하는 곳. 그 현장에서 찾아낸 샤넬 백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샤넬의 상징적인 백은 시대를 아우르며 사랑받는 타임리스 아이템이다.

샤넬의 상징적인 백은 시대를 아우르며 사랑받는 타임리스 아이템이다.
파리 곳곳이 오트 쿠튀르 컬렉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지난 7월 초 이른 아침, 캉봉 가 샤넬 부티크 앞. 샤넬이 준비한 밴에 올라 파리를 뒤로하고 1시간 30분 정도 달렸을까. 한가롭고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차창을 한참 스치더니 어느새 초록 잎이 무성한 나무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 모던한 건물 앞에 다다랐다. 이곳은 바로 전 세계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샤넬의 상징적 핸드백이 탄생하는 곳. 참신한 아이디어와 장인정신, 최첨단 설비가 어우러져 스테디셀러는 물론 새로운 컬렉션의 다양한 백을 만들어내는 샤넬 백 공방이다. 1955년 가브리엘 샤넬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태어난 후 오늘날까지 전 세계 여성을 매혹시키는 ‘2.55’ 백, 상징적 더블 C 로고 버클 장식의 ‘11.12’ 백, 중성적인 모던한 아름다움으로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보이 샤넬’ 백, 샤넬 재킷을 백으로 변신시켜 센세이션을 일으킨 최신 컬렉션 ‘걸 샤넬’ 백까지…. 샤넬 백의 탄생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펼쳐질 공간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대형의 샤넬 아이코닉 백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2008년 샤넬이 첫선을 보인 모바일 아트 전시(당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해 건축, 예술, 사운드와 패션을 아우른 새로운 형식의 전시로 이목을 모았다)에 등장한 설치물로 특유의 블랙 퀼트와 골드 체인 스트랩, 가닛 컬러(자주색) 내부가 특징인 2.55 백을 형상화한 것. 마치 미지의 샤넬 백 세상에 입성한 방문객에게 환영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앨리게이터 11.12 백 제작 과정

매혹적인 레드 컬러의 앨리게이터 소재 11.12 백
트위드 소재 11.12 백과 세련된 스타일로 인기가 높은 보이 샤넬 백

Making Story
이곳에서는 총 400여 명의 직원이 전 세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샤넬 백’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한 명의 장인이 샤넬의 아이코닉 백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법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기까지 적어도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그뿐 아니라 아이코닉 백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180단계가 넘는 제작 공정과 수많은 손길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을 들으니, 제작 공정 견학에 대한 기대가 더욱 고조되었다. 제일 먼저 일행을 안내한 곳은 가죽을 선별하는 파트. 샤넬 백 제작에 사용하는 가죽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선별한다는데, 흠잡을 데 없는 최고급 품질을 추구하고 관리하는 모습이 단연 인상적이었다. 모든 가죽의 원산지를 엄격히 따지는가 하면, 샤넬의 가치에 걸맞은 노하우를 보유한 무두장이에게만 작업을 맡긴다고. 가죽은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하고, 인장력(물체를 늘어뜨리거나 잡아당기는 힘)부터 내수성, 내마모성, 염색 견뢰도(염색물 빛깔의 여러 외적 조건에 대한 저항성과 내구성의 정도)까지 내구성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해 선별한 가죽만이 다음 공정에서 각 디자인의 샤넬 백 패턴에 맞춰 백의 보디 부분에 사용할 각각의 조각으로 재단된다. 파이손과 앨리게이터 같은 이그조틱 가죽의 경우는 비늘이나 문양이 가지런히 정렬될 수 있도록 알맞은 재단 포인트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조차 방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몰입 중인 장인들의 정교한 수작업이 한창이었다.
이어서 둘러본 작업 파트는 2.55 백과 11.12 백 등의 형태를 잡는 공정. 레디투웨어 의상 조각처럼 뒤집은 상태로 편평하게 짜 맞춘 가죽 조각이 완성되면 그때부터 가방은 볼륨을 더해가는데, 특히 ‘백 인 백’ 기법을 이용해 보디와 베이스 부분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이 단연 시선을 끌었다. 그 과정을 묘사하면, 먼저 모양을 갖춘 백을 안쪽에 놓고, 차례로 만든 또 다른 백을 겉에서 감싸는 형태로 1차 공정 작업을 한다. 이때 각각의 백은 모두 장인이 손으로 직접 바느질한다. 그다음 다시 안쪽 부분을 바깥쪽으로 뒤집고, 측면 이음매 부분을 ‘사뜨기’ 형태로 바느질해 접합하면 따로따로던 2개의 백이 합쳐져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 작업 공정에서 또 하나 눈에 띈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도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 디자인할 때 고안한 대로 제작하는 총 7개의 포켓. 백 뒷면에 덧댄 ‘모나리자의 미소’라는 별칭이 붙은 곡선 형태의 포켓과 안쪽에 마련한 명함이나 신용카드, 콤팩트 수납을 위한 주름 포켓, 립스틱 크기에 맞게 디자인한 립스틱 포켓, ‘시크릿’이라 불리는 지퍼 포켓, 우편물 수납을 배려한 큰 포켓 등이 그것이다. 이후 핸드 플레이티드 체인 제작과 잠금장치 부착 등 섬세한 수작업을 통해 디테일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검수와 포장 절차까지 거치면 비로소 우리 품에 안길 만반의 준비를 마치게 된다.



모던한 매력의 정수, 보이 샤넬 백 제작 과정
보이 샤넬 백은 2.55와 11.12 백과 같이 엄격한 가죽 및 소재 선별 과정과 패턴 과정을 거친 후, 프레임과 플랩 겉면 장식을 포함한 보디부터 시작해 안감 처리, 마지막으로 체인과 잠금장치 부착 등 크게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먼저 가죽을 두른 탄약통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레인포스먼트(reinforcement)를 사용해 프레임 윤곽을 잡는다. 그리고 양쪽 이음매 부분에 스티치를 넣어 프레임의 모습을 더욱 견고히 갖추고, 플랩 겉면에 들어갈 장식(셰브런 혹은 다이아몬드 퀼팅 카프스킨 소재를 사용할 수도 있고, 파이손이나 앨리게이터 같은 이그조틱 가죽에 르사주나 몽텍스 공방에서 자수를 넣을 수도 있다. 데님, 벨벳, 트위드 등 칼 라거펠트의 무한한 상상력 덕분에 활용하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을 꾸민다. 완성한 장식을 라미네이팅 기법으로 프레임에 접합하고 나면, 프레임 안쪽으로 테두리를 따라 세 줄에 걸쳐 스티치를 넣는다. 그러고 나면 플랩 장식 부분과 프레임이 합쳐져 하나가 되고, 마침내 백의 보디가 완성되는 것. 이때 안감이나 백 안쪽 밑바닥 부분은 완전히 뒤집은 상태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그다음 사뜨기 형태로 바느질해 안감 전체를 하나로 접합한다. 그리고 프레임 바깥쪽으로 테두리를 따라 한 번 더 스티치를 넣어 보디와 안감을 서로 연결한다. 다음은 마무리 공정 작업으로, 잠금장치와 체인을 부착한다.
에디터 유은정 (ejyoo@noblesse.com)
사진 제공 샤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