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Warm and Soft Beauty

BEAUTY

인테리어 리모델링이 가장 트렌디한 키워드인 지금, 각종 매체를 넘나들며 인테리어 팁을 전하고 있는 윤소연을 만났다. 그녀가 생각하는 즐거운 삶, 그리고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

그레이 드레스 Fabiana Filippi

최근 인스타그램에 부쩍 자주 등장하는 핑크 북을 아는지? ‘칼슘두유’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윤소연의 책 <인테리어 원 북> 말이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2015년 교보문고 취미 분야 1위로 선정된 베스트셀러다. 특유의 집요함이 받쳐주는 정보 수집 능력은 물론 목련처럼 단아한 외모, 전 방송 PD다운 명료하면서 유쾌한 화법까지 다 가진 그녀를 보니 베스트셀러를 몇 권은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인테리어 원 북>이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12년간 자취 생활을 통해 습득한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는 분명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온몸에 페인트와 먼지를 뒤집어쓰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을 출판할 즈음 ‘쿡방’이 사그라들고 ‘집방’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셀프 인테리어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거기다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로즈 쿼츠 컬러를 선정하기까지 했다(그녀의 책 표지는 로즈 쿼츠에 가까운 분홍색이다).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그녀의 주변에 고지를 향해 등을 밀어주는 순풍이 분 거다.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판매 부수가 1만 부를 넘어섰다. 요즘 도서업계에서 ‘1만 부’는 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로 통한다고. 그 후 비전문가인 자신이 인테리어업계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고 판단, 9년 넘게 편성 PD로 몸담은 방송국을 나왔다. 아까워도 별수 없다고, 배곯을지언정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즐거운 사람인데 어떡하느냐며 털털하게 웃는 그녀를 보니, 잘하는 사람은 즐겁게 하는 사람을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얘기를 나누기 전보다 몇 배 더 예뻐 보인 건 그 때문일까. 오목조목 단정하고 시원스러운 얼굴, 뽀얀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성공담에 빠져들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준비한 질문을 쏟아냈다.

Jo Malone London 얼그레이 앤 큐컴버 코롱

Sisley 에뮐씨옹 에꼴로지끄

Tom Ford Beauty 립 컬러 네이키드 코랄

M본부 편성 PD 직함을 포기하는 게 아쉽지 않았어요? 9년 넘게 다닌 직장에 사표를 내는데 왜 안 그랬겠어요. 안정적인 근무 환경에, 연봉에도 만족하며 다녔거든요.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저는 무언가에 도전함으로써 살아 있는 걸 느끼는 사람이라, 9년간 같은 일만 하며 너무 목이 말랐어요. 3년 정도 <우리 결혼했어요>를 비롯한 예능 프로 PD로 일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편성, 폐지, 분석 등을 반복하는 루틴 안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어요.

책이 꽤 두꺼워요. 어쩌다 인테리어 관련 책을 쓰게 됐나요? 저 스스로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입사할 때부터 10년 이상 근무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다음 직업 준비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사소한 일상을 기록할 의도로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했죠. 2012년에 결혼을 앞두고, 우리가 2년 후 입주할 집을 사버렸거든요. 그래서 2년간 10평 남짓한 오피스텔에 신혼살림을 차렸어요. 당시 머릿속은 우리 집을 어떻게 꾸밀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죠. 입주 3개월 전, 머릿속에 있던 그림을 하나씩 실현해나갔어요. 원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었어요. 단지 필요에 의한 거였죠. 스무 살 때부터 자취 생활을 하면서 주거 공간을 조금이라도 넓고 편안하게 바꾸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벽에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부담 없이 블로그를 운영하다 두 번째 신혼집을 단장한 얘기를 실시간으로 기록했는데, 댓글이 1000개도 넘게 달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그중에 출판을 제의하는 댓글도 꽤 있었죠. 그러다 책을 내게 됐고요.

특유의 편안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있어요. 20대에는 걱정 공장이 따로 없었어요. 모든 면에서 늘 불만족 상태라 불평만 했죠. 제가 여유 있어 보인다면 그건 남편과 좋은 사람들의 영향으로 변한 제 모습일 거예요. 타인을 볼 때 장점과 단점이 같이 보이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단점을 알아서 뭘 하나 싶더라고요. 저에게 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데. 상대방의 장점부터 찾아 그것만 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상대방도 제 장점을 봐줄 거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요.

피부는 어떻게 관리하세요? 20대에 여드름이 말도 못하게 많이 났어요. 마사지랑 시술, 안 해본 게 없는데 결국은 매일 좋은 화장품을 쓰는 게 답이었어요. 그때부터 화장품에 눈떠 크림은 아무리 비싸도 꼭 좋은 걸 사기로 마음먹었죠.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혼자 즐거운 망상을 하는 것도 제 외모 관리의 비결 중 하나예요. 즐거운 생각을 하면 그게 겉으로 드러나거든요.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사람 얼굴에 생기가 넘치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죠.

매일 아침 어떤 제품을 바르세요? 저는 아이 케어 제품은 안 발라요. 아직 주름이 눈에 띄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꼭 발라야 하나 싶더라고요. 대신 크림을 바를 때 눈 주변까지 듬뿍 발라요. 그리고 메이크업 베이스 겸용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칙칙한 기운을 커버해요. 쿠션 팩트로 톡톡 두드리고, 코럴 컬러 립스틱을 바르면 메이크업은 끝이에요. 눈 화장은 하지 않아요. 눈이 큰 편인데, 잘 못하면 촌스러워 보여서요.

향수도 좋아하세요? 향이 진한 오 드 퍼퓸에 빠져 한때 남편과 같이 뿌리곤 했는데, 최근 임신한 뒤로 향이 은은한 얼그레이 앤 큐컴버 코롱이 좋아졌어요.

스트레스 받을 땐 어떻게 하세요? 잠을 자서 생각이 연장되는 걸 한 번 끊어줘요. 자고 일어나면 리셋되거든요. 또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지나면 그냥 해결되더라고요.

뷰티 멘토로 어떤 사람을 꼽고 싶어요? 두 살 많은 방송국 선배요. 잘 꾸미는 사람도, 귀티를 타고난 사람도 아니에요. 그런데 표정이 정말 좋아요. 타고나길 긍정적인 사람이라 제게 “잘할 수 있어. 너라면 충분히 가능해” 같은 말로 늘 용기를 줘요. 햇살처럼 환한 얼굴로 말이에요. 솔직히 외모가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그 선배랑 같이 있으면 사람은 풍기는 오라가 역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선배에게서 행복한 기운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제 후배들에게 그렇게 밝고 따스한 존재가 되고 싶고, 실제로 닮으려고 노력도 해요.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에게 아낌없이 감사를 표현하는 것. 진정으로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운동신경이 둔하고 게을러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힘들어요. 대신 늘 소식을 해요. 배가 부르면 둔해지고 기분도 나빠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전에 얼른 숟가락을 내려놓아요. 먹는 건 좋아해요. 그런데 다섯 숟가락 정도 먹으면 사실 맛은 다 본 거잖아요. 그럼 그만 먹고 싶어져요. 제가 싫어지려고 하죠?(웃음) 주변에서 너무 불편해해서, 이젠 눈치를 보면서 밥공기가 빈 방향이 상대방에게 보이게끔 돌려놓는 게 버릇이 됐어요. 다 먹은 것처럼요. 그리고 뭔가 새로운 일에 집중해 생각을 많이 하면 날씬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일이나 취미 생활에 몰두하다 시간이 늦어져 배가 고프면 얼른 침대에 누워버려요. 스트레스 받는다고 먹고 바로 자는 건 좋지 않잖아요.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현재 5명의 친구와 합심해 ‘아파트멘터리’라는 인테리어 스타트업을 차렸어요. 4월에 공식 런칭할 예정이죠. 살짝 귀띔하자면, 인테리어업체에 의뢰할 때 시공 가격을 몰라 불편하잖아요. 시공하면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기도 하고요. 우리는 스펙과 가격을 표준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요. 집 고치는 이야기도 콘텐츠 중심으로 풀어나갈 계획이고요.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8월에 출산을 해요. 아무래도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 같아요.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임신했을 때 하는 운동은 몸이 무리하는 것으로 인식해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운동을 잘할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있어요. 또 일과 육아 둘 다 완벽하게 잘해내겠다는 욕심을 버리려고요. 출산 이후 변한 삶에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요. 힘든 만큼 또 다른 달콤함,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요.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이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