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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Your Trademark?

FASHION

특별하고 참신하다. 그런데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할, 트레이드마크의 스타일 이야기다.

푸키 비치와 루이자 비치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 고백하자면, 요즘엔 이 문장이 진부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명제를 기반으로 만든 옷은 확실히 남다르다. 좋은 것만 보고 자란 감각적인 자매가 디자인했다면 더더욱. 바로 패션계의 유명 투자자와 사업가로 이름을 알린 크리스 버치(Chris Burch)를 아빠로, 패션 디자이너 토리 버치를 엄마(현재 토리는 크리스와 이혼했지만 여전히 의붓딸인 두 자매와 돈독하게 지낸다)로 부르는 루이자 버치와 푸키 버치가 선보이는 브랜드 트레이드마크(Trademark) 이야기다. 2013년, 버치 자매가 브랜드 런 칭을 결심한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개인의 유니폼을 만들고 싶었던 것. “누가 입든 시그너처 룩이 되고 데일리 룩으로 자리 잡을 만한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결국 저희 옷이 그 사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는 셈이죠.” 이처럼 명료한 브랜드명에서 긍정적인 자신감이 느껴 질 정도다. “저희가 추구하는 미학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를 찾지 못했어요. 아메리칸 클래식을 전통적으로 해석하는 대신 모던한 터치를 가미하는.” 이들은 뚜렷한 정체성을 토대로, 심플한 실루엣에 현대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와 패턴, 커팅을 곁들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애니 알버스(Anni Albers), 바넷 뉴먼(Barnett Newman)과 도널드 저드(Donald Judd)를 비롯한 미국 아티스트는 두 자매의 캔버스를 멋스럽게 채우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2016년 F/W 컬렉션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컬러를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하 는 그래픽 아티스트 피터 맥스(Peter Max)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트레이드마크의 의상을 보라. 볼리비아에서 생산한 마크라메, 스코틀랜드의 울, 캘리포니아에서 채집한 시어링을 비롯한 최고급 소재로 가득하다. 게다가 일본의 섬세한 기술을 적용, 정교한 디테일까지 갖춰 구석구석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트레이드마크는 정성 가득한 비주얼로 채운 룩북과 체계화된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손쉽게 세계적 소통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지난 5월, 이들은 깜짝 발표를 감행했다. 2017년 봄 시즌부터 의상 라인을 접고 오로지 액세서리 라인에만 집중하겠다는 내용으로, 훌륭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품질을 고집하는 에너지를 가방과 슈즈, 스테이트먼트 주얼리에 집중하겠다는 것. 이는 계절에 상관없이 즉각적 소비를 유도하는 오늘날의 패션 사이클을 고려한 것으로, 소규모로 생산하는 의상보다 브랜드의 몸집을 키우기 좋은 액세서리 를 주력으로 내세우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세련된 감각을 버무린 트레이드마크의 의상은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이미 뉴욕과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큰 사랑을 받은 깔끔한 버킷 백과 편안한 샌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듯하다. 그 덕 분에 우리는 더욱 명확하게 루이자와 푸키 자매의 미학을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어느덧 각자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이들의 가방과 신발이 그 증거다.

트레이드마크 2016년 F/W 컬렉션

슈즈와 백은 이제 브랜드의 핵심 카테고리로, 편집매장 분더샵과 무이에서 만날 수 있다.

에디터 | 한상은 (hans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