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KY ON THE BEACH
베이징 한복판에서 만끽한 로얄 살루트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이국적 풍경.

1 이국적인 팝업 비치에 그림처럼 차려낸 파인다이닝 디너 테이블.
2 파란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블루 컬러 보틀에는 놀라운 아로마와 테이스트가 담겨 있다.
좋은 위스키는 한 편의 여행기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투명한 호박색의 영롱한 액체 한 모금을 입안에 머금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일순 이국의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코끝을 진동하는 복잡미묘한 향의 신비 가운데 자신도 몰랐던 감각이 알알이 눈뜬다. 비록 여행하지 않았어도 촘촘히 경험한 것 같은 마법 같은 데자뷔. 흠잡을 데 없는 미문의 여행기를 읽어 내려갈 때처럼, 위스키 한잔으로 아름답고 낯선 것을 탐미하게 되는 여행.
2018년 9월 15일 베이징에서 처음 공개한 ‘로얄 살루트 21년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처음 맛본 날, 위스키 한잔으로 또 하나의 여행을 했다. 로얄 살루트 21년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하는 공식 행사는 저녁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노블레스 맨>의 취재단은 그보다 먼저 로얄 살루트의 마스터 블렌더 샌디 히슬롭과 프라이빗 테이스팅 세션을 함께하는 영광을 누렸다. “전 세계에서 이 에디션을 처음 맛보는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에요!” 들뜨기는 내공 깊은 마스터 블렌더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들에게 이미 친숙한 맛의 로얄 살루트 21년을 먼저 테이스팅하는 것으로 시작한 세션은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 테이스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같은 연산과 캐스크, 그리고 동일한 마스터 블렌더. 청명한 블루 보틀 패키지로 갈아입었다는 사실을 제외하곤, 내면이 다르다면 얼마나 다를까?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건 찰나였다. 그 명징한 맛과 향의 차이가 신기해서 자꾸 번갈아 음미했다. 샌디 히슬롭이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에서 자란 유년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완성한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바닷가의 짠내, 타오르는 모닥불의 그을음이 새겨진 나무 향, 따뜻한 해변 공기의 무게를 오롯이 담아냈다. 셰리, 시트러스 향, 시나몬 향이 실린 바람도 코끝을 스쳤다. 비치 폴로를 실제로 관람한 적은 없지만, 스코틀랜드 바닷가에서 말이 달리는 이국적 풍경의 낭만이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낭만의 기운은 저녁에 진행한 공식 런칭 행사장의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졌다. 베이징 한복판, 고풍스러운 중국 전통 건축물 안에 기묘한 팝업 해변가가 깜짝 등장한 현장이었다. 천장과 테이블 곳곳을 야자잎으로 장식했고, 바닥에는 영국에서 직접 가져온 곱고 새하얀 모래가 수북이 깔렸다. 그 보드랍고 폭신한 바닥을 맨발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부터 특별했다. 중요한 이벤트 직전의 긴장은 누그러뜨리고 설렘은 고조시키기에 충분한, 사소하지만 사려 깊은 디테일. 그 비현실적인 대륙의 해변 위에서 모든 참석자는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천천히 파인다이닝을 즐겼다. 블루 보틀을 처음으로 공식 오픈하는 그 순간을 위해! 로얄 살루트 폴로의 앰배서더이자 전 잉글랜드 폴로 팀 주장인 말콤 보윅이 로얄 살루트와 폴로의 끈끈한 인연에 대해 일장연설을 한 뒤, 건배 제의와 함께 마침내 비치 폴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문이 열렸다. “Slainte(건배)!”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는 의무감을 온전히 내려놓고 편히 들이켠 그 한잔은 낮보다 조금 더 아름다웠다.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