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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2월호에서는 서로 다른 요소를 화면 안에서 복잡하지만 균질하고, 즉흥적이지만 규칙적인 형태로 표현한 이대희 작가의 전시를 선보입니다. 다양한 조각이 보여주는 조화로운 그의 회화 작품을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확인해보세요.

이대희
단순한 2차원 회화가 아니다. 이대희 작가의 그림은 캔버스 위로 겹겹이 쌓인 레이어의 총체적 산물이다. 1월 23일부터 2월 20일까지,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있는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이대희 작가의 개인전〈Piece of Planned Improvisations 계획된 즉흥의 조각〉이 열린다. 전시를 앞둔 그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경제학과를 다니다 미술을 시작했죠? 예술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경제학은 저랑 잘 맞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캐나다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주마다 교육법이 달라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원래 미술을 좋아했지만 막연했거든요. 늦었더라도 하고 싶은 미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부모님을 설득했죠. 그다음엔 미국의 ‘내셔널 포트폴리오 데이’ 프로그램에 도전해서 포트폴리오를 평가받았어요. 그렇게 제 가능성을 점친 다음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 입학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컴퓨터는 아무래도 테크닉적으로 수정, 보완이 쉬운 장점이 있잖아요. 하지만 클릭 한 번에 작업한 게 사라지기도 하는 점이 허무하더라고요.

그런 점이 작가님을 회화로 이끌었나요? 그렇죠. 저는 손으로 작업하는 데 큰 매력을 느낍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법적인 면에선 그래픽 아트를 접목해요. 형태를 잡고 색상을 배치할 때 먼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다음 그려나갑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퍼즐’ 시리즈도 그래픽 디자인에서 배운 프로그램을 활용해 커팅했어요. 전통 페인팅에 몰두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려고 노력합니다.

작업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20점에 달하는 캔버스를 깔아놓고 많은 양을 한 번에 작업합니다. 계속 번갈아가면서 그려요. 동시에 다작을 하는 편입니다. 제 작업 과정은 크게 마스킹과 레이어로 나눌 수 있어요. 마스킹은 말 그대로 테이핑입니다. 계속 테이핑하고 물감을 바르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레이어를 쌓아나가요. 테이프를 사용하면 기하학적인 아우트라인과 형상이 만들어져요. 하지만 반대로 유기적인 모양으로 만들 수 있도록 시도하죠. 마지막엔 샌딩하는 과정을 거쳐 마감하고요.

_ Movement-2, 112×145cm, Acrylic on Canvas, 2017, ₩8,000,000
_ Movement-3, 112×145cm, Acrylic on Canvas, 2017, ₩8,000,000

그럼 모든 결과물을 시뮬레이션하고 계획하세요? 완성한 결과물엔 약간의 우연성이 나타나죠. 하지만 과정은 철저히 계획적입니다. 어떤 효과가 날지 고민해요. 그런 다음 색을 얹으면서 다양한 레이어를 쌓아나갑니다. 그렇게 역사를 축적해요. 캔버스엔 수많은 컬러가 깔려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일부만 드러나겠죠. 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칠을 많이 합니다. 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질감과 색감이 드러나요. 계산을 많이 한 그림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전시에선 퍼즐을 만든 입체 작품도 선보이죠? 페인팅을 좋아하지만 무언가 형상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큽니다. 벽에만 걸리는 작업을 넘어 최대한 손으로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어요. 결과물은 퍼즐이라는 바운더리 안에 있지만 제가 그림을 완성하는 형식과 퍼즐을 맞추는 방법론이 비슷한 것 같아요. 퍼즐은 많은 이에게 익숙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했어요. 그만큼 단순하고 쉬울 거라고 믿었지만 막상 만들어보니까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작업하면서 모순 지점이 생겨날 때 재미있어요. 여러 시도를 거치면서 계속 즐거움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작품에서 다양한 컬러가 특히 눈에 띄어요. 학창 시절 지도 교수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특히 색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표현하는 방법 중에서 색을 아주 중요하게 여겨요. 저는 레이어의 순서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러 색깔을 쌓아 올립니다. 그만큼 많은 색을 얹어서 완성하는 유기적 색채예요. 가까이서 보면 질감도 다를 거예요.

Melting Pot3535p-1, 35×35cm, Acrylic on Canvas, 2017, ₩600,000

대표작 ‘Melting Pot’ 시리즈는 어떤 작품이죠? ‘멜팅 포트’라는 단어 자체가 와 닿았어요. 미국 사회를 멜팅 포트라고 하잖아요. 다문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산다는 뜻인데, 제 그림도 여러 요소를 얹어 만든 전체적 과정에서 일부를 축적해 관람객에게 보여주니까요. 캔버스라는 제한된 화면에서 여러 과정이 섞인 결과물을 보여주는 제 작업이 그 단어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상화는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림을 보면서 잘 그렸다고 말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재미있어요. 관람객 대부분이 추상화를 난해하고 어렵게 생각해요. 사람들이 눈에 익숙한 대상을 그린 구상화와 달리 추상화를 보면 익숙하지 않은 형상에 대해 의문을 갖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감상을 갖게 되고요. 제가 그런 것까지 컨트롤할 수는 없어요. 관람객이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흡수하기를 바랍니다.

1Melting Pot Camouflage3030-4,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2Melting Pot Camouflage3030-13,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3Melting Pot Camouflage3030-20,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4Melting Pot Camouflage3030-31,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5Melting Pot Camouflage3030-33,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6Melting Pot Camouflage3030-34,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7Melting Pot Camouflage3030-40,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8Melting Pot Camouflage3030-45,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9Melting Pot Camouflage3030-46,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10Melting Pot Camouflage3030-29,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11Melting Pot Camouflage3030-30,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12Melting Pot Camouflage3030-32, 30×30cm, Acrylic on Canvas, 2017, ₩550,000

그렇다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을 가장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형형색색’인 것 같아요. 저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다루고 싶지는 않거든요. 작업할 때 다양한 색상의 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에 따른 변주를 즐깁니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저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렵사리 의미를 부여하고 꼭 사회 이슈를 담아야 예술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전공까지 바꾸며 꿈을 찾았고,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해도 힘들고 어려운데 굳이 어려운 걸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하기에도 재미있고 관람객도 받아들이기 쉬운 작업을 형형색색의 컬러로 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와 컬래버레이션도 하죠. 가수 크루셜스타 앨범 작업처럼요. 크루셜스타가 지인을 통해 우연히 제 작업을 보고는 연락을 해왔어요. 그 인연으로 2014년에 그의 첫 정규 앨범 커버를 그렸습니다. ‘Midnight’라는 앨범 제목과 ‘꿈을 파는 가게’라는 타이틀곡에서 영감을 받아 차분한 밤 분위기의 그림을 그렸어요. 작업 과정에서도 전적으로 제 의견을 들어줬고,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앞으로 기회만 주어진다면 좀 더 다양한 분야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어요.

그 외에 계획이나 새로이 구상하는 작업이 있다면요? 퍼즐에 이어서 지도 작업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한 ‘멜팅 포트’ 개념과도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친구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어서 만날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서울 지도를 만들어 친구에게 선물한다든지 지도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작품을 통해 마음으로나마 가까이 지내고 싶어요. 지도는 합치면 하나가 되고, 분리한 상태로도 작업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런 재미도 찾고 싶습니다.

<노블레스> 독자와 2018년 작가님의 목표를 공유해주세요. 제가 한국에 오래 살지 않아서 잘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요즘은 추상화를 그리는 작가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묘사풍 회화가 많이 보입니다. 추상화가 형식적인 면에서 더욱 활성화하고 여러 가지로 접목할 수 있는 매체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행위가 예술이라면 예술이고 낙서라면 낙서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고 여러 요소를 더해 다양한 융합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전시 일정 : 1월 23일~2월 20일(토·일요일·공휴일 휴관), 노블레스 컬렉션
※문의 : 02-540-5588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진행 임슬기, 명혜원  사진 JK  디자인 마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