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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ook2018] 2018년을 기다리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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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는 시기다. 인류가 원자 단위로 흩어지고 1인 가구는 현상을 넘어 보편적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시장과 문화도 그에 따라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가 모처럼 황금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첨단 기술과 IT,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호황을 주도할 것이다. 여기에 요동치는 유럽과 남미의 정세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노블레스 맨>은 이 밖에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예측도 들어봤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기대되는 인물들도 만났다. 이러한 예측과 관심은 지평선에서 다가오는 흐름에 흐릿하게나마 돋보기를 들이대는 것이다. 올해 벌어질,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에 대해 말한다.

<노블레스 맨>이 그들에게 집중하는 건 지난해에 거둔 성과 때문이 아니다. 올해 그리고 앞으로 피워낼 찬란한 결과의 씨앗을 엿봤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와 경제,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자기 고유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단단히 지반을 다지고 곳곳을 독특한 색채로 물들였다. 진화의 과정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것은 즐겁다. 곧 씨앗은 발아해 잎과 열매로 무성해질 것이 자명하므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사람들을 만났다.

화이트 셔츠 Sartoria.K, 그레이 울 카디건 Settefili Cashmere by Artage, 베이지 코튼 팬츠 PT01 by Artage.

영화감독 강윤성 2017년 <범죄도시> 각본·연출 
화려한 데뷔였다. 강렬한 한 방도 남겼다. 지난해 영화계에서 강윤성은 가장 진하게 세상에 나왔다. 공룡들 틈바구니에서 <범죄도시>는 700만 명 관람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자본이나 홍보, 티켓 판매를 보장하는 배우 없이 얻어낸 결과였다. “꿈만 같죠. 투자를 받기 직전까지 영화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제작에 들어가고도 ‘200만 명만 넘기자’고 매일 생각했죠. 초반에 예매상황도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극적이었습니다.” <범죄도시>는 작지만 단단한 영화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흥행시킨다는 공식을 증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수십 곳에 불과했던 상영관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점차 늘어났다. 손익분기점(240만 명)은 진작 넘겼고 2017년 흥행 리스트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마동석 씨가 처음 제안을 했어요. 형사물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고깃집에서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 담당 형사에게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건 굉장히 영화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강윤성은 형사들의 증언과 당시 사건 기록을 토대로 가리봉동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면밀히 취재했다. 발로 뛰며 촘촘히 공간을 수놓고 맛깔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범죄도시>는 어렵게 완성했다. 조연 위주로 출연해 온 마동석과 신인 감독, 조선족이라는 민감한 소재에 투자자들은 망설였다. 투자가 몇 차례 엎어지며 제작은 3년 넘도록 지체됐다. “이건 안 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걸 접고 여행을 떠나려 했을 때 투자가 결정됐습니다. 이후론 거짓말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더군요.” 강윤성의 내공은 영화 곳곳에서 발현된다. 3분이 넘는 회갑 잔치 롱테이크 신이나 신길동 재개발단지에 구축한 200m 길이의 세트 디테일, 배우들이 얽히고설키며 내뿜는 시너지와 위트는 현장을 아는 감독이기 있기에 실현 가능했다. “서른 살에 처음 데뷔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 영화가 엎어지면서 늦어졌어요. 중간중간 기획한 프로젝트도 전부 무산되고…. 그래서 현장을 찾았어요. 다른 감독님들 촬영하는 것을 보며 공부하고 시나리오 쓰면서 준비하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현재 강윤성은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이다. 지난 몇 달 새 그에게 들어온 시나리오는 총 20편이 넘는다. 데뷔가 늦은 만큼 차기 작품은 최대한 빨리 착수하는 것이 목표.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그래도 현실에 모티브를 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실화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액션과 스릴러, 코미디가 적절히 섞인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터틀넥 톱 Massimo Dutti, 네이비 카디건 J.Rium, 체크 팬츠와 스니커즈 모두 Bottega Veneta, 골드테 안경 Paul Hueman,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워치 IWC.

소설가 임현
201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등단, 2017년 제8회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 2017년 단편집 <그 개와 같은 말> 출판

임현의 글은 집요하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세계를 좇는다. 문맥과 문맥 사이 미묘한 기류를 짚어 생략된 언어를 재구성한다. 거기서 불편함이 탄생한다. 자기 합리화로 누더기가 된 교사나 콤플렉스 덩어리인 작가는 모두 우리가 외투 속에 감춰둔 민낯이다. 임현은 그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대체로 소설을 구상할 때 감정에서 단서를 얻어요. 어떤 ‘말’이나 ‘반응’이 불쾌하게 느껴질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흐름이 단절되는 묘한 경험, 언어로 정립하기 쉽지 않은 상황, 그런 것을 넣어보려 합니다. 일상에서 접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순간. 이건 제가 가진 습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의심이 많고 눈치를 보거든요.(웃음)” 임현이 그려내는 세계는 희미하다.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것 같지만 돋보기를 들이대면 그 경계가 흐릿하다. “모든 사람에겐 인상이 있어요. 그걸 결정짓는 게 ‘상황의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공간, 어떤 상황, 어떤 이와 마주할 때의 반응은 전부 다르거든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나쁜 사람이다 같은 것. 전 사람이나 사회가 조금 더 입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식에 심취한 21세기 문학계에서 임현의 작품은 새롭다. 거대 담론이 사라진 세계에서 위대한 시대가 남긴 파편에 집중하는 문장은 시도만으로도 흥미롭다. 특히 18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엿볼 수 있던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집요한 추적을 그의 글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과장일까? “대부분의 작가가 그렇지만 ‘어떤 것을 써야 하나’는 제게도 큰 고민이죠. 저는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요. 아직 어렵다고 하는 독자가 많은 데 그걸 넘어서야겠죠. 작가로서 느끼는 사명 혹은 부담감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작가로서 사회적 기능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내가 뭐라고 그렇게 대단한 걸 하나(웃음), 그런 거예요.” 임현은 오랜만에 등장한 남자 작가다. 지난해에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유일한 남자 소설가로 문체에서도 특유의 남자다움이 묻어난다. 임현은 지난해에 자신의 첫 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등단 3년 만에 출간한 책으로 부지런히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옮겨 담았다. 그가 집중하고 있는 다음 작업은 386세대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이 남긴 유산과 변절, 한국 사회에서 그들의 위치가 아이러니하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과 세상에 집중하던 임현은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또 세심하게 세계를 그려나갈 것이다.

재킷과 팬츠 Sacai, 셔츠 본인 소장품, 펠트 소재 페도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주얼 아티스트 조기석 2015년 온스타일 <슈퍼 컴퍼니> 우승, 2016년 패션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 런칭
“사실 저는 아티스트가 아닌데….” 이번 인터뷰이 중 가장 어린 조기석(그는 1992년생이다!)은 인터뷰 내내 겸연쩍어했다. 에디터도 겸연쩍긴 마찬가지였다. 사실 그는 까마득한 대학교 후배로 처음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학교에서 치마를 입고 다니며 멋진 패션 감각을 뽐낼 때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세트 디자인 작업 사진을 올릴 때도 결코 알지 못했다. 27세의 나이에 한국크리에이티브업계에서 훨훨 날아오를 줄은. 그는 다니던 대학교를 중퇴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스무 살에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외부 작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엘로퀀스>라는 인터뷰 잡지에서 에디터를 하며 화보를 찍기 위해 세트 디자인도 담당했죠. 제가 재료를 사서 짐도 옮기고 조수 없이 혼자서 이것저것 꾸몄다니까요. 하하.” 에디터 생활을 1년 만에 청산하자 그를 유심히 봐온 브랜드 하나가 광고 비주얼을 부탁했다. 이미 지금은 명성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젠틀몬스터다. “그때는 브랜드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어요.(웃음) 그래도 만들고 싶은 걸 맘껏 만들 수 있어서 좋았죠. 브랜드에 대한 감각도 대표님께 많이 배웠어요.” 2015년 그는 온스타일에서 방영한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 컴퍼니>에서 스물네 살의 나이로 우승했다. 상금을 받자마자 은행에 넣어놓긴커녕 2016년 친구들과 함께 패션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를 런칭했다.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등장에 패션 잡지의 축하 세례가 쏟아졌다. 지금은 쿠시코크 일을 병행하며 사진, 영상, 세트, 회화 등 비주얼 아트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다양한 패션지에서 그에게 패션 화보를 맡기고 까르띠에, 까르벵 등 럭셔리 브랜드는 컬래버레이션 상대로 그를 지목한다. 아침 11시에 을지로 작업실로 출근해 저녁 11시에 퇴근하는 삶. 하루에 적어도 10시간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는 그는 일벌레다. “노동력이 들어간 손맛나는 작업을 좋아해요. 미래적 이미지보다 시간을 투자해 ‘우와’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작업요.” 그는 요즘 플랫한 2D를 넘어 오브제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요즘 꽂힌 건 의자예요.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가둬놓는 용도인데, 아직 자세한 건 비밀이에요.(웃음)” 남들은 모두 졸업하고 취업 걱정에 시달릴 나이에 자신의 이름 하나로 동분서주하는 조기석의 목표는 30세가 되는 해에 신작으로만 전시회를 꾸미는 것. 왕성한 창의력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계획이 아닐까 싶다.

블랙 터틀넥 Brooks Brothers, 빅 파일럿 워치 어린 왕자 에디션 IWC.

사업가 홍석재 2015년 피트니스 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FITT 창업
홍석재 대표의 인상은 강인했다.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겉모습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중학교 체육 교사에 피트니스 클럽도 운영하던 사람이니 더욱 그렇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말문을 여는 순간 고요한 저음으로 복잡한 단어가 쏟아졌다. 신나게 말을 이어가는 그를 제지하고 질문 하나를 던졌다. “피트(FITT)는 대체 뭐 하는 회사예요?” 피트는 피트니스 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현재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학생건강체력평가제 개발에 참여했다. 연구원 생활을 뒤로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피트니스 산업은 먹구름투성이였다. “지금 한국의 피트니스센터는 돈을 내고 등록한 회원들이 자주 찾지 않을수록 돈을 버는 구조예요. 건강하지 않은 생태계죠. 저는 피트니스 산업에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체육학을 전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전문성 말이에요.” 사람이 아플 때가는 곳이 병원이다. 그리고 아프기 전에 관리하는 행위가 운동이다. 피트니스센터는 병원만큼이나 사람의 몸을 파악하고 각자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처방하며 병원에 가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보루다. 하지만 맞춤식 운동에 대한 정보를 알려면 수억 원에 달하는 장비가 필요하고 그 검사비만 수백만 원이다. 그런데 체력 상태와 운동 수준의 데이터를 정량화해 유사한 결과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서구권에서 논문으로 셀 수 없이 발표됐다. 그는 필요한 부분을 취사선택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간단히 수치만 입력하면 맞춤형 운동을 처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유럽의 유일한 종합체육대학인 독일 체육대학교와 교류하며 산하에 있는 올림픽트레이닝센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바이엘 등 세계적 대기업과 나란히 자리한 것이다. 지금은 전국의 피트니스센터를 대상으로 월 10만~25만 원의 B2B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2018년부터는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B2C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하반기에는 일반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런칭하는 게 목표다. 사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작년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 측정평가사시험을 개발해 지금까지 1000여 명의 측정평가사를 배출했다. 움직임과 자세 분석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인 피트 캠, 트레드밀에 피트 소프트웨어를 넣은 피트 트레드밀도 개발했다. 올해는 피트체육종합학교를 설립해 현장 전문가를 배출하고, 내년에는 피트클리닉을 지역 거점에 오픈해 생애 주기에 맞는 모든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보디 검사가 필수죠. 하지만 곧 피트 검사가 그렇게 될 겁니다. 고객들이 물어볼 거예요. 여기는 피트 검사 하느냐고.(웃음)” 2년 전 홍 대표의 말만 믿고 따라온 직원은 어느새 10명이 됐다. 그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모습에서 스타트업 정신을 다시 발견한다.

화이트 셔츠와 코튼 팬츠, 스카프 모두 Corneliani, 헤링본 재킷 Massimo Piombo by Artage, 티타늄 소재의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워치 Bulgari, 안경 Tony Same, 스웨이드 로퍼 A.Testoni.

공학자 김동훈 2015년 인하대학교 사회인프라공학과 교수, 2015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선정 ‘젊은 과학자상’ 수상
우리나라 이·공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다. 이곳에서는 1년에 한 번, 대통령상에 해당하는 ‘젊은 과학자상’을 시상한다. 한 해는 자연과학, 다음 해는 공학 계열에서 뽑으니 사실상 격년제인 이 상은 만 40세 이하 학자 중 최근 5년 사이 연구 업적이 탁월한 이들을 4개의 세부 분야에서 한 명씩, 총 4명을 선정한다. 특히 공학 쪽은 세부 분야의 폭이 넓어 젊은 과학자상을 타려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타이밍이 좋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경쟁률이 대단하다(예를 들어 건축, 토목, 환경, 에너지, 자원, 도시공학이 같은 분야에 속한다!). 지난 2015년에는 환경공학을 전공한 학자가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는데, 1997년 이 상을 제정한 이래 같은 전공에서 세 번째로 이룬 쾌거였다. 주인공은 바로 김동훈 인하대학교 사회인프라공학과 교수. 음식물 쓰레기, 하수 오니, 가축 분뇨 등 인류 문명이 남긴 가장 더러운 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면서 더불어 메탄가스, 수소, 유산(플라스틱의 원료) 등 청정 에너지와 고부가가치 물질까지 생산하는 21세기형 친환경 연금술사다. “토목공학과 하면 일반인은 건물 짓는 것만 떠올리는데 사실 그건 이름에서 풍기는 인상만 보는 거예요. 실제 물, 환경, 에너지 분야도 독립적으로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남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에서 석·박사와 박사 후 과정을 마친 그는 인터뷰 내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시절엔 지도 교수님이 5년짜리 국가 단위 프로젝트를 연구하셨어요.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선임연구원으로 들어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도 제 위의 연구원이 큰 국책 과제를 하셨죠. 좋은 기회가 많았어요. 논문도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줬고요. 감사할 따름이에요.” 하지만 단지 운이 좋다고 연구원에 재직한 5년 동안 SCI급 논문을 60편이나 쏟아낼 수 있을까. 단순히 계산해도 한 달에 한 편씩 써야 가능한 엄청난 양이다. 그는 공학자라면 이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실용화를 꼭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더욱더 효율성과 경제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실질적으로 사회와 국가 정책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작년 9월부터는 가축 분뇨를 저장하는 방법을 개선해 온실가스와 악취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유럽 등 서구에서는 2010년부터 관심을 보인 분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손을 댑니다. 이제 곧 특허 출원 예정이고 올해 9월에는 논산에 200톤 규모로 실제 시설도 만들 거예요. 실험실 규모를 훌쩍 벗어나는 거죠.” 잉여 전기를 활용하거나 해조류 같은 에너지 작물을 양식해 청정 에너지 추출률을 높이는 게 앞으로 연구 과제라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니 우리 사회를 진화시키는 공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피부로 체감하게 된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전종현(harry.jun@noblesse.com)
일러스트 권민호  사진 노기오(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