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의 새로운 봄
최근 기쁜 출산 소식과 함께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배우 이시영은 이제 ‘육아와의 전쟁’이 시작됐다며 육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녀가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를 위해 행복한 결혼식의 순간들 그리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결혼식 당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시영과 조승현 부부. 이시영이 본식 때 입은 웨딩드레스는 마르케사 제품으로, 비욘드 더 드레스에서 그녀를 위해 서둘러 공수해 온 것.
드디어 새 가족이 탄생했어요. 감회가 어떤가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만큼 큰 사건인 것 같아요. 지금도 신기해요. 내 몸속에서 어떻게 이런 아이가 나왔을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고 사랑스러워요. 아이가 태어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말투와 행동도 하루하루 달라지는 걸 느껴요. 당연히 좋은 생각만 하게 되고 성격도 유해졌어요. 아이의 존재로 모든 게 달라지게 되더라고요.
두 분의 러브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지인의 소개로 만났는데, 처음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사람과 결혼하겠구나.’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결혼할 상대는 보자마자 느낌이 온다고. 저는 그 말을 안 믿었는데, 남편의 첫인상이 강렬해서인지 몰라도 정말 그런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저한테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오히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누구에게나 친절한 게 아니라 자기 사람한테만 마음을 연다는 뜻이니까요.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남편이 저뿐만 아니라 저희 부모님한테도 정말 자상했기 때문이에요. 한창 연애할 때 제가 해외 촬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저희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나중에 우연히 휴대폰 사진을 보다가 알았는데,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나요? 제가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어느 날 그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하더라고요. 영화 첫 부분에 남자 주인공의 내레이션과 함께 남녀 주인공의 성장 과정이 나란히 등장해요. 처음에는 제가 아는 영화 첫 부분이랑 똑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면에 저와 제 남편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찍은 드라마나 영화 속 장면을 짜깁기한 거죠. 원래 여자들은 프러포즈 순간을 어느 정도 예감하잖아요. 더군다나 전 눈치가 빠른 편인데, 남편의 프러포즈는 전혀 예상치 못해서 더 감동적이었어요.

‘Farmer’s Garden’을 컨셉으로 꾸민 테이블. 테이블을 장식한 오곡백과를 그대로 하객의 답례품으로 활용했다.
작년 가을에 결혼식을 했어요. 농장 분위기의 컨셉이 독특하던데, 결혼식 준비 과정이 궁금해요. 결혼식 테마는 ‘Farmer’s Garden’이었어요. 결혼식을 디렉팅 해주신 비욘드 더 드레스의 이영아 대표님의 아이디어였죠. 제가 건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니 결혼식도 화려한 꽃보다는 저와 잘 어울리는, 건강하고 풍성한 이미지가 어떻겠느냐고. 저희가 추석을 앞두고 결혼해서 꽃보다는 과일이나 곡식으로 꾸몄는데, 그런 정겨운 분위기가 좋았어요. 답례품으로 과일 상자를 쌓아놓고 바구니에 과일을 담아갈 수 있게 하고, 자리마다 사과와 함께 네임 카드를 두었는데, 오신 분들이 다들 좋아했죠. 준비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뿌듯해요.
웨딩드레스가 정말 근사했어요. 2부 예식 때 입은 이브닝드레스도 멋졌고요. 1부 드레스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레이스가 케이프처럼 덮인 머메이드 실루엣의 드레스였는데, 화려하지 않지만 독특한 디자인이었죠. 임신 6개월인 상태라 제약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드레스였어요. 아무도 입어보지 않은 드레스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애프터 드레스는 조명을 받았을 때 아름답게 반짝이는 펄 장식 드레스를 골랐어요. 모두 마르케사의 드레스였는데, 비욘드 더 드레스의 이영아 대표님이 의상 스타일링은 물론 결혼식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남편의 슈트도 같이 골라 주셨고요.

웨딩 스냅 촬영을 위해 이네스 디 산토의 튜브톱 드레스를 입은 이시영.
결혼 전에 꿈꾼 웨딩이 있었을 텐데, 실제와 비교할 때 어떤가요? 정말 똑같았어요. 예전부터 야외 결혼식이 로망이었고, 심지어 워커힐 호텔에서 하고 싶었거든요. 대학생 때 한 잡지에서 눈길을 끄는 웨딩 사진을 봤는데, 그게 워커힐 호텔 애스톤 하우스였어요. ‘여기서 결혼하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정말 이루어진 거죠.
신혼여행은 다녀왔나요? 아이와 함께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는지. 결혼식 끝나고 말레이시아의 랑카위와 쿠알라룸푸르로 조용히 다녀왔어요. 지금은 여행 계획을 세울 겨를이 없어요. 육아와의 전쟁이 시작됐거든요.(웃음) 남편이나 저나 처음이라 어쩔 줄 몰라서 인터넷만 정신없이 검색하고 있어요. 아기 엄마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도 가입하고, 육아용품도 이것저것 주문하다 보면 금세 하루가 가요. 지금은 모든 초점이 아이한테 맞춰져 있어요.
혹시 리마인드 웨딩을 계획하고 있나요? 아직은 계획이 없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결혼식 컨셉의 연장선이 될 것 같아요. 2편 같은 느낌으로요.

하얀 천막을 더해 로맨틱한 공간으로 연출한 애스톤 하우스. 이들의 결혼식 이후 호텔로 예비 부부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친구들을 초대해 직접 홈 파티를 연 사진을 봤어요. 요리나 인테리어, 플라워 스타일링에도 관심이 많던데요. 음식이나 꽃이나 받을 줄만 알았지 할 줄은 몰랐어요. 결혼을 앞두고 아기도 생기니까 ‘이제 그런 것도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그렇게 처음 꽃을 만들어서 선물했는데, 그걸 받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서 제가 너무 행복한 거예요. 운동 이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걸 처음 느껴봤어요. 운동은 오로지 저 혼자만의 시간이고 저와의 싸움인데, 이건 정반대의 행복이죠. 남을 통해 힐링이 되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시영 씨만의 방식은 뭔가요? 자기만 행복한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같이 건강해지는 거예요. 요즘은 제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나눠 먹는 순간이 제일 행복해요.

애프터 파티에서 그레이 톤으로 맞춰 입은 커플. 구불구불한 오솔길처럼 꾸민 버진로드를 걷고 있다.
임신 중에도 등산, 여행 등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였죠. 제가 좋으면 아기한테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기존에 하던 운동은 임신 중에 해도 문제없다고 하더라고요. 출산할 땐 굉장히 많은 체력이 필요해요. 산후조리 때도 마찬가지고요. 체력이 약하면 쉽게 회복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임신 중 운동을 권장해요. 집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운동으로. 운동을 해서인지 출산 후에 회복도 빨랐고, 몸무게도 오히려 예전보다 빠졌어요.
본인만의 특별한 태교가 있었나요? 저한테는 드라마 촬영이 태교였어요. 사실 객관적으로는 정말 위험한 일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제 연기 인생 중 가장 고난도의 액션 신을 임신 중에 했거든요. 뱃속에 아이가 있으니 더 즐겁게 임하려고 노력했어요. 마지막 촬영이 끝났을 때는 혼자 많이 울었어요. 아이한테 고맙고,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 때문에요. 기쁨의 눈물이었죠.
시영 씨가 생각하는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해 들려주세요. 저는 모든 걸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남편과 결혼하게 된 것도 거창한 이유보다는 그냥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해서였어요. 안 좋은 건 금방 잊고 좋은 일만 기억하려고 해요. 오랫동안 운동하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이런 긍정적인 마음이 제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주제인 것 같아요.

각종 곡물과 과일로 꾸민 테이블 데커레이션. 자몽과 석류 등의 과일로 풍부한 색감을 표현했다.
결혼을 앞둔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 독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서로에게 서운한 일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말하는 순간 싸움이 되죠. 저도 남편이 서운해하는 걸 알지만 미안해서 말을 못할 때, 남편이 말없이 넘어가주면 그렇게 고맙더라고요. 이런 신뢰가 쌓여서 사랑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이건 정말 현실적인 조언이죠.(웃음)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요. 배우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3월에 광고 촬영이 있는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은 조금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려고요. 지금은 초보 엄마로서 육아에 매진하느라 여념이 없거든요. 제 액션 연기를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는데, 밝고 코믹한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원래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밝고 유쾌한 제 연기도 앞으로 기대해주세요.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카마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