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있는 세제
세제를 바꾸는 것만으로 이웃과 주변,환경과 자연까지 생각하는 한 차원 높은 소비.

1 유통 과정에서의 낭비를 개선한 고농축 고체형 세제 트웬티.
2 재사용 가능한 패키지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탄젠트 가먼트 케어.
손을 씻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무심코 사용하는 세제의 유해성에 대한 의구심이 든 적이 있는지. 매일 사용하는 합성세제 속 화학성분과 환경호르몬은 가족의 건강은 물론 환경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궁극적으로는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세제를 소개한다.
사회적 기업의 활동이 유난히 활발한 네덜란드에서는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업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친환경 세제 기업 세이프여(Seepje)도 그중 하나. 20대 청년 2명이 무환자나무(soapberry) 껍질로 세탁하는 네팔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천연 세제다. 전 제작 공정에 친환경을 고집하는 것은 물론 세제를 구입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를 돕는 개념 소비를 경험할 수 있다. 네팔의 농부와 현지 노동자에게 보다 개선된 노동·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네팔에서 생산한 제품의 포장은 네덜란드 아른험 지역의 장애인 지원 단체 시자(Siza)에 맡겨 장애인 고용 증진에도 힘쓴다. 스웨덴 탄젠트 가먼트 케어(Tangent Garment Care)의 창업자 다비드 사무엘손(David Samuelsson)은 최고의 캐시미어 제품을 구입한 뒤 이에 걸맞은 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나서서 세제를 만든 사례.실크와 울, 캐시미어 전용 세제와 섬유유연제, 얼룩 제거제, 운동복 전용 세제 등의 세탁 세제를 출시했는데 코코넛, 콩과 해바라기씨에서 추출한 기름, 로즈메리, 유자 등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 재료만 사용하며 향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향이 특징이다. 지속 가능한 제품 생산을 원칙으로 패키징 역시 유리 소재와 재사용 가능한 업사이클링 플라스틱을 사용해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가정용 세제 대부분의 성분이 20%의 세제와 80%의 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미르얌 더 부르윈(Mirjam de Bruijn)은 대부분의 세제가 액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고농축 고체형 세제, 트웬티(Twenty)를 출시했다. 주방 세제와 청소용 다용도 세제,샴푸 등을 과립이나 바, 액체 캡슐 형태로 판매해 소비자가 물을 부어 사용하는 방식. 유통 과정에서 제품의 부피를 줄여 운반비, CO2 배출, 비용의 낭비를 개선한 케이스다. 프랑스의 유기농 식품 브랜드 이키비오(Ekibio)가 만들어 더욱 안전하게 느껴지는 에코두(Ecodoo)는 집 안 곳곳에 필요한 다양한 세제를 선보인다. 모든 제품이 95% 이상 천연 유래 성분을 사용하고 매년 에코서트에서 인증받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제조 과정에서는 태양에서 얻은 자연 에너지를 사용하며 동물실험 반대 운동에도 참여한다. 공정 무역을 실천하며 자연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기업의 동맹인 ‘1% For The Planet’의 멤버로 매출의 1%를 환경을 보호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한다.
당장 세제를 바꾸지 않더라도 사용하는 양을 조금만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비싸더라도 윤리적 소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작은 행동 변화가 지구 환경과 미래를 바꾸는 큰 힘이 될 테니.

3 천연 유래 성분으로 에코서트에서 인증받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에코두.
4 현지 노동자에게 개선된 생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세이프여.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