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e up Playlist
패션과 음악의 연결 고리.

1 앨리슨 모예(Alison Moyet)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버버리의 2016년 s/s 컬렉션 런웨이.
2 애플 뮤직을 통해 버버리만의 플레이 리스트를 제공한다.
3 미셸 고베르가 참여한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에서 열린 샤넬의 2018년 공방 컬렉션.
적막이 흐르는 패션쇼는 없다. 런웨이 위로 흐르는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의 역할뿐 아니라 컬렉션의 주제나 분위기를 드러내는 동시에 모델의 워킹을 이끌고 쇼를 완성하는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사실 음악에 대한 패션 디자이너들의 사랑과 열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이들은 뮤지션의 스타일과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이를 컬렉션에 녹여내고 있다.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과 록 뮤지션의 인연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그가 디올 옴므 시절부터 생 로랑에 몸담은 때까지 쇼에 틀었던 음악 몇 곡만 들어봐도 그의 록 시크 무드를 느낄 수 있다.
디즈 뉴 퓨리턴스(These New Puritans)의 ‘Navigate’, 체리 글레이저(Cherry Glazerr)의 ‘Had Ten Dollaz’, 미스틱 브레이브스(Mystic Braves)의 ‘Bright Blue Day Haze’ 등이 그 예. 쇼 음악에 심혈을 기울이는 브랜드가 또 있으니 버버리다. 얼마 전 17년간 하우스를 이끌어온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떠나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기념하는 특별한 사운드트랙을 애플 뮤직을 통해 공개했는데, 아티스트 아델(Adele)과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 엘턴 존(Elton John)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신예 뮤지션을 직접 발굴하고 지원, 육성한 프로젝트인 버버리 어쿠스틱의 미스티 밀러(Misty Miller)와 애나 칼비(Anna Calvi)의 곡을 수록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진행한 버버리 이벤트에서 공연을 선보인 뮤지션의 인터뷰 녹음 트랙까지 더해 17년간의 버버리 역사를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살펴볼수 있다. 2월에 공개한 2018년 F/W 컬렉션 쇼에 흐른 새로운 런웨이 사운드트랙도 업데이트됐다. 이렇듯 애플 뮤직은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의 큐레이팅을 시작으로 패션 브랜드 자체를 큐레이터로 영입하고 있는데, 샤넬도 그중 하나로 애플 뮤직을 통해 쇼 사운드트랙과 앰배서더의 플레이리스트를 단독으로 런칭했다. 가장 최근 쇼에서 울려 퍼진 곡을 포함해 샤넬의 앰배서더인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카롤린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이베이(Ibeyi), 세바스티앙 텔리에르(Sebastien Tellier)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칼 라거펠트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저명한 사운드 디자이너 미셸 고베르(Michel Gaubert)의 29개 플레이리스트도 함께 제공한다.

쇼 음악부터 앰배서더가 엄선한 플레이 리스트를 애플 뮤직에 단독 공개한 샤넬.
끌로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타샤 램지 레비 역시 2018년 S/S 시즌을 시작으로 애플 뮤직을 통해 그녀의 첫 쇼음악을 맡은 뮤지션 피시바흐(Fishbach)가 큐레이팅한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사실 이전에도 유튜브를 통해 런웨이의 최신 사운드트랙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최근 애플 뮤직이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조금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데 그치기보단 하나의 거대한 패션 하우스가 아카이브한 음악적 취향을 한 번에 살펴보고 감도 높은 디자이너들이 큐레이팅한,혹은 동시대 가장 ‘핫’한 브랜드의 앰배서더들이 주목하는 음악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패션과 음악은 모두 취향을 대변하는 도구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떤 옷을 입느냐만큼 어떤 음악을 듣는지도 중요하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