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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을 만나는 여름

ARTNOW

한국 오페라 70주년과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푸치니 탄생 160주년을 맞는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그의 역작 <투란도트>를 준비했다. 푸치니 스스로 가장 높은 평가를 내린 오페라 <투란도트>를 만날 기회는 7월 28일과 29일, 단 이틀뿐이다.

1 투란도트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려는 칼라프 왕자를 아버지와 대신들이 말리고 있다.
2 칼라프 왕자는 투란도트 공주가 다음 날 아침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3 <투란도트> 포스터.

중국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투란도트>를 만들던 자코모 푸치니는 말했다. “지금까지 내 오페라는 잊어도 좋다”라고. <마농 레스코>, <라보엠>, <토스카>, <나비 부인>까지 오페라 역사에 없어서는 안 될 작품을 탄생시킨 푸치니는 이 한마디로 <투란도트>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 말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투란도트>는 1926년 4월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초연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 오페라를 이끄는 대구오페라하우스도 매년 <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릴 때마다 90%가 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 2014년과 2015년엔 전 석 매진이라는 신화를 썼다.
<투란도트>의 인기는 흥미로운 스토리에서 비롯한다. 3막으로 이뤄진 <투란도트>의 줄거리는 이렇다. 고대 중국의 공주 투란도트는 자신에게 청혼하는 사람에게 맞히기 어려운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정답을 못 맞히면 사형에 처한다. 하지만 투란도트의 아름다움에 반한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는 결국 그녀에게 청혼하고, 수수께끼를 모두 맞힌다. 당황한 투란도트에게 칼라프는 “내일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면 결혼을 포기할게요”라는 말을 던진다. 공주는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고자 칼라프의 시녀 류를 고문하지만, 왕자를 남몰래 사모하던 류는 끝까지 이름을 말하지 않고 죽는다. 다음 날 왕자는 공주에게 자신의 이름과 목숨을 모두 맡기겠다며 칼라프라는 이름을 밝히고, 결국 투란도트 공주도 마음을 연다.
사실 오페라를 보기도 전에 어렵다고 여기는 관객이 많지만 이렇게 스토리를 먼저 받아들인 다음, 정상급 성악가의 다양한 아리아를 들으며 귀를 ‘호강’시키면 오페라에 한층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투란도트>의 출연진도 관객의 귀를 호강시킬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주인공 투란도트는 마리아 카닐리아 국제 콩쿠르 1위와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 수상에 빛나는 소프라노 이화영, 4년간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 오페라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하고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아헨 극장, 하이델베르크 극장의 게스트 주역으로 활약한 소프라노 김라희가 맡는다. 투란도트와 사랑에 빠지는 칼라프 왕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 성악가상 수상자인 테너 이병삼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국제 콩쿠르를 휩쓴 테너 노성훈이 연기한다. 세계적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가 차세대 유망주로 선정한 소프라노 조지영이 류로 열연하며 애달픈 사랑의 아리아를 선사하고, 독일 울름 극장과 데사우 극장의 솔리스트로 활약 중인 이동혁이 티무르로 분한다.

4 투란도트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 열정적으로 호소하는 칼라프 왕자.
5 칼라프 왕자의 진심에 마음을 연 투란도트 공주는 왕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투란도트>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가 추천한 주요 곡을 기억해두자. 1막에서 류가 부르는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Signore, Ascolta!)’와 칼라프 왕자의 ‘울지 말아요, 류(Non Piangere, Liu)’, 투란도트 공주가 2막에서 열창하는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 마지막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3막을 장식하는 인기 아리아 ‘누구도 잠들지 마라(Nessun Dorma)’ 등이다. 각 출연진이 선사하는 아름답고 애타는 아리아와 함께 중국 전통 악기 ‘공’이 만들어내는 동양적이면서도 극적인 멜로디 또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역량이 뛰어난 제작진도 가세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차세대 지휘자 카를로 골드스타인이 총지휘를 맡고, 지난해에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투란도트>를 연출한 일본의 오페라 연출가 이하라 히로키가 올해도 함께한다.
올여름 무더위를 피할 피서지를 찾고 있다면, “7월 폭염을 대비해 서늘한 얼음 공주 ‘투란도트’를 소환했습니다”라는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의 말을 믿고 대구로 향하자. 푸치니가 그토록 자신한 <투란도트>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생동감 넘치는 음악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사진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