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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New Universe

Noblesse Wedding

불과 두 번째 만남에 프러포즈를 한 봉태규, 망설임 없이 ‘Yes’라고 답한 하시시박. 그 순간 그들에게 새로운 우주가 펼쳐졌다. 첫째 시하와 둘째 본비가 태어나자 세계는 더욱 확장됐다. 하시시박의 우주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따사롭고 충만하다. 그녀의 시선이 묻어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신혼여행을 못 가 9월 초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죠. 결혼한 지 3년 만에 떠난 신혼여행은 어땠나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차 갔다가 촬영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더 머물렀어요. 뒷마당이 있는 집이었는데, 남편과 시하가 아침에 뭐 하고 놀지 고민 없이 뛰어놀 상상을 하니 떠나기 전부터 무척 설레었죠. 결혼 전 하와이에 몇 달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인상적이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사랑하는 가족과 공유하게 돼 너무 좋아서 온몸이 간질간질할 정도였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 하와이 특유의 향기를 시하와 본비에게 꼭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최근 파주로 이사 가셨다고요. 볕이 잘 드는 새 집이 너무 예쁘네요. 새 집을 고를 때 가장 염두에 둔 점은요? 집 구조가 ‘ㄱ’자예요.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동선에 모두 창이 크게 나 있어 온종일 빛이 들어와요. 그림자가 움직이고 통풍이 잘되니 살아 있는 집 같았고, 사진을 찍는 저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어설픈 상식이지만, 앞과 옆 전망은 물론 풍수지리학적으로도 흐름이 굉장히 좋아 보이기도 했고요. 인테리어는 최대한 편리하고 심플하게 했어요. 필요한 것만 눈앞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어쩌다 보니 점점 살림이 늘어 고민이에요.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두 번째 만났을 때예요. 그때 프러포즈를 한 남편에게 망설임 없이 ‘Yes’라고 답해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정말이지 서로 그렇게 느꼈다는 게 아직도 기적 같아요.

결혼한 이후 세계는 어떻게 바뀌나요? 세계가 바뀐다는 표현보다는 ‘확장된다’는 말이 더 정확한 것 같아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 행복해지죠. 이제는 가족 구성원이 넷이 되어서인지 둘이 있을 때보다 배로 행복한 것 같아요.

예전에 한 인터뷰 중 “서로를 꾸미거나 보태려 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며 살고 있다”고 했었죠. 서로 본래의 모습을 존중하고,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기대’란 개인적인 판단으로 상대방의 모습에 어느 정도 정의를 내린 후에 갖는 ‘그것보다 더’, ‘그것 말고 이것’이라는 식의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사람은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정의 내릴 수 없어요. 굉장히 입체적이고 다중적이죠. 우리가 겪는 상황도 마찬가지예요. 상대방에게 기대하기보다는 저의 좋지 않은 점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편이죠.

얼마 전 둘째가 태어났어요. 첫째는 이제 카메라를 들고 엄마 아빠의 사진을 직접 찍을 정도로 대견하게 자랐고요. 첫째는 시하, 둘째는 본비. 이름이 참 예쁘네요. 시하는 원래 태명이었어요. ‘봉’이라는 성을 아빠에게 물려받았으니 공평하게 엄마한테서도 뭔가 따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하시시’를 거꾸로 한 ‘시하’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본비는 시하를 임신했을 때 ‘혹시 딸이 생긴다면 이니셜을 BBB로 하고 싶다’는 제 의견에서 출발했어요. 처음 지을 땐 특별한 뜻까지 염두에 두진 않았는데 짓고 나니 프랑스어로 ‘좋은 인생’이라는 뜻이라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아빠가 된 ‘봉태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마음가짐, 아이를 향한 애정, 자기 성찰…. 모든 게 달라졌어요. 이런 남편, 이런 아빠가 있을까 싶어요. 저를 만나기 전 봉태규는 지금과 백팔십도 다른 모습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이전의 그를 아는 사람들은 지금 모습이 가식이라 생각할 정도로요. 그만큼 아주 많이 달라졌어요.

모든 커플이 그렇듯 서로에게 섭섭하거나 화나는 순간도 있을 텐데요. 두 분은 그럴 때 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나요? 결혼 초반에는 많이 싸웠는데 요즘은 그럴 시간도 없어요. 육아를 공동으로 하다 보니 서로 피곤하고 지친 상황에서 아이에게 대처하는 문제로 부딪혔던 것 같아요. 저희는 대화를 정말 많이 해요. 수다를 떨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편이죠. 이제는 서로 먼저 사과하자는 생각이에요. 그래야 이야기가 시작되고 어색한 상황이 빨리 끝나니까요. 결혼 초에 비해 의견이 좁혀지고 화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단축됐어요.

가족, 가까운 지인만 초대해 작은 결혼식을 올렸죠? 결혼식 당시의 분위기는 어땠나요?날씨가 매우 좋은 5월이었어요. 저희는 만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이미 혼인신고를 한 상태였고, 그 후에 시하를 임신하게 됐죠. 임신 3~4개월 무렵 결혼식을 올렸는데, 셋이 함께 하는 서약 같은 느낌이라 더 충만했던 것 같아요.

많은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는 스몰 웨딩을 하고 싶은 마음과 성대하게 웨딩마치를 울리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작은 결혼식을 한 이유는 당시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히셨는데요. 혹시 다시 결혼식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고 싶나요? 결혼식을 다시 한다고 해도 우리가 했던 것처럼 하고 싶어요. 다시 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요.(웃음)

당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임신하는 순간부터 커리어가 막을 내리는 것만 같아 걱정되고 조마조마했다. 아니라고 했지만 매 순간 불안했다”는 글을 봤어요. 아이가 두 돌이 지난 시점에야 비로소 조급해하지 않게 됐다고요. 그때 ‘포토그래퍼 하시시박’을 존중하고 존경해주는 남편이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했는데, 어떻게 힘이 되어주었나요? 임신, 출산을 경험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내공이 쌓여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리고 그 말이 맞다고 믿게 해주었어요.

남편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무엇인가요?‘사랑해’와 ‘예뻐’.

당신이 찍은 사진을 보면 남편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스러운 시선이 느껴져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어떨 때 카메라를 꺼내 드나요?‘이 장면은 꼭 남겨놓아야지’하는 순간이 오면 식구들에게 ‘잠시만!’이라고 외치고 셔터를 눌러요.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아요. 아이에게는 ‘준비된 상황에 맞게’라는 말은 전혀 입력이 되지 않거든요.

사진을 찍다 보면 파일이 여기저기로 흩어지기도 해요. 사진을 따로 인화해서 보관하시나요?저도 부지런하지 못해 인화는 아직도 못하고 있어요. 워낙 사진이 많은 탓에 폴더 정리하는 것부터 큰일이라 엄두를 못 내고 있지요.

당신의 사진을 본 <노블레스 웨딩> 독자들이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는지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어떤 기종으로 찍었나요? 라이카 SL과 콘탁스 G2로 촬영했어요.

하시시박 & 봉태규 가족의 일상은 어떤가요? 평소 무얼 즐기고 좋아하는지 궁금해요.저희는 좋은 날에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그때 ‘매우 좋다’고 생각하죠.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모닝커피는 늘 코로 들어가는지 목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거든요.

소중한 날은 어떻게 기념하나요?집에서 밥을 해 먹어요. 유기농 케이크를 구입해 아이와 노래 부르고 나누어 먹죠. 다 똑같아요.(웃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나요?대화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어요.

앞으로 가족끼리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아프리카에 가보고 싶어요. 동물을 무척 사랑해요. 그래서 ‘애완’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자연의 섭리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물론 완벽히 자연의 섭리에 따른 모습은 아닐 테지만요.

 

에디터 김희성(alice@noblesse.com)
사진 하시시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