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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1 : Art÷☐ = ∞

ARTNOW

예술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또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하나 마나 한 이 이야기를 쓴 이유? 우리의 삶이 갈수록 ‘예술화(artistic)’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나우>는 올겨울 일상을 예술로 바꾸는 아트라이프 51가지를 소개한다. 카페에서, 거실에서, 전시장에서, 공원에서, 사무실에서, 화장실에서, 침대 위에서 무료한 삶을 아름답게 바꾸는 가구와 디자이너, 쇼윈도, 상점, 굿즈, 작품, 옥션, 도록, 조명, 여행, 심지어 당신의 삶을 지배하는 인스타그램까지 대거 끌어왔다. 이 특집을 준비하며 우리는 느꼈다. 예술은 작품의 재료나 창작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상 그것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어떤 ‘집합적 의미’에 의해 정의된다는 사실. 뭐든지 예술로 바꿔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고 시작한 기획. 지금 시작한다.

그림 속 그 방
각자의 삶과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작품 바라보기. 명화 속 인테리어 엿보기.

1 앙리 마티스의 ‘La Femme en Jaune’(1923년).

같은 작품을 보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김상균 조경가를 인터뷰하던 중, 그는 영감을 얻는 요소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언급했다. “조경가 입장에서 보면 그의 작품에는 식물의 순리가 체계적으로 잘 드러나 있어요. 데이비드 호크니가 본능적으로 그린 건지 알고 그린 건지 모르겠지만 놀랄 때가 많아요.” 몇 달 전엔 엄마와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예르미타시 뮤지엄을 거닐다 앙리 마티스의 ‘붉은 방(The Red Room: The Harmony in Red)’을 마주쳤다. 평면적 구성의 독특함과 강렬한 컬러에 감동하며 작품을 보고 있던 내게 엄마는 “당시엔 저런 벽지를 썼나 봐”라고 말했다. 이렇게 누군가는 작품 속에서 식물을, 인테리어를, 패션을, 시대의 역사를 본다. 실제로 앙리 마티스는 수없이 많은 인테리어를 그렸다. 붉은색으로 벽을 덮은 작품 ‘붉은 방’ 외에도 많다. 그는 1900년대 초반에 알제리를 여행하면서 맞닥뜨린 천, 카펫, 벽지, 태피스트리 등에서 평면적이고 연속적인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티스가 1899년부터 1907년까지 살았던 파리 아파트의 한 코너를 그린 ‘Studio Interior’ 속 테이블과 장식은 지금도 유럽의 어느 집에 가면 볼 수 있을 법한 익숙한 인테리어다. 니스에 있는 호텔을 배경으로 한 ‘The Artist and His Model’과 ‘Interior at Nice’에 나타난 노란 패턴 벽지와 레드 그리드 타일, 아이보리 컬러의 우아한 의자는 100여 년이 지난 지금 포인트 인테리어로 활용해도 될 만큼 여전히 감각적이다. 실제로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면 인테리어 참고 자료로 유명한 화가의 방 그림을 잔뜩 모아놓은 계정을 쉬이 찾을 수 있다. 예술 작품에서 인테리어 포인트를 찾아보고, 나아가 뮤지엄에서 엿본 인테리어를 실제로 집에 활용하면 어떨까?

2 유기 공예가 김범용과 BKID가 기획한 1인 유기 반상기.

우리 집 식탁에서 만난 유기그릇
손이 많이 간 물건은 어딘지 티가 난다. 담금질과 불질을 반복해 탄생한 고아한 금빛의 유기처럼 말이다. 유기 공예가 김범용과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BKID는 유기그릇이 현대인의 밥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1인 유기 반상기’를 기획했다. 기존의 고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윗부분은 유광, 아랫부분은 무광으로 마감한 투톤 디자인이 특징. 나이테처럼 둥글게 뻗어나가는 모양새의 간장 종지와 찬기 역시 독특한데, 종지의 경우 오목한 부분마다 간장이 고여 음식을 찍어 먹기 편하고 찬기에 튀김류를 올리면 기름이 밑으로 빠져 요리가 눅눅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인 국그릇과 밥그릇, 찬기 구성에 맥주잔을 더한 센스까지. 혼자 먹는 한 끼 식사도 ‘나’를 위할 줄 아는 우리 세대를 위한 멋진 선물이 아닐까?

3 리 브룸의 오리온 라이트.

빛도 예술이 된다
평소 물건에 쉽게 싫증 내는 성격일수록 심플한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그 단순한 디자인마저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리 브룸(Lee Broom)의 오리온 튜브 라이트(Orion Tube Light)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주는 아이템이다. 매끈한 구체와 튜브로 구성한 이 조명은 디자인에 따라 구체 혹은 튜브가 광원 역할을 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매력은 모듈러 제품이라 수평 혹은 수직으로 연결해 자유로운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 점과 선으로 연결된 모양이 별자리를 연상시키며 방 안 가득 우주가 펼쳐진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때론 심플하고 때론 화려하게, 공간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해보자.

4 벨기에 디자이너 알랭 질이 디자인한 ‘지-디바이더스’.

내 방에 보태니컬 아트 한 점
만약 누군가 식물의 실용성을 가구와 비교하려 한다면 벨기에 디자이너 알랭 질(Alain Gilles)이 디자인한 ‘지-디바이더스(G-Dividers)’를 보여주고 싶다. 이 제품은 룸 디바이더. 2개의 타원형 프레임 사이로 직사각형 패널이 회전하는 형태인데, 패널을 빼곡히 채운 식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햇빛이나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이끼류만 사용해 별도의 관리도 필요하지 않다. 이끼 자체에 흡음 효과가 있어 파티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은 물론, 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 기능까지 겸비한 일석삼조의 제품.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사용한 화려한 패널은 한 폭의 보태니컬 아트처럼 아름다워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다.

5 케니 샤프의 캐릭터를 활용한 피츠 수퍼클리어 캔.
6 아트시를 통해 낸 골딘의 사진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작품을 마시는 기분은 어떨까?
올 하반기에 꼭 봐야 할 전시로 주변에 자신 있게 추천하는 케니 샤프의 개인전 <슈퍼팝 유니버스>. 앤디 워홀 이후 새로운 슈퍼팝의 세계를 창조한 케니 샤프의 유쾌통쾌한 작품이 주는 유머러스한 에너지를 집으로 옮겨올 수 있는 건 바로 명품 자기 광주요가 케니 샤프의 아트 플레이트를, 롯데주류가 케니 샤프의 작품 이미지로 피츠(Fitz) 수퍼클리어 캔을 선보였기 때문. 작가의 유머 가득한 캐릭터를 백자와 청자에 양각으로 새긴 아트 플레이트는 천연 유액을 사용해 더욱 맑은 빛깔을 자아내고, 피츠 수퍼클리어 특별 한정판에는 케니 샤프 캐릭터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담겨 마시는 즐거움에 보는 행복감까지 더한다. 일상을 예술화하는 케니 샤프의 노력,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플레이트는 3월 3일까지 롯데뮤지엄에서, 피츠 수퍼클리어 캔은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진 컬렉팅, 합리적으로 시작하자
인테리어에 퀄리티를 더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역시 사진만 한 게 없다. 그런데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어디서 사야 할지도, 아무 데서나 사자니 작품의 퀄리티가 의심스러운 것도 고민이다. 발품 팔 여유도 없다면 아트시(www.artsy.net)와 사치 스토어(www.saatchistore.com)에 접속하자. 방대한 사진 셀렉션을 보유한 아트시는 작품 구매처인 갤러리를 연결해준다. 가격과 배송 방법은 갤러리마다 판이하니 문의는 필수. 아트시의 설립자 카터 클리블랜드의 인터뷰가 <아트나우> 22호에 수록되어 있으니 다시 한번 정독하고 컬렉팅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사치 스토어는 영국의 제일가는 컬렉터 찰스 사치의 눈에 들어온 사진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게 특징. 이외에도 아트 북과 굿즈 등 다양한 아트 소품을 구비해 아이쇼핑에도 제격이다.

길 위의 미술관, 윈도 디스플레이
브랜드와 아트가 손잡고 꾸민 윈도 디스플레이는 갤러리 못지않게 예술적이다.

7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2018년 봄 윈도 디스플레이.

프랑스 파리에 사는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가족과 함께 꼭 갈르리 라파예트에 간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해서? 아니다. 윈도 디스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 비통, 디올 등 갈르리 라파예트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는 너나없이 크리스마스 시즌 윈도 디스플레이 전쟁에 뛰어든다. 이웃인 프렝탕 백화점이 가세하면서 대결 구도가 형성됐고, 이제는 파리 어린이의 소소한 눈요깃거리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윈도 디스플레이를 브랜드의 대표 상품 진열장 정도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디자이너가 혼신의 힘을 발휘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해당 시즌 주력 상품, 컬러, 디자인을 한데 녹여낸 공간이기 때문. 덕분에 예술적 결과물이 많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건 에르메스. 아뜰리에 에르메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등 파인 아트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브랜드답게 세계 각국 작가들에게 아트 디렉팅을 맡겨 윈도를 하나의 갤러리처럼 활용한다. 2018년에는 12월 10일까지 에르메스의 남성 스카프 ‘Last Night’를 재해석한 잭슨홍의 ‘Pump up the Volume!’이 그 자리를 지킨다. 이들이 유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상품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함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윈도 디스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제품만 부각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쓴다. 연말 이벤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뉴욕. 화려한 윈도 디스플레이에 열을 올리는 도시답게 ‘The Design: Retail Winning Windows Awards’라는 이색 시상식을 진행한다. 19년째 이어온 이 시상식에서는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윈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백화점을 선정하는데, 작년에는 메이시스 백화점이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한편, 윈도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사회적 캠페인으로 활용하는 브랜드도 있다. 뉴욕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에서 베트멍이 선보인 윈도 디스플레이가 그 예로, 백화점 직원들이 기증하거나 재활용할 옷을 쌓아 올렸다. 브랜드의 옷을 단 한 점도 걸지 않은 파격적인 디스플레이로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경고한 베트멍. 이러한 행보로 패션과 환경에 관한 시사점을 안겨주며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까지 살렸다. 잘 꾸린 윈도 디스플레이는 열 광고 안 부러울 만큼 꾸준히 회자된다. 보통 브랜드와 백화점은 연말과 연초 윈도 디스플레이에 총력을 쏟아붓는다. 시기도 좋다. 이제 무심코 지나치던 윈도 디스플레이가 달라 보일 것이다.

 

에디터 김이신, 이영균, 이효정, 백아영, 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