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 Again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강한 추진력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패션 하우스의 행보를 전한다.

1 에디 슬리먼이 합류한 뒤 첫 맨즈웨어를 출시한 셀린느.
2 리브랜딩을 마친 알렉산더 왕의 컬렉션 1 광고캠페인.
어김없이 신년 다이어리를 샀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간 2018년과 이별을 고한 지도 벌써 한 달 남짓. 이제는 새 출발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막연한 새해 다짐을 꾹꾹 눌러 담고 나서야 본격적인 2019년의 시작이 실감 났다. 다음으로 필요한 건 강인한 추진력. 매년 빼곡히 적은 계획 앞에서 굳은 결심을 하다가도 며칠 뒤면 까맣게 잊기 일쑤다. 하지만 요즘 패션 하우스는 이럴 때 꼭 필요한 추진력 넘치는 태도가 돋보인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각종 SNS에 새로운 목표를 낱낱이 공표해 하나둘 실천해 보이기까지 한 여러 패션 하우스의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릴라 방식으로 특별한 컬렉션이나 별도 라인의 런칭 소식을 전하고, 색다른 도전을 선언한 몇몇 브랜드는 서먹함을 느낄 새도 없이 곧바로 계획을 이행해 놀라움을 안긴다. 특히 에디 슬리먼은 작년 가을 셀린느에서의 첫 컬렉션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더니, 기존에 없던 맨즈웨어와 향수 라인을 출시하겠다고 나서 또 한번 화제를 낳았다. 현재 꾸준히 공개 중인 광고캠페인 이미지 속 클래식한 슈트를 입은 남성 모델은 ‘과연 에디 슬리먼이 만들어낼 셀린느의 향은 어떨까’라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한편 알렉산더 왕은 계획을 실행하기 전,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대청소나 다름없는 리브랜딩을 시도했다. 시즌마다 컬렉션을 소개하는 기존 패션 위크의 개념을 탈피해 S/S와 F/W 시즌을 각각 ‘컬렉션 1’과 ‘컬렉션 2’라 명명,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알렉산더 왕 컬렉션 1의 광고캠페인 이미지는 동시대적이면서 예술적 감성을 지녀 많은 이에게 찬사를 받았다.

3 스텔라 매카트니가 런칭한 브라이들 컬렉션 ‘Made with Love’.
4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 몽클레르의 ‘몽클레르 폴도 도그 쿠튀르’ 프로젝트.
이처럼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해나가는 유형과 달리, 일찌감치 완성한 결과물을 내놓는 ‘선전포고형’도 있다. 지난 11월, 갑작스레 브라이들 컬렉션 ‘Made with Love’를 런칭한 스텔라 매카트니는 올봄 사랑의 서약을 맺을 아름다운 신부를 위한 각종 드레스와 턱시도를 만들었다. 그 후 단 몇 개월 만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액세서리 등 추가 항목을 계획해 컬렉션을 확장하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반려견을 향한 애정을 다시금 강조한 몽클레르의 ‘몽클레르 폴도 도그 쿠튀르’ 프로젝트도 마찬가지. 새해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기 한 달 전쯤 몽클레르가 기존 도그 컬렉션을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이 런칭한 반려견 전용 쿠튀르 컬렉션은 다채로운 컬러의 다운재킷과 리버서블 후드 베스트 등으로 구성해 한층 럭셔리한 면모를 갖췄다. 각기 다른 개성의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파격적 컨셉의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몽클레르 지니어스가 해마다 점차 시야를 넓히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시작이 반이다. 세계적 패션 하우스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신년 다이어리를 들여다봤으니, 이제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그들의 거침없는 추진력에 자극받았다면 먼저 새해 다짐을 기록한 목록을 다시 꺼내보자. 그리고 맨 위에 자리한 계획부터 하나씩 실천해나가보길.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