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autiful Mentor
좋은 제품은 기본, 자연에 대한 깊은 생각까지, 이 시대는 뷰티 브랜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지키기는 힘든 상황에서도 진정성 있는 경영을 펼치는 브랜드가 있다. 그 대표적 브랜드 샹테카이의 창립자 실비 샹테카이를 만났다.

샹테카이 하면 꽃과 식물 성분을 기반으로 한 스킨케어 제품, 사용감이 좋은 프리미엄 세럼과 크림, 식물 줄기세포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 등이 연상된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접하는 에디터에게 샹테카이는 매출과 마케팅보다 뷰티 브랜드가 세상에 돌려줄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브랜드로 각인돼 있다. 재난 수준으로 오염된 환경에서 살며 20여 년 전 브랜드 창립 당시부터 자연과 공존을 생각하고, 자연에 다시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주목하던 이 브랜드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브랜드 창립자 실비 샹테카이(Sylvie Chantecaille)를 서울에서 만난 날은 공교롭게도 미세먼지가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요. 유럽이나 미국, 그 어느 나라에서도 이 정도 공해를 경험한 적이 없거든요. 4년 전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온통 짙은 황사로 뒤덮인 것을 보고 충격받았는데,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너무 다른 서울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네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달라진 환경에 한국인도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대자연의 경이와 극심한 환경 파괴를 동시에 목도하는 그녀에게 이 도시의 환경문제는 남달랐을 것이다. 실비 샹테카이는 뷰티업계에서 ‘뷰티 보스’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젊은 시절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주한 뒤 다이앤 폰 퓌르스텐베르크와 그녀의 첫 번째 화장품 회사를 만들었고, 1979년에는 에스티 로더 그룹의 제안으로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프리스크립티브’ 브랜드를 창립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도 그녀는 꽃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스킨케어 회사를 꿈꿨고, 천연 에센셜 오일을 바탕으로 한 프렌치 퍼퓸 하우스로 샹테카이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그녀의 이념대로 퍼퓸으로 시작한 브랜드는 고품질 천연 성분과 아로마테라피를 아우르는 뷰티 브랜드로 성장했고, 인공 향이나 유화제, 방부제 등 피부 자극 성분을 배제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도 화장품 성분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즉각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는 최신 성분과 기술을 최고라 여기던 시대에도 그녀는 가장 순수하고 건강한 제품에 주목했다. 브랜드에 녹여낸 진정성은 이것만이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샹테카이 여사는 자연에서 얻은 만큼 자연에 돌려주길 원했다. 파괴된 환경과 멸종 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6년 탄생한 필란트로피 컬렉션이 그 결실이다. 단순히 판매 수익금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직접 찾아가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특정 인물과 손잡는 진정성 있는 활동이 필란트로피 컬렉션의 저변에 자리한다. 어린 세대의 공경만 받기에도 충분한 이 시대 멘토지만, 그녀는 직접 발로 뛰느라 늘 분주하다. 한국을 방문한 뒤에는 상하이로 떠나 중국 시장을 살펴봐야 하고, 케냐 사자부터 인도 코끼리까지 멸종 위기 동물과 열악한 환경에서 그들을 돕는 이들을 더 찾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유해 물질로 오염된 공기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 곁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통해 자연에 돌려주고 자연과 상생하려는 진정성 있는 실비 샹테카이 같은 인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몇 주 전 아프리카를 다시 찾아 코끼리와 함께 한 샹테카이 여사. 올여름 에는 아프리카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시안 코끼리를 위한 필란트로피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연의 중요성과 자연만이 줄 수 있는 힘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해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아마 화장품과 관련된 일일 겁니다. 그것을 통해 제가 사랑하는 자연과 또 사람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환경문제를 비롯해 시대 변화와 관련한 신제품에 대해 미리 공개해줄 수 있나요? 뉴욕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제 옆에 10대로 보이는 아이가 14시간 내내 아이패드를 보더군요. 사실 요즘엔 흔한 일이죠. 저만 해도 지난 2년 동안 아이패드를 엄청 사용했으니까요. 어리석다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죠. 그리고 피부도 급격하게 지치고 있음을 느껴요. 블루 라이트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임을 깨달았어요. 올 7월쯤 블루 라이트로 인한 피부 손상에 대응하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히알루론산 성분을 포함해 최적으로 조합한 스킨케어 성분이 블루 라이트로 인해 빼앗긴 피부 수분과 약화된 콜라겐 생성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피부 문제에 대응하는 좋은 제품만큼 샹테카이 하면 필란트로피 제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필란트로피 캠페인을 위해 전 세계 곳곳을 누빈 것으로 아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심각한 오염을 목도한 순간은 언제나 뇌리에 충격과 아픔으로 남아 있죠. 바다를 사랑하고 다이빙을 즐기기 때문에 심각한 해양 오염을 마주했을 때도 잊을 수가 없네요. 아프리카에 갔을 때 일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계기는 케냐에서 오랜 세월 고아 코끼리들을 돌본 데이비드 셸드릭(David Sheldrick)이었어요. 그와 관련한 책을 읽다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정말 케냐로 가서 만났어요. 그리고 전 그때 그곳의 대자연 그리고 코끼리와 사랑에 빠졌어요! 자연 속에서 동물과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많은 걸 깨달았어요.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것을 얻는데, 정작 자연을 존중하지 않죠.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받은 것을 돌려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3월 필란트로피 제품으로 선보인 북극곰 보호를 위한 립 크리스탈. 판매하는 립스틱 1개는 케냐 에튼버러 캐노피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일로 이어진다. 지구온난화로 사라져가는 북극곰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큰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 그 일원이 된다는 것에서 진정성이 느껴져요. 책상 앞에만 앉아 돕고 싶지 않아요. 특정 지역에 직접 가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단체와 사람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죠. 2주 전엔 다시 아프리카에 다녀왔어요. 이번엔 동물을 보호하는 그곳 군인들을 만났죠. 몇 년 전엔 사자를 보호하는 마사이 부족의 한 남성을 알게 된 적도 있어요. 현재는 2007년 설립한 라이언 가디언스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들은 사자 발자국을 추적하며 사자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었죠. 당시 그들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어요. 자선단체를 통한 형식적 기부가 아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싶어요.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선보일 또 다른 필란트로피는 어떤 스토리인가요? 작년에 인간의 침입과 밀렵으로 사라져가는 아프리카 코끼리를 위한 필란트로피 제품을 선보였어요. 올해는 지난여름 인도에서 만난 코끼리에 대해 알릴 예정입니다. 역시 멸종 위기에 놓여 있거든요. 그들이 처한 상황을 영상으로 담고,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세상 문제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전 세계 환경 파괴 현장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자연과 동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 덕분이 아닐까요. 가능한 한 많은 동물을 구하고 싶거든요. 앞으로도 지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샹테카이가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일을 끊임없이 찾아 도울 생각입니다.
제품 이야기로 주제를 전환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은 잘 알려진 것처럼 스킨케어에 공들이는 마켓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한국 여성은 피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더군요. 이번 방문을 통해 심각한 미세먼지 속에 안티폴루션 제품이 더욱 유용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피부에 관심이 많은 한국 시장에서는 기본 안티에이징 제품과 함께 스페셜 케어 제품이 성장 가능성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샹테카이 여사님은 지금 세대가 필요로 하는 멘토이기도 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작은 화면만 바라보느라 소통하지 않는 지금 세대가 안타까워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람’입니다. 안에만 머무르지 말고 넓은 세상을 바라보세요. 현재를 살고, 쉽게 좌절하지 말고 항상 웃길 바래요.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삶은 항상 놀랍고 환상적인 일로 가득하니까요.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이동현(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