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영향력
뉴질랜드에는 예쁘고 감각적인 숍이 늘어선 파넬(Parnell) 거리가 있다.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자매는 지금도 그 거리를 함께 거닐며 받은 영감을 간직하고 있다. 가족이 경영하는 가구 브랜드 파넬의 최정원 이사와 최정아 실장의 모습에서 여전히 싱그러운 에너지가 묻어나는 이유다.

1 왼쪽부터_ 동생 최정아, 언니 최정원.
2 언니 최정원 이사의 인스타그램에는 피트니스 관련 이미지가 가구보다 많은 듯하다. 큐짐의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난 그녀의 군살 없이 건강한 보디라인 컷.
3 자매의 SNS는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감이 가득하다. 동생 최정아 실장의 SNS에서 엿볼 수 있는 파넬 쇼룸.
“언니와 일곱 살 차이인데, 언니가 살을 뺀 뒤로는 같이 있으면 누가 언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국내외 모던클래식 가구를 전개하는 파넬의 최정아 실장이 장난기 섞인 투정을 했다. 사실 에디터 역시 자매가 연년생인지 물어보려던 참이라 속으로 조금 놀랐다. 언니 최정원 이사의 동안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SNS를 통해 염탐한 자매의 모습에는 일곱 살이란 나이 차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운 가까운 친구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최정원 이사와 최정아 실장은 부모님이 시작한 파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파넬에 합류하기 전에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언니 최정원 이사는 뉴질랜드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워커힐 호텔과 홍콩 스타TV에서 마케팅과 광고 영업을 했다. 동생 최정아 실장은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마친 뒤 패션 회사 한섬에서 경력을 쌓았다. 두 사람은 일터가 같을 뿐 아니라 한집에서 살고 있다. 4년 전 두 자매의 가족과 부모님이 함께 살기 위해 판교에 주택을 마련한 것. 집은 ‘따로 또 같이’가 연상되는 구조와 국내에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대표되는 파넬 패밀리가 지은 집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여러 차례 화제가 되었다. 늘 붙어 있다 보면 부딪칠 법도 한데, 자매에게선 피로감과 갈등보다는 따뜻한 우애가 넘쳐난다.
그 이유를 자매의 일상에 녹아든 운동 습관에서 찾으려는데, 자매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60대 중반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으세요. 파넬에서 우리와 함께 일하며 에너지도 많이 받으시죠. 워낙 감각도 뛰어나시고요. 살면서 역경도 있었을 텐데, 어떤 순간에도 절망하거나 불평하신 적이 없어요. 우리 자매도 엄마의 그런 긍정적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아요.” 자매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미쳤을 어머니의 인생 철학이 건강한 에너지의 원동력이 된 것일까. 어떤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 가족 또는 친구를 보면 된다고 하는데, 이 자매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Her Favorite
왼쪽부터_ 건강한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최정아 실장이 즐겨 쓰는 Nars 브론징 파우더 라구나. 심각한 미세먼지 속에 최정원 이사가 선택한 Clé de Peau Beauté 에센셜 리파이닝 에센스.
SNS에서 본 이름과 명함 속 이름이 다르네요.
최정원(이하 언니) 저는 최그림, 동생은 최노래예요. 어릴 때 아버지가 지어준 한글 이름이죠. 오래된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은 주로 이 이름으로 불러요. 어릴 때는 놀림도 받았는데, 지금은 이 이름이 더 좋아요.
파넬에 일찍 합류한 언니가 동생에게 사회 경험을 먼저 쌓으라고 조언했다고요.
최정아(이하 동생) 초등학생 때 언니가 있는 뉴질랜드로 갔어요. 그러다 어머니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언니가 엄마 역할을 해주었죠.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언니의 조언을 따른 것 같아요. 공간 디자인을 전공하긴 했지만, 사회생활의 쓴맛도 모른다고 언니한테 무시당할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요.(웃음) 제 힘으로 해보려고 패션 회사에 다녔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가족 사업에 임하는 자세를 단단히 잡아주는 것 같아요.
코드가 맞는 베스트 프렌드처럼 두 분의 분위기가 비슷해요. 성향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언니 전 아무래도 장녀 특유의 책임감이 있는 편이고, 동생은 살갑고 애교가 많아요. 제가 큰 그림을 본다면 동생은 디테일을 챙긴다고 할까요. 취향도 서로 조금씩 달라요. 동생은 클래식하면서도 여성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반면, 저는 좀 더 모던한 것에 눈이 가죠. 저희 어머니는 또 여기에서 저희와 살짝 취향이 다르고요. 옷이나 가구, 모든 면에서요. 그래서 세 모녀가 모두 동의하는 아이템은 실패하지 않아요. 그런 경험을 하며 내 취향만 고집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점을 배우곤 하죠.
동생 둘 다 어머니의 성향을 닮았어요. 어머니는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일이 결국 잘되려고 이런 일이 생긴 거야’라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둘 다 그런 긍정 에너지를 물려받은 것 같아요.
두 분의 SNS에는 가구만큼 운동하는 사진이 많아요.
동생 워낙 운동이 몸에 배어 있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축구, 테니스, 스키, 수영 등 다 경험해보게 하셨으니까요. 여행을 갈 때마다 온 가족이 함께 조깅도 했고요. 유일하게 못하는 운동이라면, 전 자전거를 못 타요.(웃음)
언니 어릴 때부터 운동을 습관처럼 즐기다 보니 나이 들어서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전 40대가 되면서 어느 순간 일과 육아에 지쳐 정작 내 몸을 돌보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즈음 운 좋게 저와 잘 맞는 트레이너를 만났고, 러닝과 퍼스널 트레이닝에 적극 돌입했죠. 몸무게가 10kg가량 빠졌는데, 몸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겨요. 주변에서도 자극받아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특히 러닝에 푹 빠진것 같아요.
언니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인지 몰랐어요. 마라톤은 세 번 정도 대회에 나갔죠. 나갈 때마다 기록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다음 단계를 보게 돼요. 다음에는 하프나 풀코스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지금은 4월 21일에 열릴 철인 2종을 준비하고 있어요. 러닝 5km, 사이클 40km, 러닝 10km로 구성한 코스죠. 운동도, 도전도 평생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운동을 즐겨서인지 뉴질랜드 여인처럼 건강한 생기가 느껴져요.
동생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이네요. 워낙 자연과 어우러져 살다 보니 뉴질랜드 사람들은 참 순수해요. 거리나 쇼핑몰에서 맨발로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우리도 아침에 일어나면 맨발로 차에 타고, 가까운 비치에 가서 맨발로 뛰거나 수영하곤 했어요. 체육 시간에도 신발을 안 가져오면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뛰었어요.
피부 관리도 운동만큼 열심히 하나요?
동생 결혼 전에는 좋다는 제품은 다 섭렵했어요. 지금은 그저 깨끗한 세안, 충분한 보습 같은 기본에 충실하려 해요. 유분이 많은 편인 줄 알았는데, 요즘 부쩍 건조함을 느껴 보습에 신경 쓰고 있어요.
언니 피부보다 보디라인에 신경 써온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운동하다 보니 피부 톤도 좋아지더라고요. 피부과 시술이나 화장품으로는 결코 가꿀 수 없는 안색이라고 할까요. 건조함과 주름은 나이 듦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려 해요.
평소 좋아하는 뷰티 제품이 있다면요?
언니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끌레드뽀 보떼 퍼플 에센스를 써요. 피부 정화에 도움이 되죠. 같은 브랜드에서 나오는 모든 파운데이션을 좋아하고요!
동생 몇 년 전부터 이솝 파슬리 씨드 세럼을 사용하고 있어요.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그다음 단계에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밤B5 크림을 바르는데, 이것만으로 충분하죠. 까무잡잡한 태닝 피부라 메이크업 제품도 브론저를 선호해요. 나스 브론징 파우더 라구나를 즐겨 쓰는데, 이 제품은 어머니와 언니도 좋아해요.
워낙 에너지가 넘쳐서 스트레스 관리도 잘할 것 같아요.
언니 최근 오픈한 빌라 드 파넬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좀 있었어요. 우리 능력 이상의 일을 벌였나 싶은 순간도 많았죠. 그럴 때마다 무작정 뛰었어요. 그렇게 뛰다 보면 눈앞의 고민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에너지가 생겨요. 아마 그때 운동하지 않았으면 그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었을지도 몰라요.
동생 언니는 지금만큼 러닝을 하기 전과 후가 달라졌어요. 저도 러닝을 하다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러닝은 단순히 뛰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이 선사하는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운동이죠. 판교로 이사 온 뒤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뛸 수 있게 됐어요. 또 매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데,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도 고객을 만나고, 집에 와서도 가족들로 북적거리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만드는 시간이죠.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혼자 넷플릭스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 피로가 풀려요.
건강한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기예요. 두 분은 어떤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나요?
언니 빌라 드 파넬을 준비하며 주변에서 모두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어요. 도움을 받은 만큼 남을 돕는 데 더 관심을 갖게 되고, 회사가 커지면서 사회 환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떤 상황에서도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동생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파넬이라는 회사에도 감사해요. 제 커리어도 있지만,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니까요.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박지홍 헤어 이일중 메이크업 서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