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빛을 풀어내다

ARTNOW

2019 아트 바젤 홍콩에서 세 가지 빛을 만났다.
아침에 내리쬐는 따뜻한 햇빛, LED 조명으로 표현한 추상적인 빛, 그리고 라프레리가 만들어낸 빛까지.

아트 바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이번 아트 바젤 홍콩 컬렉터스 라운지에서 안철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 라프레리 파빌리온. 오른쪽에 작품 ‘Transparency’가 놓여 있다.

언제부터인지 3월이면 아트 바젤 홍콩에 가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됐다.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특정 마켓을 겨냥한 소규모 페어가 될까 우려하던 목소리는 벌써 잦아들고, 수많은 컬렉터와 아티스트, 갤러리스트, 미술 애호가에게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아트 바젤 홍콩 측의 부단한 노력도 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참가 갤러리와 아티스트의 퀄리티와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양한 브랜드와 기업에서도 참가해 예술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을 풀어놓으니 관람객 입장에선 안 가볼 도리가 없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라프레리도 지난해부터 아트 바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참가하고 있다. 예술의 이미지를 빌려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물론 아니다. 라프레리 패트릭 라스퀴네(Patrick Rasquinet) 사장은 “예술은 초창기부터 라프레리의 여러 요소에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재료를 배합할 때도, 촉감을 연구할 때도 ‘예술적으로’ 진행합니다. 블루 캐비아 제품 용기가 아티스트 니키 드 생팔에게 영향을 받은 것도 한 가지 예입니다. 아트 바젤과 라프레리는 스위스를 대표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세계 최대 컨템퍼러리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은 라프레리와 공유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어 파트너십을 맺게 되었습니다”라고 참가하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 아트 바젤 홍콩에서 라프레리가 협업한 작품의 아티스트는 안철현. 이미 해외에서는 ‘빛의 아티스트’라 불리며 활발히 활동하는 그는 세 가지 작품을 통해 ‘빛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최고 마케팅 책임자 그레그 프로드로미데스(Greg Prodromides)는 안철현을 찾아낸 과정을 “제임스 터렐, 올라푸르 엘리아손, 댄 플래빈 같은 빛을 이용한 아티스트의 연장 선상에서 안철현 작가의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보는 순간 우리에게 딱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고, 미국으로 건너가 그를 만났죠”라고 말했다.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2019 아트 바젤 홍콩 컬렉터스 라운지의 라프레리 파빌리온에는 안철현의 작품이 라프레리 제품과 어우러져 있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유학길에 올라 20년 넘게 미국에서 활동해온 안철현 작가는 “저는 빛을 시공해 컨셉을 전달하고, 빛의 주위를 표현하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그는 서양화로 출발했다. 평면에 현재의 작업과 비슷한 것을 그리던 중 빛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우연히 박스에 전구를 넣어 공간을 밝히는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빛을 연구하고 작업에 응용하기 시작했다. “라프레리는 제게 ‘베일을 벗은 빛의 방정식’ 이라는 실마리는 주었지만 창작에 대해서는 완전한 자유를 부여했죠.” 라프레리 빛의 과학에서 영감을 얻은 세 가지 작품은 ‘Transparency’, ‘4 Dots’, ‘Light Drawing’이다.

1, 2 ‘빛의 아티스트’라 불리는 안철현 작가의 작품 ‘4 Dots’와 ‘Light Drawing’.
3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펄 인퓨전(왼쪽)과 화이트 캐비아 크렘 엑스트라오디네어(오른쪽).

‘Transparency’는 피부층을 연상시키는 여러 겹의 거울이 작품 속에서 빛을 반사해 공간을 확장하는 놀라운 환상을 이끌어낸다. ‘4 Dots’는 컬러를 활용하며 각 도트의 형태는 세포 구조와 닮아 있고, 반복되는 반사 효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광채를 표현한다. ‘Light Drawing’은 빛을 사용해 분자를 구성하는 정교한 기하학적 원자 배열을 형상화한다. 그의 작품을 본 배우 이정재는 “음향이 없는 작품인데도 안쪽에서 무한한 사운드가 들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철현 작가는 빛을 통해 ‘비움’을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친다.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와 동양 사상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비움, 순환 등의 개념에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빛을 이용해 운동감을 주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마친다.
라프레리는 홍콩에서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펄 인퓨전과 화이트 캐비아 크렘 엑스트라오디네어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네 가지 피부 톤(유해 물질로 인한 회색 톤, 활성 산소로 인한 노란 톤, 자외선으로 인한 갈색 톤, 외부 자극에 인한 붉은 톤)에 대한 고민을 라프레리만의 빛의 과학으로 해결해줄 제품이다. 브라이트닝 세럼인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펄 인퓨전은 골든 캐비아 추출물이 안색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며, 화이트 캐비아 크렘 엑스트라오디네어는 강력한 피부 브라이트닝 분자인 루미도스를 통해 피부에 빛이 차오르게 하는 크림이다. 라프레리 과학자들이 피부 광채를 위한 방정식은 컬러와 빛의 반사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것을 이해하며 내놓은 솔루션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라프레리 이노베이션 디렉터 다니엘 스탕글(Daniel Stangl) 박사는 두 가지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는 온 인류가 직면한 공해와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제품을 소개할 것입니다. 아직 정확하게 알려줄 순 없지만요”라고 덧붙이며 라프레리가 제시할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온화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안철현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된 창백하고 컬러풀한 빛, 그리고 라프레리가 빛의 방정식을 해독해 만들어낸 건강한 피부를 위한 빛으로 에너지 넘치는 시간이었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