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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ise Taiwan

LIFESTYLE

지금 대만에서 가장 주목받는 셰프와 바텐더를 만났다. 두 남자는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만을 찬미한다.

대만의 톱 클래스 바텐더, 아키 왕
아키 왕(Aki Wang)은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전 세계 바 신에서 주목하는 바텐더 중 한 사람이다. 2017년과 2018년 월드 베스트 바 50과 아시아 베스트 바 50은 물론 2019년 미슐랭 가이드 타이베이에 소개된 인덜지 익스페리멘털 비스트로(Indulge Experimental Bistro) 오너 바텐더. 그리고 300여 명의 직원과 1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만의 F&B 기업 인덜지 라이프 호스피탤러티 그룹(Indulge Life Hospitality Group) 대표인 그는 대만 미식업계의 전도유망한 인물로 꼽힌다. 열여덟 살부터 셰이커를 손에 쥔 그는 대만과 일본을 오가며 칵테일을 배웠다. “1990년대 일본은 다채로운 바 문화가 뿌리를 내렸어요. 평일에는 바에서 일하고, 주말이면 긴자의 유명 바에 들러 그들의 레시피를 연구했죠. 테크닉뿐 아니라 극도의 섬세함과 치밀함, 청결함 등 바텐더의 자질도 배울 수 있었어요.” 2007년 벨베디어 보드카 인터내셔널 바텐더 대회를 비롯해 세계 칵테일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은 아키 왕. 그 후 미국과 유럽의 바를 돌며 칵테일 철학을 전파하다 2009년 인덜지 익스페리멘털 비스트로를 열었다. 칵테일과 요리를 매개체로 대만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담은 공간. 그의 시그너처 칵테일 ‘센트 오브 더 우먼(Scent of the Women)’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맑고 투명한 재료의 조합으로 순수하고 우아하며 부드러운 대만의 여성을 묘사했다. 보드카, 소비뇽 블랑, 사과주스, 레몬주스 그리고 머들링한 진저릴리를 섞은 후 가니시로 진저릴리를 올려 상큼하면서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티 칵테일도 대만의 맛과 멋을 재해석해 보여주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6개의 농장을 운영하며 직접 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차 농장이 1년에 6~8번 정도 차를 재배하는 데 반해 우린 1년에 딱 두 번만 재배해 품질 좋은 우롱차, 녹차, 홍차를 얻죠.” 티 칵테일 중 엘러먼트 우드 넘버 1을 추천한 그는 인터뷰 도중 바(bar)로 자리를 옮겨 직접 칵테일을 만들었다. 와인글라스에 담아 건넨 엘러먼트 우드 넘버 1은 달콤한 과일주스처럼 향긋한 풍미로 가득하다. 진 베이스에 동정(Tung Ting) 우롱차와 대만 과일인 용안, 리치 등을 섞어 과일의 달콤한 향이 두드러지며 깔끔한 진과 어우러진 우롱차의 깊고 진한 풍미가 긴 여운을 남긴다. “영국의 프리미엄 진인 마틴밀러 진을 사용했어요. 아이슬란드 온천수를 블렌딩해 맑고 투명하며 밸런스가 좋아 티 칵테일 베이스로도 훌륭하죠”라고 덧붙였다. 아키 왕은 대만의 24절기를 테마로 한 24가지 칵테일, 대만 지도를 보고 고르는 지역별 칵테일 등을 선보이며 고객이 칵테일 한 잔을 통해 대만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인덜지 라이프 호스피탤러티 그룹의 이념은 ‘From Land to World’입니다. 대만의 맛과 멋을 알리며 세계 속에서 함께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섬나라인 대만은 해산물을 비롯한 자연산 식자재가 풍부해요. ‘과일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과일 종류도 넘쳐나죠. 다채로운 식자재를 활용해 현대적 감각의 싱가포르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대만 미식업계의 떠오르는 별, 지미 림
농구 선수를 꿈꾸던 한 청년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또래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 장래가 촉망되는 농구 유망주였지만, 무릎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좌절의 시간 속에서 위안이 된 것은 요리. 체육관에서 공을 튕기는 대신 주방에서 프라이팬을 잡기 시작한 그는 어느덧 세계가 주목하는 셰프로 거듭났다. 올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밀레가 주목하는 어워드’를 수상한 대만의 레스토랑 제이엘 스튜디오(JL Studio) 지미 림(Jimmy Lim) 셰프. “아버지가 싱가포르에서 전통 음식점을 운영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달걀프라이, 채소볶음 같은 간단한 요리를 배웠죠. 제게 요리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싱가포르 태생인 지미 림은 고향에서 요리 학교를 졸업한 뒤 대만으로 이사했고, 운명적으로 르 모트(Le Mout)의 랑슈 첸 셰프를 만났다. “감사하게도 저를 믿고 르 모트에서 일할 기회를 줬어요. 그녀는 대만 식자재를 유럽 스타일 레시피로 재해석한 요리를 선보였는데, 자신의 레스토랑이 미식가의 성지가 될 거라고 이야기했죠. 그녀의 요리 철학은 제게 깊은 영감을 줬어요.” 7년간 르 모트에 몸담은 그는 뉴욕 맨해튼의 퍼 세(Per Se), 덴마크의 노마(Noma)와 제라늄(Geranuim) 등 전 세계 유명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고 2017년 대만으로 돌아와 제이엘 스튜디오를 열었다. “섬나라인 대만은 해산물을 비롯한 자연산 식자재가 풍부해요. ‘과일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과일 종류도 넘쳐나죠. 이를 활용해 현대적 감각의 싱가포르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이 싱가포르 음식을 잘 모르거나 길거리 음식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잖아요. 싱가포르 음식도 이탤리언, 프렌치 퀴진처럼 우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메뉴에 이름을 올린 슈룸쿠테(Shroom Kut Teh)는 싱가포르 전통 음식 바쿠테(Bak Kut Teh)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바쿠테는 돼지갈비와 각종 약재를 섞어 뭉근히 끓인 탕 요리로, 지미 림은 돼지갈비 대신 대만산 버섯과 전복을 활용했다. 기름에 볶은 표고버섯과 긴느타리버섯을 살짝 튀겨 발효한 후 잘게 썰어 전복과 선초 젤리(선초잎과 녹말로 만든 젤리)를 곁들이는데, 세 재료의 조합이 이끌어낸 고기의 풍미가 뛰어나다. 이 밖에도 대만 토착 주민이 사용하던 전통 향신료 마가오(magao)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블랙페퍼 랍스터, 제철 망고와 옐로 비트 뿌리를 곁들인 잿방어 카르파초 등 시공간을 초월한 대만의 다채로운 식자재는 그의 손을 거쳐 싱가포르의 맛으로 변신한다.
“싱가포르 전통 요리를 현대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밀레가 주목하는 어워드’를 수상할 수 있었죠. 밀레 탄생 120주년을 맞이한 해에 받아 더욱 특별한 상입니다.” 앞으로도 대만의 식자재와 싱가포르 레시피를 절묘하게 조합한 요리로 세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지미 림. “아버지는 격식을 갖추진 않았지만 늘 따뜻하게 손님을 환대했습니다. 요리가 전부가 아니라 식사를 즐겁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죠. 제 요리를 맛보며 많은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면 좋겠어요.”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선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