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ndard across Everything
미국의 평론가이자 작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가 제시한 ‘캠프(Camp)’는 세계를 일종의 미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예술적 개념이다. 이러한 탐미주의적 양식에 의거해 새롭게 그려낸 캠프적 패션의 열 가지 단상.

“가느다란 선묘 기법과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특징인 영국 삽화가 오브리 비어즐리(Aubrey Beardsley)의 작품은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캠프적 이미지를 상징한다.”
깃털 장식 니트 모자 Valentino Garavani, 블랙 벨벳 미니드레스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은빛 글리터 샌들 Miu Miu, 주름 디테일의 그린 새틴 장갑과 옐로 오버 니삭스 Gucci.

“발레 <백조의 호수> 속 인물과 1920년대 유행한 여성의 패션 역시 캠프 성격을 띤다. 화려하면서도 고상한 분위기의 두 이미지는 전통적 고급문화가 지닌 기준과는 또 다른 기준으로 볼 때 아름답다.”
꽃봉오리가 연상되는 주름 디테일의 플라워 패턴 미니드레스 Givenchy, 형형색색의 아플리케가 장식된 시스루 드레스 Miu Miu.

“캠프의 취향은 ‘양성성’을 선호한다. 가장 세련된 형태의 성적 매력이란 본래 성을 거스르는 양성적인 면에서 비로소 나타난다.”
블랙 턱시도 슈트 Givenchy, 화이트 라펠 재킷과 스파이크 스터드 장식 서스펜더 Gucci, 레이어드 형태의 레더 벨트 Alexander McQueen, 선명한 하늘빛 색감의 펌프스 Bottega Veneta.

캠프의 최후 진술. “끔찍하기 때문에 좋다.”
귀 모양 골드 이어 액세서리 Gucci, 유기적인 실루엣의 드레스 Bottega Veneta.

“캠프의 기질은 무절제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수전 손태그는 300만 개의 깃털로 장식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 영화 <악마는 여자다>에 나타난 괴이한 탐미주의를 캠프의 대표 예시로 들었다.
풍성한 프릴 디테일이 쿠튀르적인 레드 드레스 Valentino, 스터드 장식 플랫폼 워커 부츠 Alexander McQueen, 노란 챙이 달린 헬멧 형태 모자 Gucci.

“캠프는 매혹적인 무언가를 행하려는 시도다. 별스럽게 생겼다고 해서 모두 캠프라고 할 수는 없다. 연극적 속성을 지니는 동시에 즐기는 대상과 스스로가 동일시되어야 진정한 캠프가 완성된다.”
촘촘하게 엮은 메시 소재 톱 Fendi, 과장된 프릴 디테일의 블루 드레스 Alexander McQueen, 블랙 니삭스와 슬링백 Valentino Garavani.

“엄숙함의 권위에서 벗어나는 게 캠프의 진짜 요지다. 캠프는 즐기고 싶어 하고, 놀기 좋아하며, 희극적 세계관을 끊임없이 제시한다.”
팝아트 느낌의 프린트 드레스 Moschino, 드롭 이어링 Givenchy, 커다란 원형 이어 커프 Bottega Veneta.

“천박함을 혐오하던 ‘구식 멋쟁이’와 달리 캠프를 사랑하는 ‘신식 멋쟁이’는 천박함이야말로 높이 살 만한 재미있는 취향이라고 여긴다.”
컬러풀한 실크 셔츠 Versace, 블랙 미니스커트 Miu Miu, 레드 레이스 장갑과 롱부츠 Gucci.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사진 강혜원 모델 아메리카(America) 헤어 박규빈 메이크업 오성석 어시스턴트 조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