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평화로운 취미생활

MEN

누구에게나 쉼표가 필요하다. 일상에 찌든 두뇌를 은파(銀波)로 채워줄 수조 짓기.

아쿠아스케이퍼 박기민이 완성한, 자연 풍경을 축소한 디오라마 스타일의 작품 ‘숲길’. 900×450×450mm

물을 가득 채운 어항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 꽤 신기한 경험이다. 수초의 흔들림이나 기포의 상승, 물고기의 궤적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 잡념이 사라진다. 이토록 평화롭고 번거롭지 않으며 고상한 취미가 있다니! 취미깨나 좋아하는 남자들은 요새 자신만의 수조를 짓는다.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집에서도 힐링할 수 있는 아쿠아스케이프(aquascape)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최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4100억 원 규모이던 관상어 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 증가한 487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국내에서 못 구하는 희귀종이나 관련 용품이 없을 정도. 물고기를 기르는 것이 주된 이유라지만, 수조를 꾸미는 맛도 쏠쏠하다. 집을 짓듯 수조 안에 나뭇가지, 돌 같은 구조물을 세우고 수초를 심는다. 자연의 창조물을 사람 손에 의지해 작게나마 창조해볼 수 있다. 최대 장점은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그저 취향에 따라 수조를 꾸미고 유유자적하는 물고기를 감상만 하면 된다.

수조에서 작은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테라리움’ 작품. 수조 하단에 물을 채워 물고기를 키운다. 600×350×450mm ©박기민

일본의 정원석 배치법 중 하나인 이와구미 스타일로 완성한 ‘마이산’ 작품. 300×180×240mm ©박기민

Check, Check!
완벽한 아쿠아스케이프를 꿈꾼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레이아웃 전문 수족관 아쿠아리스모를 운영하는 아쿠아스케이퍼 박기민이 말하는 수경의 A부터 Z까지.

수초 레이아웃을 처음 설치하는 사람이 유의할 사항은. 초보자에게 환수 과정이 초기 수조 관리에서 중요하다고 말한다. 육안으로 깨끗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2주가량 시간이 흘러야 식물이 안정화되고,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 기간 동안 적절히 환수하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어종은 무엇인가. 대부분 구피(guppy)나 베타(betta)를 키우고 싶어 한다. 관리가 용이한 어종으로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생물은 물고기가 아닌 생이과 관상용 새우다. 유명한 종으로는 체리, 블루벨벳이 있다. 가로・세로 50cm 정도의 작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어 다른 생물에 비해 제약이 덜하다. 강한 수류에 스트레스를 쉽게 받으므로 처음부터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화가 이루어진 후에는 다른 종보다 손이 덜 가는 편이라 쉽게 기를 수 있다.
수조에 생기는 유막과 이끼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나. 초기 세팅 후 수초가 뿌리를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수조 레이아웃은 인테리어와 같은 개념이다. 물고기를 성급하게 어항에 넣으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분진이 어항에 떠오른다. 2주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물잡이 물고기 1~2마리를 먼저 어항에 넣으면 수조 속 생태 환경이 천천히 안정화된다. 유막과 이끼처럼 물과 수초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이물질 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수초를 옮겨 심을 때 유입되는 달팽이나 조개에 의해 쾌적한 물 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조직 배양으로 길러낸 무균 상태의 수초를 키우면 된다. 멸균 처리한 수초를 배지에 심어 배양한 것이다. 열대어의 건강을 해치는 기생충의 유입을 막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 해외 업체 중에는 덴마크의 트로피카(Tropica)・호르티랩(Hort Lab), 국내는 담티・아쿠초 같은 업체가 유명하다. 분양 받은 뒤 수초에 묻어 있는 배양 젤리를 흐르는 물에 씻어 옮겨 심으면 된다.
아쿠아스케이퍼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수조 내 수초 또한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고기를 키우다 보면 수초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비료 같은 추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물속에서 녹을 수 있다. 이는 물 환경에도 직접적 타격을 준다. 쾌적한 생태 환경을 위해 두 가지만 신경 쓴다면 안정적으로 아쿠아스케이핑을 즐길 수 있다.

지금 주목할 수족관

아쿠아리스모
유목(수조에 넣는 작은 나무)을 사용해 유니크한 수조를 만드는 전문 수족관으로 아쿠아스케이퍼 박기민이 운영한다. 탁상 위에 놓기 좋은 수조부터 거실 벽에 어울리는 큰 사이즈까지 다양하게 주문 제작할 수 있다. @aquarismo_design_lab

상상수족관
맞춤 원목 축양장과 다양한 희귀 수초를 직접 재배해 판매하는 업체. 전 세계에서 유일한 화이트 핑크 종인 먼치킨 슈퍼 화이트와 번식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국내에 소량 입고되는 바크라야 레드를 판매한다. @sangsangaqua

풀레드
15년 동안 알비노풀레드구피를 전문으로 길러온 브리더. 매일 브라인 시림프를 직접 끓여 먹이로 주고, 주기적 약물 목욕을 통해 건강하고 선명한 다홍빛을 띠는 물고기를 받아볼 수 있다. @full_red_

피쉬팜
22종의 고정 구피를 브리딩하는 구피 전문 수족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핑크팬더 코리도라스 어종을 브리딩하고 있으며, 자동 환수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아쿠아스케이퍼가 많다. @fishfarm1908

 

에디터 최고은(프리랜서)
사진 정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