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커피의 탄생 과정을 들여다보면 커피콩의 재배와 수확, 로스팅과 추출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정성 어린 손길을 거친다. 이에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생겨났다. 그뿐 아니라, 그 안에는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고
세상을 살맛 나게 하는 에너지와 온기마저 스며 있다. 습관처럼 흔히 마시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커피 없는 하루’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니 이만큼 소중한 생명수가 또 있으랴. 구수하면서 씁쓸하고 때론 향긋하고 달콤하며, 묵직하게 혀끝을 눌러주고 가슴을 달래주는 갈색 액체.
커피를 마시러 세계 여행을 떠난다. 커피 마시기 좋은 계절, 가을이니까. 누군가와 함께라면 커피 속에 담길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Part 1 커피의 성지를 찾아서
커피 여행의 필수 코스를 제안한다. 에스프레소와 모카커피의 발상지 밀라노부터 전통과 현대의 커피 문화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도쿄, 스페셜티 커피 유행을 이끌고 있는 시드니로 이어지는 향기로운 여정.


1 산탐브로에우스 2 페 베르냐노 1882의 에스프레소
커피의 맛은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잔 속에서 넘실대는 풍요로운 미각의 세계 못지않게 그 바깥세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무리 맛 좋고 완벽한 풍미의 커피 한 모금일지라도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에 따라 최고의 혹은 최악의 커피가 될 수 있다. 밀라노는 이러한 의미에서 도시 전체가 커피를 마시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거대한 카페라 할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산재한 수백 혹은 수천 년 된 유적을 보기 위해 메트로를 타지 않고 온종일 거리를 누비다 보면 모퉁이를 돌 때마다 마주 하는 카페들. 1년 내내 패션 위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저마다 맵시를 뽐내는 밀라네제가 옷깃을 여미며 노천카페에 앉아 어김없이 에스프레소를 홀짝거린다.
에스프레소의 본고장답게 이탈리아의 커피는 양이 적다. 정말 커피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밀라노 방문객의 반은 비즈니스 출장이라는 말이 사실인지 다들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커피를 마시고 바리스타와 짧게 몇 마디 나누고는 금방 또 문을 나선다. 그래서 밀라노의 카페는 자리 회전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산탐브로에우스(Sant-Ambroeus)도 그러하다. 예술과 금융, 정치가 급변하던 벨에포크의 1936년, 두 페이스트리 셰프가 문을 연 이래 산탐브로에우스는 수많은 밀라네제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감귤색 슈트와 레이밴 선글라스처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만 숨 쉬듯 자연스러운 특별함이 적용되는 세 분야가 있다. 오페라, 패션, 커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관람한 뒤 당연한 의식처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산탐브로에우스로 향했다. 카페 로고를 새긴 은박으로 감싼 작은 초콜릿을 무심히 얹어 내는 커피잔이 얼마나 많은 입술과 입맞춤을 했을지 궁금해하며 밀라노에서의 첫 카푸치노를 음미했다. 바닥이 보이지 않아 커피가 나를 마시는 양 빨려드는 심연 같은 이 음료는 깊고도 짙다. 긴 비행과 설렘으로 뒤척인 첫날밤을 보낸 속을 달래는 두툼한 우유 거품이 반가워 잔을 놓기 전 한 모금 더 들이켠다. 바위에는 이곳의 자랑으로 꼽히는 큼직한 파네토네가 묵직하게 놓여 있다. 커피만으로는 입이 심심한 손님들이 곁눈으로 흘겨보다 결국 한 조각 큼직하게 잘라달라 주문을 넣는 소리가 이곳의 다정한 분위기에 일조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같은 명작을 감상한 후 거리로 나오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명화가 주는 압도적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종교적 믿음을 되새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촉발된 감정의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가 누구라도 붙잡고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벅찬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한다. ‘빠르다’는 뜻의 에스프레소를 천천히 음미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카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다빈치의 걸작이 걸려 있는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카페 베르냐노 1882(Caffe Vergnano 1882)는 여느 밀라노 카페와 달리 커피를 천천히, 오래 마시는 손님에게 안성맞춤이다. 베르냐노 가문이 4대째 이어 운영하는 카페 베르냐노 1882는 세계 여러 나라에 100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어 이미 눈에 익숙했다. 다른 로스터리에 비해 시간을 4배나 들여 로스팅해 이곳의 커피 향은 더욱 풍부하다. 원두의 긴 생산 공정 중
가장 예민한 단계인 로스팅에 공들여 추출한 베르냐노의 에스프레소는 그 내음을 은은하게 흩뿌린다. 좋은 커피는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

3 탈리오의 카푸치노와 크루아상 4 몰스킨 카페
밀라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거리 몬테나폴레오네. 이름만으로 휘황찬란한 명품 브랜드 상점 사이에 의기양양하게 자리 잡고 맛 좋은 커피를 뽑아온 파스티체리아 콘페테리아 코바(Pasticceria Confetteria Cova)가 있다.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화려한 초콜릿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코바의 창업자가 군인이었다는 사실만큼이나, 허리를 굽혀 더 먹음직스러운 초콜릿 덩어리를 고르는 시크한 밀라네제의 생경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코바를 찾은 목적에 충실하고자 ‘우노 카페’를 외쳤다.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가 잔에 담기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 속도를 예의 주시한다. 공기압이 약하면 연한 커피가 빠르게 차오르고, 과도하게 추출하면 커피가 천천히 떨어져 쓴맛이 나기 때문. 사실 향만 맡아도 커피의 완성도를 알아챌 수 있겠지만, 숙련된 코바의 바리스타는 사기잔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마지막 방울이 떨어진 후에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접시에 올려놓으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양손 가벼이 몬테나폴레오네 거리를 벗어나, 미술학도로 가득한 브레라 지구를 한 바퀴 돌아봤다. 이렇게 색이 강한 여러 동네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를 여행하노라면 시공간을 이동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몇 세기를 거쳤는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유적까지 구경하고 나면 더욱 그러한데, 시기적절하게 21세기로 나를 이끌어준 것이 바로 몰스킨 카페(Moleskine Cafe)의 커피다. 파리의 문학 카페를 기본 컨셉으로 이를 현대적으로, 또 이탈리아에 맞게 재해석한 몰스킨의 첫 카페는 올여름 문을 연 최신 카페다. 밀라노의 마이크로 로스터리 세븐그램스에서 두 종류의 블렌드와 브루 커피 셀렉션을 공급받는다. 유명 이탈리아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편에 걸어놓은 작은 갤러리를 갖춘 깔끔한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입이 떡 벌어지는 긴 역사와 눈 감고도 에스프레소를 열 잔은 뽑아낼 것 같은 나이 많은 바리스타가 없더라도 밀라노 카페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음을 여기에서 느꼈다.
와인과 스푸만테로 가득한 글라스가 부딪치는 소리로 밀라노의 밤이 왔음을 알 수 있다. 도시의 밤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나빌리오 운하로 발걸음을 재촉하기 전에 들른 곳은 바로 탈리오(Taglio).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탈리아가 유일하게 변화에 반응하지 않는 분야가 바로 커피인데, 탈리오는 카페 산업의 느리지만 분명한 움직임을 이끈다. 세계 최고의 체인 카페 브랜드도 맥을 못 추고 후퇴한 이탈리아의 커피 시장이 이제야 스페셜티 커피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것. 거듭 셔터를 누르게 하는 멋들어진 인테리어는 인위적으로 연출이 가능하지만, 발걸음을 묶어두는 온기는 오랫동안 성업하는 훌륭한 카페의 타고난 능력이다. 탈리오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포근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편안한 자리를 찾아 앉고는 라 마르초코 스트라다 EP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콜드브루를 주문했다. 서울 어느 카페에서도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아이스커피는 유럽에서는 성배와도 같다. 아무리 얼음이 들어간 아메리카노를 목청껏 외쳐도 이탈리아의 바리스타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절대 알지 못하기에 탈리오의 특장점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이 아이스커피라고 한다. 로스터리는 한 곳만 고집하지 않고 계속 바꾼다. 세인트 알리, 올프레스, 누드 에스프레소와 스몰 배치 등이 단골이며 그리스의 타프 로스터리에서 가져오는 커스텀 블렌드도 만날 수 있다. 맛이 좋다면 어디든 찾아가는 부지런한 주인은 가게 한편에 자리한 페트론치니 로스터기도 그냥 놀리지 않고 직접 블렌딩한 원두를 볶아낸다. 느긋한 것은 손님이다. 커피잔이 테이블에 딸그닥 놓이는 순간 시간이 멈춘다. 저녁 예약 시간까지는 아직 충분하다. 고소한 아로마에 마음을 맡기고, 주어진 틈을 오롯이 만끽하는 데 집중한다.
cafe information
· Sant-Ambroeus Corso Giacomo Matteotti, 7, 20121 Milano, Italy
· Caffe Vergnano 1882 Via Speronari, 3, Milano, Italy
· Pasticceria Confetteria Cova Via Monte Napoleone, 8, Milano, Italy
· Moleskine Cafe Corso Garibaldi, 65, 20121 Milano, Italy
· Taglio Via Vigevano, 10, 20144 Milano, Italy

커피업계에선 인스턴트커피가 대세이던 시절을 제1의 물결, 프랜차이즈 커피의 성공을 제2의 물결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제3의 물결은 커피 본연의 맛을 주목하는 스페셜티 커피의 열풍이다. 도쿄도 이 물결에 올라탔다. 외국 체인점에 대항하듯 신세대 바리스타가 새로운 카페를 잇따라 오픈하며 자신만의 철학과 개성을 커피에 담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건 아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밴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매료된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드립 커피 대국의 역사를 이어받아 대대로 운영하고 있는 오래된 카페도 인기다. 바리스타의 확고한 신념이 느껴지는 ‘진짜’ 맛있는 커피와 일본 핸드드립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카페를 찾아 나섰다.

The Cream of the Crop Coffee
스미다 강(隅田川) 가까이에 위치한 기요스미시라카와는 개성 넘치는 카페가 늘어나면서 아트와 커피 향이 살아 숨 쉬는 문화의 거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5년에 블루보틀 커피가 오픈하며 ‘제3의 물결 커피의 성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 구역의 원조는 따로 있다. 2012년, 강가의 창고를 개조해 로스팅 기계를 들여놓고 한쪽 구석에서 드립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 더 크림 오브 더 크롭 커피.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를 일본에 들여오는 더 크림 오브 더 크롭 앤 컴퍼니에서 설립한 이 카페는 커피와 잘 어울리는 초콜릿을 페어링해주어 더욱 눈길을 끈다. 피에르 마르콜리니가 “깔끔하고 풍부한 향미가 일품이다”라고 극찬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선택한다면 카카오 함량 70%의 다크 초콜릿 ‘울트라 카카오’를 곁들여 그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1 도라노몬 커피 2 리틀 냅 커피 스탠드
Toranomon Koffee
2014년에 완공한 247m 높이의 초고층 복합 빌딩 도라노몬 힐스 2층은 날마다 고소한 커피 향이 폴폴 풍긴다. 목재로 차분한 느낌을 살리고 내부 장식을 최소화해 온전히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도라노몬 커피가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네모반듯한 큐브 형태의 공간이 눈에 띈다. 커피 드리퍼와 에스프레소 머신을 잘 보이게 배치한 그곳에서 흰 가운을 입은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데, 고객의 취향에 따라 쓴맛과 신맛, 온도 등을 조절해 단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커피를 만든다. 엘살바도르와 에티오피아 등 4개국의 커피콩을 조합해 만든 하우스 블렌드는 너무 쓰거나 시지 않고 커피콩의 단맛을 잘 살린 오묘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그 외에도 바리스타가 개발한 블렌드 등 6종의 커피를 10일마다 교체해 카페에 들를 때마다 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Little Nap Coffee Stand
시부야의 요요기 공원 근처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서면 보이는 6평 규모의 작은 공간. 오너 바리스타 하마다 다이스케는 이 가게를 ‘커피라는 작품을 낳는 아틀리에’라고 부른다. 그는 같은 에스프레소라도 계절에 따라 배합을 달리해 매일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핸드메이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날마다 커피콩의 특성과 날씨를 고려해 로스팅 시간과 강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며 커피를 내린다. 여름에는 감귤 향이 나는 콩을 배합해 은은한 산미를, 겨울에는 초콜릿 향이 나는 콩을 사용해 묵직한 보디감을 끌어내는 식.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장소’라는 뜻의 가게 이름처럼 이웃 사람이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매점 같은 커피숍을 표방한다. 하지만 지금은 바리스타의 커피 철학에 끌려 세계 곳곳에서 커피를 마시러 오는 인파로 매일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3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 4 카페 드 로열
Streamer Coffee Company
일본인 최초로 라테 아트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바리스타 사와다 히로시가 오픈한 카페. 일본에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고혼기(Gohongi)점이다. 이탈리아에서 특별히 주문한 기계로 뽑는 에스프레소는 평소 원두의 3배에 달하는 양을 사용하는 데다 2배의 시간을 들여 정성껏 추출해 한층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원두로 만드는 시그너처 메뉴 스트리머 라테는 그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와 같은 맛을 재현한다. 우유 스팀을 실크처럼 만들어야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사와다 히로시가 만드는 라테 아트는 멋도 맛도 최고다. 현재 시카고에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에스프레소와 우유가 조화를 이루는 그 절묘한 순간에 재빨리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이것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기 않고 공격해야 하는 스포츠 경기와 비슷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기술과 정신이 라테 아트를 하는 다른 바리스타에게 이어지고 있다.
Cafe de Royal
앤티크 소파와 샹들리에로 장식한 내부에 들어서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곳. 1962년에 문을 열어 50년 이상 운영해온 카페 드 로열은 세계 곳곳을 여행한 오너가 직접 디자인한 유럽풍 인테리어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멋스러운 공간. 가게 입구에 놓인 일본산 로스팅 머신으로 54년간 매일 아침 같은 방식으로 커피콩을 볶는다. 모카의 과일 향 가득한 산미, 콜롬비아의 묵직한 보디감, 만델링의 쌉싸래한 쓴맛을 잘 조합한 이곳만의 블렌드 레시피 역시 50여 년 동안 바꾸지 않고 고수해왔다. 진하게 볶은 콩을 아낌없이 사용한 드립 커피에 유지방 100%의 신선한 크림을 더한 로열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듬뿍 올린 커피 젤리가 간판 메뉴. 대를 이어 3대째 방문하는 단골손님과 일본 본연의 클래식한 맛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cafe information
· The Cream of the Crop Coffee 4-5-4 Shirakawa, Koto-ku, Tokyo, Japan
· Toranomon Koffee Toranomon Hills Mori Tower 2F 1-23-1 Toranomon, Minato-ku, Tokyo, Japan
· Little Nap Coffee Stand 5-65-4 1F Yoyogi, Shibuya-ku, Tokyo, Japan
· Streamer Coffee Company 2-36 Chuocho, Meguro-ku, Tokyo, Japan
· Cafe de Royal 1-39-7 Asakusa, Taito-ku, Tokyo, Japan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사랑하는 국가를 꼽는다면 호주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호주의 주요 도시와 트렌디한 해변가뿐 아니라 시골 마을, 포도원 안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호주의 수도는 캔버라지만, 호주 커피 문화의 수도는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시드니다. 이 지역에 커피가 처음 전해진 것은 19세기 후반. 그러나 본격적인 커피 역사는 유럽 이민자가 이주한 1960년대에 시작됐다고 본다. 1973년에는 스페인 이주민이 달링허스트와 킹스크로스에 로스팅 커피 하우스 ‘카페 헤르난데스’를 열며 집 밖에서 즐기는 커피, 이른바 카페 문화가 태동했다.

1 시드니를 대표하는 플랫 화이트 2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
호주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진지하게 커피를 받아들였다. 우리에게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처음 소개된 2000년에 이곳에선 한발 앞서(거의 10년 앞서) 스페셜티 커피의 개념이 퍼져나갔다. 울루물루에 세운 토비스 이스테이트가 스페셜티 커피의 정교한 맛을 선보인 것이 발단이다(이곳에선 현재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스페셜티 커피 클래스를 운영한다). 2003년 제4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 우승자가 시드니 출신 폴 바셋인데, 그는 당시에 이미 시드니의 커피 수준은 세계적이었다고 말한다. 스페셜티 커피는 특정 지리 조건과 기후 조건을 갖춘 농장에서 재배한 단일 품종으로 만든 고품질 커피를 일컫는다.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해 인증 절차가 까다롭고, 원가 또한 일반 커피의 2~3배 이상이다. 하지만 시드니 사람들은 와인처럼 커피 또한 지역성과 복합미를 따져 마시는 데 익숙하다.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를 즐기기 위해 20분 이상 긴 줄을 서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그들이다.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에선 우유를 더한 커피가 전체 소비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라테나 카푸치노와는 또 다른 ‘플랫 화이트’가 탄생한 배경에도 이런 커피 품질을 따지는 성향이 한몫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플랫화이트는 라테와 달리 우유 거품이 얇고 고운데, 신선한 원두에서 나오는 풍부한 크레마가 바탕이 되어야 탄력 있게 우유 거품을 얹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블로 앤 러스티스
시드니는 런던의 소호나 쇼디치, 멜버른의 노스사이드처럼 ‘핫 스폿’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도시 전역에 고르게 커피 전문점이 분포한다. ‘빈헌터(beanhunter)’ 같은 앱을 보면 커피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해 보인다. 이른바 ‘커피 순례지’가 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 먼저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슈퍼스타부터 만나보자. 더 그라운드 오브 알렉산드리아(The Ground of Alexandria)는 꽃과 채소 정원과 동물 농장, 바비큐 테라스 등을 갖춘 곳으로 레스토랑 건물 1층에 인더스트 리얼풍으로 단장한 카페가 있다. 가족끼리, 연인이나 친구끼리 산책 삼아 놀러 와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의 공동 창업주 잭 해너는 세계 라테 아트 대회와 로스팅 대회에서 수상한 이력을 자랑하는 커피 전문가다. 12kg 프로바트(Probat) 등 4대의 로스팅 기계와 라 마르초코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건강한 전원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순수한 맛의 커피를 뽑아낸다. 루번힐스(Reuben Hills)는 좀 더 깊은 맛을 원하는 커피 애호가에게 추천하는 장소다. 거친 벽돌벽에 금속 관 형태의 월마운트 조명을 달고 재활용한 나무 테이블로 소박하게 꾸민 곳. 하지만 커피 맛만큼은 ‘쿨’하고 트렌디하다. 네이선 보르그와 러셀 비어드 두 오너는 남미와 중앙아메리카를 지속적으로 여행하며 커피 농장을 방문하고 직접 생두를 공급받는다. 루번힐스의 대표 메뉴는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드립 커피로 즐기면 고유의 풍미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커피에 디저트를 빼놓을 수 없는 이라면 솔티드 캐러멜을 곁들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함께 맛볼 것. 아포카토를 능가하는 극강의 조합이다. 파블로 앤러스티스(Pablo & Rustys)는 오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2006년 교외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해 최근 시드니의 금융 거리 중심에 다섯 번째 매장을 열었다. 설립자 색슨 라이트는 호주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는 물론 2009년부터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최소 단위로 로스팅하고,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맞춰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하는 등 최상의 커피 맛을 선사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에스프레소 주문 고객에게는 스파클링 워터를 함께 주는데, 커피를 마시기 전 입안을 헹궈 특유의 진한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모든 커피가 맛있지만 호주 방식인 초콜릿 파우더를 뿌려낸 카푸치노가 베스트 메뉴다.

3 메카 4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
메카(Mecca)는 시드니 시내 커피숍에 가장 많은 원두를 공급하는 로스터리 카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 공부를 하던 폴 게소스는 자신이 진정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분야는 ‘커피’라는 것을 깨닫고 진로를 바꿨다. 이후 미국 포틀랜드의 스텀프타운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커피 철학을 갖게 되었다고. “커피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원두 생산부터 로스팅, 추출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중심에 바리스타가 있다”며 바리스타의 역할론을 설파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와 콜롬비아에서 원두를 직접 수입하며, 에스프레소 메뉴는 물론 사이폰, 에어로프레소, 핸드그라인더 등 손맛을 살린 커피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스키틀레인(Skittle Lane)은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커피 바다. 계절별로 다른, 하지만 언제나 묵직한 풀보디감의 커피를 추출한다.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에티오피아 아바야로 부드럽고 프루티한 향미가 일품이다. 빵과 간단한 식사 메뉴를 함께 선보이는데, 은은한 시나몬 향의 번과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곁들인 브리오슈로 든든하게 아침을 열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Gumption by Coffee Alchemy)는 커피 외에 다른 메뉴는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 음식은 물론 차와 주스 등의 음료도 없다. 하지만 매일 발 디딜틈 없이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데, 오픈 이래 줄곧 ‘호주 최고의 카페’로 선정된 명성 덕분이다. 이곳의 대표이자 원두 로스팅을 담당하는 헤이젤 데로스 레예스는 “필리핀에 있는 할머니의 커피 농장에서 뛰놀며 자랐다. 내 일생의 절반은 ‘커피’로 채워졌다”고 말한다. 매릭빌에 연 로스터리 카페 커피알케미에 이어, 도심 속 커피 오아시스를 표방하는 검션바이커피 알케미를 성공시키며 그녀의 커피 다루는 실력은 입증되었다. 검션바이커피 알케미는 조지 스트리트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스트랜드 아케이드 건물 1층에 자리한다. 스테인드글라스와 바닥의 타일 장식만큼이나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커피 맛을 선보인다. 산미가 다소 강하다 느낄 수 있으나 우유 거품을 얹으면 그 절묘한 조화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연금술사의 이름을 딴 6개의 가정용 커피 블렌드를 판매하는데, 시드니 여행자라면 이보다 좋은 기념품을 발견할 순 없을 것이다.
cafe information
· The Ground of Alexandria 7A, 2 Huntley Street, Alexandria NSW 2015, Australia
· Ruben Hills 61 Albion Street, Surry Hills NSW 2010, Australia
· Pablo & Rustys 161 Castlereagh Street, Sydney NSW 2000, Australia
· Mecca 67 King Street, Sydney NSW 2000, Australia
· Skittle Lane 40 King Street, Sydney NSW 2000, Australia
· Gumption by Coffee Alchemy Shop 11/412-414 George Street, Sydney NSW 2000, Australia
Part 2 커피 향 따라 지구 한 바퀴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북유럽, 카페 문화를 주도하는 미국, 커피 발상지인 아프리카까지, 커피 향을 따라 지구를 돌며 찾아낸 명물 커피 하우스.

San Francisco
커피업계에 제3의 물결을 일으킨 스페셜티 커피의 주역으로, 스타벅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도전자로 주목받고 있는 블루 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 다양한 커피 추출 방법으로 개인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선사하는데, 특히 뉴올리언스 스타일 추출 방식이라 불리는 콜드브루 커피에 우유를 부은 아이스 밀크 베리에이션 커피가 인기 메뉴다. 엇모스트의 정치호 디자이너는 “투 데이 스페셜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스파클링 워터를 함께 제공하는데 입안의 잡맛을 없애고 미각을 자극했다. 고소함과 고급스러운 산미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에스프레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곳에서 에스프레소를 꼭 맛볼 것을 권했다.
Portland
인구당 레스토랑과 커피숍의 수가 미국 최고 수준이며, 작은 레스토랑에서도 직접 콩을 볶아 커피를 내리는 커피의 도시 포틀랜드. 핀란드 출신의 스노보드 선수가 차린 커피숍 하트 로스터스(Heart Roasters)는 미국 내에서도 북유럽 스타일의 약배전(light roast) 커피로 유명하다. 가게 정중앙에 거대한 로스팅 기계가 있고 이를 둘러싼 형상으로 테이블을 배치해 커피콩 볶는 구수한 향을 맡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미국 남부 지역과 아프리카의 원두를 주로 쓰며 키스 반 더 웨스턴사의 스피릿 모델을 사용한다.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커핑 볼처럼 생긴 잔을 쓰는데 와인잔과 비슷하게 잔과 입의 접촉면에서 발하는 풍미를 느끼기 위해서다.

1 블루 보틀 커피 2 조 커피
New York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 커피숍 10곳 중 하나인 조 커피(Joe Coffee). ‘The Art of Coffee’를 모토로 라테 아트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곳으로, 우유를 넣는 만큼 다크 로스팅으로 원두의 풍미를 끌어낸다. 2003년 웨스트빌리지에 첫 매장을 오픈한 뒤 뉴욕 전역에 매장을 내며 명성을 다졌다. 커피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멀티숍이자 커피 교육이 이루어지는 프로숍 지점,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특징인 캐딜락 하우스 내 지점을 가볼 만하다.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한 공정 무역 커피만 사용하며 싱글 오리진 커피의 높은 품질을 유지해왔다. 다소 진한 맛의 커피가 특징으로 조 커피 1호점의 이름을 딴 웨벌리 원두는 입안에 느껴지는 밀도감과 보디감이 좋고 달콤함과 신맛의 균형이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eattle
스타벅스 1호점에서 멀지 않은 파이크 퍼블릭 마켓에 위치한 스토리빌 커피(Storyville Coffee)는 아침 6시 59분에 문을 연다. 햇살이 들어오는 커다란 아치형 창밖으로 마켓 전경을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로 이른 아침부터 붐빈다. 낡은 건물 외관과 달리 따뜻한 채도의 목재를 사용해 고급스럽고 아늑하게 장식한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파이크 퍼블릭 마켓 외에 퀸앤과 캐피털힐에도 지점이 있고 로스팅 시설은 베인브리지 아일랜드에 위치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라는 이름의 자체 블렌드 원두를 사용한다. 마키아토는 물 한 잔을 함께 내어주고, 아메리카노는 다른 곳보다 조금 물을 덜 타서 주는데 이탤리언 스타일을 닮았다. 시애틀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주 다크한 로스팅의 고소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
cafe information
· Blue Bottle Coffee 66 Mint Street, San Francisco, CA 94103, USA
· Joe Coffee 141 Waverly Place, New York, NY 10014, USA
· Heart Roasters 2211 E Burnside Street, Portland, OR 97214, USA
· Storyville Coffee 94 Pike Street #34, Seattle, WA 98101, USA

Helsinki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인 핀란드. 헬싱키 시내 대부분의 로컬 카페에선 카파 로스터리(Kaffa Roastery)의 원두를 사용한다. 디자인 디스트릭트 골목에 위치한 이 작은 카페는 테이블을 따로 두지 않고 커피 바만 배치해 온전히 커피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다. 커피 철칙은 로스팅에 있다. 바리스타가 온도, 양, 시간 등을 조절하면서 생두를 볶은 이후 프로필을 기록하고 50차례 테이스팅을 거쳐 가장 좋은 로스팅을 결정한다. 케멕스, 에어로프레스, 사이폰 등 브루잉 기구를 선택할 수 있어 같은 원두라도 다채로운 풍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1 요한 앤 뉘스트룀 2 커피 컬렉티브
Stockholm
스웨덴에서 유명한 커피 로스터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한 앤 뉘스트룀(Johan & Nystrom). 스톡홀름에 머물고 있는 자유기고가 김수경은 “이곳에선 슬로 로스팅 공법으로 원두를 신선하게 볶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커피 맛이 진하면서도 탁하지 않아요. 특히 쌉쌀한 커피 향으로 시작해 초콜릿과 헤이즐넛의 달콤함이 여운으로 남는 브라질 포르탈레자 커피가 어둡고 긴 스웨덴의 겨울에 어울리죠”라고 말한다. 겨울에만 한정 판매하는 율카페(크리스마스 커피)도 인기 메뉴이니 놓치지 말라고 덧붙인다.
Copenhagen
커피 컬렉티브(Coffee Collective)는 두 차례 월드컵 테이스팅 챔피언 우승자인 클라우스 톰손을 비롯한 4명의 커피 전문가가 의기투합한 공간이다. 커피 철학이 확고한 이들은 라이팅 로스팅을 고집한다. 그린빈 상태의 커피콩은 로스팅 과정에서 특유의 맛과 아로마를 지니게 되는데, 이곳에선 커피콩이 자란 나무나 날씨 등 자연 상태를 그대로 담기 위해 가볍게 로스팅해 본연의 아로마를 살린다.
cafe information
· Kaffa Roastery Pursimiehenkatu 29A, 00150 Helsinki, Finland
· Johan & Nystrom Swedenborgsgatan 7, 118 48 Stockholm, Sweden
· Coffee Collective Godthbsvej 34B 2000 Frederiksberg, Denmark

Shanghai
시소 커피(SeeSaw Coffee)는 ‘See what we saw’를 모토로 질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내는 상하이의 대표적 카페다. 예원(Yuyuan)에 위치한 1호점은 정글 속에 숨은 아름다운 정원 같은 모습이라 트렌디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푸어오버, 콜드브루, 사이폰 등을 통해 다채로운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그중 이곳의 시그너처는 윈난 성 시소 프로세싱 커피. 시소 커피 트레이너가 농장을 방문해 농부들을 교육하고 수확과 생두 가공 방식 등에 직접 참여해 개발한 시소만의 커피로 깔끔하고 밸런스가 좋다.
Hong Kong
본래 뉴질랜드 태생의 카페지만 홍콩에 진출해 더 유명해진 퓨얼 에스프레소(Fuel Espresso). 로스터리 커피 전문점 커피디엔에이의 김현덕 대표는 홍콩을 방문할 때마다 꼭 들르는 카페라고 말한다. “카페모카의 맛을 잊을 수 없어서 바쁜 일정 중에도 꼭 찾아가는 편이에요. 진하고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와 많이 달지 않은 핫초코, 벨벳처럼 부드러운 스팀 우유의 밸런스가 뛰어나죠. 고소함이 특징인 라테는 차갑게 즐겨도, 뜨겁게 마셔도 좋습니다.” 모든 커피는 퓨얼 에스프레소의 상징과도 같은 민트색 커피잔에 담겨 더 돋보인다.

Singapore
싱가포르 역시 스페셜티 커피 역사가 길지 않다. 그 사이에서 에버턴 파크에 위치한 나일론 커피 로스터스(Nylon Coffee Roasters)가 주목받고 있다. 간판도 없고 오후 6시면 문을 닫지만 커피 외에 다른 메뉴는 갖추지 않은, 진짜 커피에 집중하는 곳이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2종과 시즈널 에스프레소 블렌딩 1종이 주력 메뉴다. 싱가포르 중심업무지역(Central Business District)에 들어서 빠른 속도로 인기를 모은 주얼 커피(Jewel Coffee)도 있다. 매일 신선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데, 브라질과 수마트라 등지에서 원두를 수입하지만 주기적으로 커피 농가를 바꾸어 다양한 원두를 즐길 수 있다.
cafe information
· SeeSaw Coffee #433 Yuyuan Road, Jing’an, Shanghai, China
· Fuel Espresso Shop 3023, IFC Mall, Central, Hong Kong, China
· Nylon Coffee Roasters 4 Everton Park, #01-40, Singapore 080004, Singapore
· Jewel Coffee 1 Shenton Way, #01-07, Singapore 068803, Singapore


1,2 카페인 3 워크숍 커피
영국과 호주의 유명한 바리스타는 물론 다수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카푸치노나 라테 같은 우유 베이스의 커피를 주로 마시며 에스프레소 한 샷에 우유를 가득 채운 호주식 라테 플랫 화이트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커피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몬머스 커피(Monmouth Coffee)는 테이크아웃하려 해도 긴 줄을 기다려야 한다. 이곳 커피가 시선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라테나 카푸치노 같은 베리에이션도 핸드드립을 베이스로 해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때문이다. 쇼디치의 올드 스트리트에는 로스팅으로 유명한 오존 커피 로스터스(Ozone Coffee Roasters)가 있다. 탄자니아, 케냐, 콜롬비아 등 5가지 원두를 지하에서 직접 로스팅한다. 우유를 쓰는 커피와 우유를 쓰지 않는 커피에 따라 블렌딩하는 원두 종류가 다르고, 브루잉 기구에 따라서도 다른 원두를 사용한다. 특히 우유 스팀을 잘해 라테를 시키면 부드러운 커피 생크림을 먹는 듯하다.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강건욱은 런던의 심장부, 크리에이티브한 미디어와 건축 회사가 즐비한 피츠로비아(Fitzrovia)에 위치한 카페인(Kaffeine)에서 플랫 화이트를 즐긴다. 호주 출신 바리스타가 모인 이곳은 스퀘어 마일(Square Mile)이라는 영국의 유명 로스터리 커피빈을 사용해 산도가 높고 산뜻한 맛이 강하다. 매주 바뀌는 맛깔스러운 푸드 메뉴가 있어 커피와 함께 가벼운 식사를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신맛이 강한 커피를 선호한다면 워크숍 커피(Workshop Coffee)를 방문해도 좋다. 런던의 10대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의 농장에서 수입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한다.
cafe information
· Monmouth Coffee 27 Monmouth Street, London WC2H 9EU, UK
· Ozone Coffee Roasters 1 Leonard Street, London EC2A 4AQ, UK
· Kaffeine 66 Great Titchfield Street, London W1W 7QJ, UK
· Workshop Coffee 27 Clerkenwell Road, London EC1M 5RN, UK


카페 토모카
아프리카 커피는 꽃향기와 열대 과일 같은 기분 좋은 산미가 풍부하다.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 간다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카페 토모카(Caffe Tomoca)를 꼭 들러야 한다. <론니플래닛> 매거진의 신진주 기자는 “갓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100g부터 대량 패키징까지 판매하고 있어요. 비교적 강한 로스팅으로 맛과 향이 진한 편이고, 현지인은 에스프레소보다 카푸치노나 우유를 넣은 라테를 즐겨 마셔요”라고 말한다. 아프리카 커피 원산지를 이야기할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케냐. 오리지널 케냐 AA 커피를 맛보려면 나이로비 시내의 나이로비 자바 하우스(Nairobi Java House)가 제격이다. 특유의 신맛과 과일 향 그리고 묵직함이 어우러져 케냐 원두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멕시코는 해발 1700m 이상에서 재배해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한다. 멕시코시티의 코요아칸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엘하로초(Cafe′ El Jarocho)에서는 계피 향과 설탕을 가미한 멕시코 전통커피 카페 데 오야(Cafe de Olla)를 맛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라 불리는 코피 루왁의 고향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아노말리 커피 코피(Anomali Coffee Kopi)는 루왁, 수마트라, 아체, 토라자, 자바 등 인도네이사 오리지널 커피만을 취급하는데, 실크처럼 부드러운 보디감의 토라자와 약간 신맛이 나는 수마트라가 인기다.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더블 에스프레소로 주문하길 권한다.
cafe information
· Caffe Tomoca Wavel Street, Addis Aababa, Ethiopia
· Nairobi Java House Mama Ngina Street, Transnational Plaza, Nairobi, Kenya
· Cafe El Jarocho Av. Mexico 25-C, Coyoac´an, Del Carmen, 04100 Ciudad de Mexico, D.F., Mexico
· Anomali Coffee kopi Jalan Senopati No.19, Kebayoran Baru, Jakarta Selatan,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2190, Indonesia


Berlin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25대 카페, <더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유럽 5대 카페 보난자 커피 히어로스(Bonanza Coffee Heroes). 베를린에서 태어난 한국계 독일인 최유미 씨가 2007년 동업으로 시작한 곳으로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자유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2가지 원두 중 선택해 커피를 주문할 수 있으며 산미가 강한 편이다. 7가지 메뉴 중 피콜로를 마실 것을 권한다. 에스프레소 2샷과 스팀 밀크를 넣은 작고 진한 라테의 일종으로 마셔보기 전엔 죽지 말라는 이곳의 대표 문구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

Amsterdam
작은 카페지만 암스테르담의 새로운 커피 물결을 이끌고 있는 주역으로 평가받는 랏 61 커피 로스터스(Lot 61 Coffee Roasters). 뉴욕에서 수년간 커피 바를 운영한 호주 출신 오너 바리스타가 호주의 국가 번호 61을 따와 이름 지었다. 1층 커피 바 선반에는 케멕스 커피메이커가, 반 층 내려간 지하에는 독일 프로밧의 로스터가 위풍당당하게 자리 잡았다. 산미가 높지 않은 구수함이 특징으로 훌륭한 커피를 제공하는 데에는 블랙(에스프레소), 화이트(오거닉 우유 첨가), 또는 필터 커피의 구분만으로 충분하다는 자부심을 메뉴에서 엿볼 수 있다.
Dublin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은 아직 낯선 도시다. 하지만 커피 마니아에게는 2016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열린 곳이자 떠오르는 커피 성지다. 3fe(3rd Floor Espresso)의 오너 콜린 하몬은 아일랜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네 번이나 국가 대표를 거머쥔 바리스타. 화려한 그의 이력만큼이나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블랙이글 화이트 버전을 비롯해 마르코 SP9, 미토스원 그라인더, 말코닉 EK43까지 최근 유행하는 커피 머신이 가득하다. 메뉴에서도 독특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나노 커핑, 워터 테이스팅이다. 종류가 아니라 원산지를 먼저 고르도록 하며 더블린 시내에서 커피로 유명한 많은 카페가 이곳의 원두를 사용한다.
Paris
페이스북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마셔봐야 할 세계 커피 맛집 100곳 중 한 곳인 카페 크래프트(Cafe Craft)는 파리지앵이 즐겨 찾는 곳이다. 테라스 카페가 지배적인 파리에서는 다소 새로운 개념의 카페로 코워킹 스페이스를 두어 인기가 많다. 커피 원두는 최근 로스터리로 떠오르는 카페 로미의 원두를 공급받아 라마르조코 FB80 2구 머신으로 커피를 내린다. 에스프레소에 약간의 우유를 넣은 누아 제트로 파리지앵의 일상을 느껴보자.

Barcelona
1919년부터 3대째 원두를 볶는 유서 깊은 카페 엘 마그니피코(El Magnifico). 과테말라, 에티오피아,브라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인도 등 수많은 커피 원산지에서 계절까지 엄격하게 따져 고른 원두를 로스팅한다. 275기압 이산화탄소로 고압 처리한 천연 생두도 판매해 커피 애호가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다. 각 나라별로 수집한 원두를 자세히 설명한 두툼한 책을 들여다보며 원두를 선택한 뒤 4가지 추출 방식 중 하나를 골라 주문하면 된다. 랑빠스81의 지오 셰프는 스페인 유학 시절 이곳을 즐겨 찾았다며, “중강배전으로 로스팅한 멕시코 원두를 가장 좋아했다”고 말한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조금 넣은 코르타도로 마셔야 이곳의 커피를 맛봤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fe information
· Bonanza Coffee Heroes Oderberger Straße 35, 10435 Berlin, Germany
· Lot 61 Cof fee Roasters Kinkerstraat 112, 1053 ED Amsterdam, Netherlands
· 3fe 32 Grand Canal Street Lower, Dublin 2, Ireland
· Cafe Craft 24 Rue des Vinaigriers, 75010 Paris, France
· El Magnifico Carrer de l’Argenteria, 64, 08003 Barcelona, Spain

Busan
온천장이라는 지명이 전국의 커피 애호가에게 알려진 것은 모모스 커피(Momos Coffee)의 역할이 8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60톤 이상의 생두를 수입하는데 각 원두 고유의 맛과 향, 퀄리티에 대한 이해가 강하며 매일 그날의 추천 핸드드립으로 가장 신선한 원두를 소개한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중미 커피의 비중이 높은 편. 커피마마의 최민혁 바리스타는 “에스프레소 주문 시 순번에 따라 호출하고 바에서 즉시 추출해 내준다. 즉시 추출한 신선한 샷을 제공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Gunsan
군산 여행의 종점이라 불리는 카페리즈(Cafeliz). 콜롬비아 유기농 인증을 받은 커피를 비롯해 공정 무역,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 등 다양한 인증을 받은 스페셜 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그중 ‘콜롬비아 유기농 아그로타타마’가 메인이다. 매년 심사관이 농장의 흙까지 포함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믿고 마실 수 있는 커피. 고소한 향에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밸런스를 이룬다. 원두를 로스팅할 때는 아로마를 살리는 방식을 추구한다. 카페 한쪽에 로스팅 기계를 여러 대 구비해 마음에 드는 원두를 선택하고 직접 볶아 자신만의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했다.

Gyeonggi-do
스모키하고 진한 커피를 선호한다면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커피 디엔에이 로스팅 컴퍼니(Coffee D.N.A Roasting Company)에 가봐야 한다. 원두는 에스프레소 블렌드와 밀크 블렌드로 나뉜다. 밀크 블렌드는 우유와 잘 어우러지도록 유분이 풍부한 6개 나라의 생두를 블렌딩했고, 에스프레소 블렌드는 남미 7개 나라의 원두를 다크 로스팅해 산미와 풋맛을 배제한 스모키하고 묵직한 맛의 커피다. 메인 바와 아일랜드 바로 공간을 구분했는데, 아일랜드 바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의 조작·추출 방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진한 초콜릿의 풍미가 감도는 더치커피도 유명하다.

Daegu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명가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라 핀카(La Finca). 메인 로스팅은 위용 있는 사이즈의 프로밧 로스터기가 담당하고, 스타벅스 1호점에서 사용하던 앤틱로스터기 역시 여전히 그 임무를 다하고 있다. 교육을 진행하는 랩실에선 최신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 슬레이어를 비롯해 스타벅스 리저브의 간판스타인 클로버 브루잉 머신까지 만날 수 있다. 커피 생두를 글라스 박스에 진열해 산지의 특성을 배우며 마실 수 있게 준비했고, 커피나무를 키우는 하우스도 있다.

Jeonju
한적한 지사울공원 앞에 위치한 스페셜티 로스터리 카페 매드 에스프레소 로스터리(Mad Espresso Roastery). 좋은 재료에 노력과 꾸준함을 더하면 커피가 맛있어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매일 아침 원두를 볶는다. 로스팅 머신은 디드릭 IR-12를 사용하는데, 디드릭 머신의 특징인 단맛과 부드러운 보디감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스페셜티 커피만 사용하며 ‘Why Always Me’라는 하우스 블렌드와 ‘I’m not Normal’이라는 시즈널 블렌드를 사용한다. 드립 커피로는 싱글 과테말라 인헤르토나 에티오피아 내추럴 토레아를 마셔볼 것을 권한다.

Jeju
제주시에서 가장 큰 로스터리 카페로 380평에 달하는 규모의 에스프레소 라운지(Espresso Lounge). 오너는 카페를 구상하며 약 2년간 미국과 유럽의 카페를 순례했고 그때 받은 영감을 공간에 풀어냈다. 생두는 국내 최초로 미국 메이저 그린빈 회사 중 하나인 카페 임포트를 통해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브라질의 그린빈을 직접 수입한다. 맛의 차별화를 위해 메인 로스터는 1930년대에 제작한 독창적인 열전달 방식의 로스터를 리빌트해 사용한다. 시야를 가리지 않는 바를 만들기 위해 해외 각국에서 수집한 모든 커피 장비를 매입했다. 핸드드립, 콜드브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cafe information
· Momos Coffee 부산광역시 금정구 오시게로 20
· MadEspresso Roastery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반교로 105-9
· Cafeliz 전라북도 군산시 백토로 261
· Coffee D.N.A Roasting company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산수로 414
· La Finca 대구광역시 수성구 국채보상로 953-1
· Espresso Lounge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대학로 1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문지영(jymoon@noblesse.com), 김윤영(snob@noblesse.com)
디자인 박은경 글 맹지나(여행 작가)(밀라노) 사진 선민수(도쿄), 김정근(시드니) 현지 취재 쿠와하타 유카(Yuka Kuwahata)(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