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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제국

LIFESTYLE

33년 경력의 일본 요리 장인이 그간의 경험을 모두 풀어놓은 미식의 세계, 스시 무라카미.

1 장인의 손길로 만든 스시 한 점 2 스시 조리장 모둠 스시

이태원로 어느 골목길, 일본식 정원을 연상시키는 하얀 자갈길을 따라가면 묵직한 블랙 도어를 마주하게 된다. 예약한 손님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비밀스러운 스시 바. 이방인에겐 쉽게 열리지 않는 굳게 닫힌 문이 한참 뒤에야 스르르 열렸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비현실적인 공간, 하얀 도화지에 선을 하나 그은 듯 새하얀 공간에 블랙 카운터와 체어만이 자리한다. 모든 자극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여백 가득한 공간, 새빨간 스시 한 점이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감각을 깨운다. 식사를 시작하면 문을 잠근다. 식사 중 울리는 전화벨 소리도,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도 없다. 어떤 방해도 없이 오로지 맛에 집중할 수 있는 이곳, 바로 스시 무라카미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의 일식 레스토랑 스시조의 단골이라면 이미 소문을 듣고 오픈하기 전부터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스시조의 전 총괄 셰프이자 33년 경력의 일본 요리 장인 무라카미 타다시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년 11월부터 약 1년간 준비해 오픈한 곳이기 때문. 가이세키 코스 요리에서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내며 식사의 흐름을 이어가는 셰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셰프는 20평 남짓한 공간을 바 형태로 구성해 총 8개의 좌석만 마련했다. 바 안쪽은 무라카미 셰프의 독무대. 매일 달라지는 12가지 요리로 구성한 가이세키 코스 메뉴를 통해 일본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다. 좋은 생선은 구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고, 날마다 준비하는 생선의 종류도 달라진다. 업체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는 호텔에서 일할 때와는 달리 시장에서 직접 식자재를 고르는 셰프. 국내에서 인기 있는 참치와 성게알은 사계절 맛볼 수 있고, 방어·도미·다금바리 등 흰 살 생선은 그날그날 손에 잡힌 최상급 생선을 마음 가는 대로 요리한다. 어떤 것은 다시마에 절이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상온에서 발효시키기도 하는 등 생선의 특징에 따라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조리한다. 웰컴 드링크로 제공하는 모엣 & 샹동 로제가 입맛을 깨우면 성게알과 찐 대게를 올린 생두부껍질 요리 사키즈케(전채)를 시작으로 전복 내장 소스를 더한 전복찜, 폰즈와 학꽁치 사시미, 모둠 생선회, 참치 뱃살 스테이크 등 12코스 요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이지만 입안 가득 호사스러움을 전하는 그의 스시 한 점은 셰프의 고집스러운 완벽주의와 함께 그의 음식을 추종하는 수많은 팬의 취향을 설명 해준다. 음식과 궁합이 좋은 특산 사케 6종, 일본 소주 4종,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각각 2종씩 마련했으며 디캔터와 잔은 모두 바카라 제품을 사용해 식탁의 품격까지 생각한다. 문의 02-794-7888, contactsushimurakami@gmail.com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
사진 제공 스시 무라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