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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ce Meets on the Art & Time

ARTNOW

손목시계에 그라피티의 감각적인 터치를 더했다. 그 결과 독보적인 디자인의 기계식 시계가 탄생했다. 시계 역사상 처음으로 스트리트 아티스트와 협업해 완성한 리차드 밀의 RM 68-01 콩고 투르비용(Kongo Tourbillon) 이야기다.

RM 68-01 콩고 투르비용 

 

 

리차드 밀이 스위스 시계 명가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시계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능력과 혜안 덕분이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단지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한 디자인을 창조하고 획기적인 신소재를 과감하게 도입한 것뿐이다. 누구나 생각하지만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는 것, 그것에 도전하는 것이 리차드 밀의 매력이자 가장 큰 무기다. 여기에 스위스의 전통 워치메이킹 방식을 고스란히 따르며 정확성과 정밀함까지 챙겼으니 시계 컬렉터들의 환호를 받을 수밖에. 올해 리차드 밀이 선보이는 RM 68-01 콩고 투르비용은 앞서 말한 브랜드의 DNA를 고수하는 것으로 모자라 업계 최초로 스트리트 아티스트의 광대한 예술 세계를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타임피스다.

 

핀셋을 이용해 부품을 고정하고 에어브러시를 이용해 채색하는 과정 

 

 

1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특수 에어브러시 

 

그라피티 예술을 옮긴 최초의 시계
리차드 밀은 기존에 전혀 시도하지 않던 방식을 워치메이킹 분야에 접목하는 걸 즐기는 브랜드다. 이번엔 거리 예술가로 이름을 날린 그라피티 아티스트 시릴 콩고(Cyril Kongo)와 협업해 RM 68-01 콩고 투르비용을 완성했다. 워치메이킹과 현대적 스트리트 아트의 조우는 시계 역사상 극히 드문 일이다. 다이얼 아트로 불리며 작은 시계의 다이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미니어처 페인터, 에나멜러, 젬 세터 등 전통적 장인들이 도맡아왔기 때문이다. 시계의 외관을 살피면 토노 형태의 케이스, 베젤 위 브랜드를 상징하는 12개의 스타 모양 스크루는 여전하며, 이들의 특징 중 하나인 시계의 심장을 고스란히 드러낸 스켈레톤 무브먼트도 자랑스레 위용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 무브먼트가 다채로운 컬러로 물들었다. 전통 워치메이킹에서는 볼 수 없는 컬러 팔레트다. 게다가 스프레이로 뿌린 흔적이 역력하다. 리차드 밀의 자랑인 투르비용 칼리버가 거리 예술가 시릴 콩고의 캔버스가 된 셈이다. 작가가 창의성을 펼치는 공간이 대도시의 음침한 거리가 아닌 시계의 브리지와 플레이트 위로 바뀐 것이다.

 

그라피티 아티스트 시릴 콩고  

그라피티로 가득한 시릴 콩고의 아틀리에 

 

그라피티를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킨 아티스트 시릴 콩고
시릴 콩고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그라피티 아티스트 시릴 판(Cyril Phan)은 1969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후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예술 세계를 완성했으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적 비전을 개발 및 확장한 결과 불과 10여 년 만에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고대의 프레스코 벽화를 연상시키는 그의 그라피티는 완벽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내 작업의 근원은 그라피티입니다. 모든 작업의 출발점이죠. 나는 거리에서 그림을 배웠고, 그곳의 그라피티는 내게 예술학교였어요. 가끔 다른 곳에 눈을 돌릴 때도 있지만 내 정신은 항상 나만의 여정이 시작된 ‘거리’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거대한 벽, 캔버스 혹은 또 다른 형태의 표면 어디든 간에 그라피티는 특유의 코드를 지닌 언어인 동시에 글쓰기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단 하나의 공간이나 혹은 특정한 표면에 집착하는 화가는 아닙니다.” 그래서일까? 시릴 콩고는 자신의 캔버스를 작은 시계로 옮기는 데 큰 흥미를 느꼈고, 리차드 밀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에 흔쾌히 도전할 수 있었다.

RM 68-01 콩고 투르비용
앞서 말한 것처럼 RM 68-01 콩고 투르비용은 리차드 밀 시계 고유의 특성은 유지한 채 무브먼트의 베이스플레이트와 브리지에 초정밀 스프레이를 이용해 색을 입힌 독창적인 타임피스다. 재미있는 사실은 콩고가 사용한 페인팅 기술을 개발하는 데 1년 이상을 투자했다는 것. 시계 부품이라는 워낙 작은 공간에 작업을 해야 해서 기존의 도구로는 완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차드 밀과 콩고는 한 번에 물감 한 방울을 스프레이로 뿌릴 수 있는 특수 에어브러시를 제작했다. 특히 무브먼트 기능의 핵심인 무게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페인트의 중량까지 사전에 엄격하게 결정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팀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난제를 하나하나 함께 해결했다. 지워지지 않는 페인트가 티타늄 소재 부품에 완벽하게 착색되어 찬란한 색을 발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물. 물론 조립과 분해 과정에서도 고유의 색은 손상되지 않는다. 기술 개발만이 문제 해결의 전부는 아니었다. 무브먼트 위에 예술의 혼을 불어넣어야 하는 콩고에게는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특수 장비 개발과 함께 개인적으로 5cm2에 불과한 부품 위에 페인팅 작업을 하기 위해 수많은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1년도 넘게 연습한 것 같군요. 어떤 부품은 길이가 몇 밀리미터에 불과했고, 더 작은 것도 있었습니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부품 위에 레터링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가장 어려운 일은 무브먼트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페인트 양을 조절하는 것이었어요. 마치 이미 완성한 자동차의 섀시, 엔진 그리고 피스톤 위에 페인팅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그 크기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작았지만요.” 결국 그는 육안으로는 거의 식별하기 힘들 뿐 아니라, 손으로 직접 그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는 선을 무브먼트 위에 그릴 수 있었다. 이 작업을 지켜본 리차드 밀 창업자 리차드 밀은 “그는 워치메이킹 기술의 한계를 한 차원 끌어올렸습니다. 콩고의 작품을 시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어요. 콩고는 단순히 부품 여기저기에 페인트를 입히는 데 만족하지 않고, 그만의 예술 세계를 시계라는 작은 세계에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그 점이 대단하다고 봅니다”라고 평가했다.

 

 

컬러 브리지 아래 빠르게 회전하는 투르비용 

Richard Mille RM 68-01 Kongo Tourbillon 기능 시·분, 투르비용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RM 68-01, 42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TZP 블랙 세라믹과 NTPT 카본
크기 50.24×42.7×15.84mm

 

화려한 컬러로 물들인 무브먼트 브리지 

 

겹겹이 조립된 부품 사이사이에도 시릴 콩고의 흔적이 남아있다. 

 

시계 앞면의 브리지는 마치 활처럼 아치 모양을 이루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로 길거리 벽화에서 볼 수 있는 거친 붓질을 연상시킨다. 그의 페인팅은 다이얼이 자리한 시계 앞면뿐 아니라 백케이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통해 드러나는 베이스플레이트는 벽에 물감을 뿌린 모습을 닮았다.

시릴 콩고의 손맛이 절대적인 만큼 30개 한정 생산하는 제품 중 같은 것은 단 한 개도 없다. 네온 컬러 물감을 이용해 채색하고 옐로 스트랩을 장착한 모델 

 

백케이스를 통해 드러나는 베이스 플레이트에도 시릴 콩고의 감각이 살아 숨쉰다. 

 

리차드 밀의 혁신으로 무장한 RM 68-01
예술적인 무브먼트 외에도 이 시계에는 리차드 밀의 혁신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차고 넘친다. 베젤과 케이스 뒷면의 소재는 TZP 블랙 세라믹을 사용했다. 저밀도 소재인 이 세라믹은 스크래치에 강하고 열전도율이 낮아 손목시계의 소재로 적합할 뿐 아니라 매트한 질감으로 가공해 모던한 느낌을 선사한다. 무브먼트를 감싼 케이스 측면(케이스 밴드)은 탄소섬유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얻는 평행 필라멘트를 여러 층으로 쌓은 NTPT 카본으로 완성했다. 미세 균열과 파손에 대한 저항력을 한껏 끌어올린 덕에 시계의 심장을 보호하기에 제격! 게다가 수심 50m까지 방수가 가능해 실용적이다. 한편 케이스는 9시에서 3시 방향,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두께가 얇아지는 비정형 디자인으로 시각적으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시릴 콩고의 터치를 가미한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5등급 티타늄으로 부식에 강하고 매우 단단해 시계의 부품이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기능하도록 돕는다. 6시 방향엔 투르비용을 장착해 중력의 영향을 상쇄한다. 아티스트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RM 68-01 콩고 투르비용은 30점만 한정 생산한다. 문의 02-2230-1288

 

에디터 | 이현상 (ryan.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