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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ssages of Two Art Icons

ARTNOW

서펀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트 신의 다양한 면면.

왼쪽 (한스 울리히)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는 서펀타인의 아티스틱 디렉터이자 미술사가, 큐레이터로 『The Interview Project』의 저자다
오른쪽 (베티나 코렉) 베티나 코렉은 서펀타인의 CEO이자 예술가의 작품을 제작, 배포하는 실천 플랫폼 ‘ForYourArt’ 설립자다.
Courtesy of Serpentine ©Andrew Quinn

지난여름 『아트나우』는 런던을 넘어 세계 아트 신을 이끄는 서펀타인의 CEO 베티나 코렉, 아티스틱 디렉터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와 대담을 나눴다. 서펀타인의 행보와 더불어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트 신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못다 한 이야기가 남아 몇 가지 답변을 공유한다. 두 예술 아이콘이 말하는 주목할 만한 예술 도시, 런던 예술계의 특징, 앞으로 계획 등.

예술계에는 아트 페어, 갤러리, 미술관, 비엔날레, 비영리단체 등 성격과 목적이 다른 예술 기관이 있죠.
이들이 서로 어떻게 상생해야 할까요?

베티나
지적하신 것처럼 예술계도 그 안에 여러 기관이 있어요. 각자 고유의 상징성을 지니고 경제적 가치를 내기도 하죠. 예술계는 본질적으로 협력적 생태계입니다. 팬데믹 여파로 상업과 비상업의 간극이 줄어들고 협력 가능성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트 마켓은 종종 상업성을 띤 조직을 일종의 매개체로 삼아 비영리ㅌ단체에 중요한 지원을 하기도 하거든요.
한스-울리히 아트 페어는 도시, 그리고 도시가 만든 도회적 문화에서 출발해 그 수를 늘리곤 하죠. 프리즈가 열린 서울처럼요. 이는 런던, 바젤, 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 전체가 전시 공간 역할을 하고, 가건축물이 전시장이 되고, 미술관과 갤러리마다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베티나의 말처럼 매우 협업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항상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연합을 고민합니다. 물론 갤러리와 박물관, 아트 페어 등과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과학 및 기술 기업과도 연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브리엘 마산(Gabriel Massan)의 Continuity Flaws: The Loophole at Outernet Arts (2023). Courtesy of Outernet Arts

런던, 뉴욕, LA, 파리 등 전통 예술 강자에 더해 베를린, 암스테르담, 서울, 홍콩, 상하이 등 개성 있는 도시가 예술의 신흥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중 특별히 주목하는 도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베티나 개인적으로 제 고향 LA를 늘 관심 있게 지켜봅니다. LA와 런던의 연결 고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대담한 혁신과 유동성이 LA의 매력이죠. LA도 런던처럼 지리적으로 넓게 뻗은 도시인데, 이런 지리적 특성은 예술가들이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두 도시의 예술가들은 모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혁신적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을 이루면서도 실험적이고 놀라운 기업가 자질을 지녔어요. 프랑스 아를 역시 오늘날 흥미진진한 소도시 중 하나입니다. 마야 호프만(Maja Hoffmann)이 이끄는 루마 아를(LUMA Arles)이 2013년부터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2021년에는 LA 출신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아름다운 공간도 열었습니다.
한스-울리히 런던은 당연히 늘 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놀라운 기틀과 새로운 에너지로 활기를 되찾은 파리의 상황도 흥미롭습니다. 빈 역시 매우 역동적으로 변했죠.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예술 신도 놀라울 만큼 활발하고, 포르투갈 라구스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브라질 예술계가 현재 매우 강세를 보이는 만큼 아프리카계 브라질 아티스트 세대를 주목할 만해요. 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아티스트의 강력한 창작 거점으로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다행히도 예술계는 이제 특정한 두세 도시에 쏠리지 않아요. 전 세계에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곳이 있죠. 도시를 구분하는 개념이 더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물론 질문에서 언급한 중심지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서울의 에너지는 정말 놀랍고 흥미롭죠. 싱가포르 예술계도 물론 많이 성장했고, 유럽에선 지난 몇 년 동안 밀라노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다원주의 세상이 온 듯합니다.

토마스 사라세노(Tomás Saraceno)의 Cloud Cities: Species of Spaces and Other Pieces (2023) 설치 전경.
Collaboration with Web(s) of Life, Serpentine, London, 2023, Photo by Studio Tomás Saraceno.

두 분이 몸담은 런던 현대미술 신의 특징 혹은 눈여겨보면 좋을 기관이 있다면요?
베티나 런던에는 과감한 도전 정신과 실험 의지가 넘쳐흘러요. 이는 런던에 있는 예술학교들의 강력한 네트워크에서 비롯합니다. 이들은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무엇보다도 글로벌 중심지로서 런던이 갖춘 풍부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현장과 이 시스템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학생과 졸업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습니다. 홀본 지역에 있는 미모사 하우스(Mimosa House)는 정말 존경할 만한 곳이에요. 큐레이터 다리아 칸(Daria Khan)이 설립한 이 비영리 프로젝트 공간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여성과 퀴어 예술가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하거든요.
현대미술계의 두 ‘아이콘’으로서 예술의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베티나 호기심을 가지세요. 가능한 한 많은 전시를 관람하고, 댄스와 비디오 아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예술을 접해보세요.
한스-울리히 베티나의 말대로 호기심은 항상 무언가의 원동력입니다.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세요.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말했듯이 실험은 끝이 없어야 합니다. 절대 멈추지 말라고도 충고하고 싶습니다. 이건 단거리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에요. 또 어떤 형식으로든 예술가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실제로 예술가의 꿈을 실현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도 항상 그들의 의견을 들으며 프로젝트를 실현합니다.

리나 고트메(Lina Ghotmeh)가 2023년 디자인한 서펀타인 파빌리온. Courtesy of Serpentine, Photo by Iwan Baan ©Lina Ghotmeh.

먼 미래에서 현재를 보고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렇다면 오늘날 현대미술계를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베티나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리 중 누구도 미래를 확실히 알지 못하죠. 2000년대와 2010년대는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가 확산하고, 다양한 지역과 퀴어의 목소리가 커지고, 다른 분야와 협력하는 등 예술계 전반에 걸쳐 급속한 국제적 확장이 두드러졌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미술계는 여러 면에서 ‘세계화’의 동의어예요. 2020년대는 세계적이라기보다는 좀 더 지역적으로 돌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세계적이되 보다 세분화된 소규모 반경 내에서 구체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겁니다.
한스-울리히 오늘날 현대미술계를 제가 정의 내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저는 항상 예술가의 대화를 녹음해요. 언젠가 머지않은 미래에 5000시간 분량의 대화를 들음으로써 사람들이 현대미술계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선보일 프로젝트나 미래 계획을 들려주세요.
한스-울리히 아직 실현하지 못했지만 미래에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말씀드릴게요. 저도 인터뷰하는 아티스트와 건축가에게 항상 이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모든 사람의 미실현 프로젝트 목록 같은 걸 만들어둘 정도죠. 수년 동안 수집한 미실현 프로젝트를 모아 전시를 기획하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한 가지 덧붙이면 21세기에는 블랙 마운틴 칼리지(Black Mountain College) 같은 다학제적 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지만 계획을 그림으로 그려두기도 했어요. 유토피아적 계획이죠. 조각과 퍼포먼스를 주로 선보이는 미국 예술가 데이비드 해먼스(David Hammons)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아직 실현하지 못한 꿈이고, 앞으로도 이런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리나 고트메(Lina Ghotmeh)가 2023년 디자인한 서펀타인 파빌리온. Courtesy of Serpentine, Photo by Iwan Baan ©Lina Ghotmeh.

 

에디터 백아영
사진 제공 서펀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