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뿐인 경험
바쉐론 콘스탄틴과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선보이는 메종의 오버시즈 그리고 새로운 오버시즈 캠페인 탤런트이자 아티스트인 자리아 포먼이 3일간 함께한 아이슬란드 로드 트립이 남긴 특별한 추억.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승마 체험.
파리에서 북쪽으로 3시간 넘게 비행해 도착한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 9월 중순인데도 경량 패딩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날씨가 북극 근처에 왔음을 실감케 했다. 빙하를 포함한 대자연과 2010년 갑자기 폭발해 전 세계 항공편을 마비시키기도 한 활화산을 가진 나라이자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진 아이슬란드. 그리고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을 만큼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메이킹 메종 바쉐론 콘스탄틴. 이 두 이름의 조합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 것은 창립자 장 마크 바쉐론과 그의 가문이 정성스럽게 만든 시계를 전 세계에 알린 프랑소아 콘스탄틴의 이야기와 아이코닉 워치 오버시즈(Overseas) 컬렉션에 담긴 ‘여행’이라는 화두 덕분이다. 하지만 바쉐론 콘스탄틴이 아이슬란드 여행을 제안한 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바쉐론 콘스탄틴은 사진작가이자 탐험가인 코리 리차드(Cory Richards), 오트 쿠튀르 크리에이터 이칭 인(Yiqing Yin), 디자이너 오라 이토(Ora Ito)를 포함한 아티스트를 메종의 탤런트로 선정해 ‘One of Not Many’라는 매력적인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표현 그대로 ‘one of not many’ 아티스트 서클에 새롭게 조인한 미국 출신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Zaria Forman)이 두 번째 중요한 이유였다.
본격적 여정에 앞서 초대된 프레스 전원에게 메종의 타임피스를 트립 기간 내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필자에게 배당된 모델은 블랙 다이얼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오버시즈 쿼츠.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스마트한 메탈 브레이슬릿, 레더와 러버 스트랩 중 앞으로 펼쳐질 로드 트립 일정에 맞춰 러버 스트랩을 골라 착용했다. 세련된 오버시즈에 스포티한 감성을 입힌 느낌.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하는 아이슬란드 여정은 이렇게 우아한 ‘여행의 동반자’와 함께 시작됐다.

취재 중 방문한 아이슬란드의 폭포.
지구의 극지방을 돌아다니며 직접 촬영한 녹아내리는 빙하의 모습을 파스텔을 이용해 손으로 표현, 변화하는 풍경에 대한 자각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일깨우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자리아 포먼. 이번 이벤트의 일환으로 그녀의 전시회가 레이캬비크(Reykjavik) 시내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모던한 외관의 문화센터 하르파(Harpa)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맞춰 공개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컬렉션 캠페인 속 ‘탐험가’의 이미지가 다소 진중해 보였다면 직접 마주한 자리아 포먼은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환한 웃음과 편안한 위트가 무척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아이슬란드의 또 다른 랜드마크 다이아몬드 비치(Diamonds Beach)에서 본 빙하 조각을 촬영해 소프트 페이퍼 캔버스에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파스텔로 재현한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 연작. 아주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사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실사와 근접한 그녀의 작품 중 크기가 60×90인치에 달하는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 No. 3(Fellsfjara, Iceland No. 3)’는 ‘One of Not Many’ 캠페인의 일환으로 메종이 구입했다고 한다. 빙하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공기 방울 속에 담겨 현재까지 이어진 ‘과거의 시간’. 그 속에 담긴 지구 환경의 역사를 반추하고, 얼음이 녹으면서 과거의 공기가 현재와 만날 때 들리는 작은 소리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자리아 포먼의 작품 세계는 창립 당시부터 ‘시간’에 가장 탁월한 방식으로 우아한 의미를 부여해온 바쉐론 콘스탄틴의 헤리티지와 많이 닮았다.
다음 날 아침, 자리아 포먼이 영감을 얻는 원천이자 바쉐론 콘스탄틴과 그녀가 새로운 오버시즈 컬렉션 캠페인을 촬영한 다이아몬드 비치를 찾아가는 이틀간 여정이 시작되었다. 대자연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임을 실감케 하는 장대한 폭포를 보고, 내려앉은 화산재의 매혹적인 블랙 컬러를 입은 드넓은 벌판에 세운, 모든 것이 세심하게 준비된 편안한 텐트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런치를 즐겼다. 또 일반 말보다 크기가 작은 아이슬란딕 호스 라이딩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그날 저녁, 지름 35mm 사이즈로 선보이는 오버시즈 컬렉션 핑크 골드 제품도 공개했다. 메종이 1977년 출시한 222 모델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이 피스의 베젤에는 9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 오버시즈 라인 특유의 스포티 시크 디자인과 어우러져 부담스럽지 않은 화려함을 더했고, 백케이스에서도 오버시즈 컬렉션을 상징하는 윈드로즈(풍배도(風配圖)) 모양을 장식한 22K 골드 로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착용한 쿼츠 모델처럼 함께 제공하는 메탈 브레이슬릿, 레더와 러버 스트랩을 한 번의 클릭으로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자리아 포먼의 손목에 감겨 모든 일정을 함께한 핑크 골드 모델도 필자가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장거리 여행이나 탐험 중에도 훌륭한 동반자임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마지막 날, 아이슬란드 남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예퀼사를론(Jo kulsarlon) 빙하 사이에서 카약을 직접 조정해보는, 표현 그대로 ‘Once in a Lifetime Experience’ 시간을 즐긴 후 트립의 최종 목적지인 다이아몬드 비치에 도착했다. 현무암이 만들어낸 검은색 모래 해변에 햇살 아래 투명하게 반짝이는 빙하 조각이 흩어져 있는 곳. 자리아 포먼과 바쉐론 콘스탄틴의 인연을 이어준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 연작의 주인공인 빙하 조각을 직접 마주한 순간, 새로운 오버시즈 캠페인 영상 속 자리아 포먼이 언급한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그걸 보호하고 싶어진다(When you love something, you want to protect it)”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공격적인 문구나 이미지 대신 상처받은 자연의 조각을 현실에 가장 근접하게 그려내는 자리아 포먼. 현장에서 직접 보지 못한 이들에게도 천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One of Not Many’ 아티스트와 그녀의 진심 어린 작품 활동을 지지하는 바쉐론 콘스탄틴. 이 두 존재의 아름다운 동행은 특유의 우아함과 견고함으로 메종의 아이코닉 컬렉션으로 자리 잡은 오버시즈만큼이나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새로운 탤런트로 합류한 자리아 포먼.
Interview with Zaria Forman
탁월함과 혁신 그리고 예술성을 기반으로 바쉐론 콘스탄틴이 엄선하는 ‘One of Not Many’의 탤런트로 합류하게 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저만큼 자신의 작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창작자로 구성된 이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빙하를 목격한 그 짧은 순간을 렌더링으로 작업하는 것처럼, 바쉐론 콘스탄틴에도 정확한 시간 측정과 즉각성 같은 개념이 필수적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디테일에 대한 관심과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는 소중한 협업의 기회를 얻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작가님이 어떤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 세계관의 중심축인 시간과의 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 그리고 혁신과 창의성을 미래를 위한 매개체로 인식하는 것이 바로 저와 바쉐론 콘스탄틴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극도로 테크닉적이면서도 예술적 시계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 여전히 모든 작업이 수공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이 워치메이킹에서 장인정신과 장식 기법의 중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인내, 세심한 관리 그리고 엄격한 절제를 필요로 하는 제 작업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제품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바쉐론 콘스탄틴은 여행이 곧 ‘탐험’이던 시절에 세계를 여행하기 시작한 워치메이킹 메종이죠. 사실 아직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다양한 컬렉션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라 특정 모델을 꼽아 말하긴 어렵지만, 제 작업의 중요한 화두인 여행과 탐험에 천착한 오버시즈 컬렉션에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겐 경이로움의 원천인 북극, 남극 같은 지구의 가장 외진 곳에 대한 탐험은 제 작업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이죠.
변화하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파스텔만 이용해 기록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재료의 특성상 파스텔은 번지기 쉽고 붓과 달리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려울 듯한데, 파스텔과 손가락을 재료로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간단하고 또 직관적입니다. 단지 종이를 자르고 흔적을 남기기만 하면 되니까요. 또 수정의 여지가 거의 없어 미니멀한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지우개를 자주 사용하는 대신 ‘실수’를 작업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을 선호하며, 최소한의 새로운 재료층으로 실수를 해결하는 데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단순한 작업 과정을 통해 언제 어떻게 그것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이번에 공개한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 연작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예술은 무서운 뉴스 보도보다 우리의 감정에 훨씬 효과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죠. 덕분에 아티스트들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인 변화하는 풍경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의 경고와 통계의 숫자만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제 그림을 통해 쉽게 이해될 수 있기를, 이번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 연작을 통해 사람들이 어디에 있든지 이러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고 저만큼 그 모습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직접 보지 못한 빙하와 풍경, 이 모든 숭고한 것을 그림을 통해서라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면, 그 장소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레 들 테니까요.
2024년에 특별히 소망하는 일이 있나요?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 연작의 첫 번째 작품 전시에 이어 2024년 초봄에 뉴욕의 윈스턴 베히터 갤러리에서 전시할 새로운 작품으로 연작을 계속해 완성해나갈 생각입니다. 또 바쉐론 콘스탄틴과 세계 곳곳에서 전시를 개최할 계획도 세우고 있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제 작품을 보고 변화하는 풍경의 최전선에 있는 외진 곳으로 잠시나마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메종의 상징적인 오버시즈 쿼츠.
에디터 이주이(jylee@noblesse.com)
글·현지 취재 배우리(파리 통신원)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