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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al Still Life

ARTNOW

제 몫을 다하다 스러지는 꽃의 생에서 인간의 삶을 마주하다.

    “꽃을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피고 지는 꽃의 생에서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을
    봅니다. 세상에 못난 꽃은 없습니다. 화려하게 만개한 꽃 옆에는 시들어
    축 처진 꽃도 있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주인공인 개개인의 모든 삶이 특별하듯,
    꽃 하나하나도 모두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입니다.”
    by 유승재

모든 것이 신비롭고 새롭던

   이제 막 피어나 하늘로 고개를 든 꽃에서
   세상을 향해 꿈과 희망을 표출하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다.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꺾이지 않는

   마른 지푸라기 사이 아슬아슬하게 핀 코스모스.
   들판에 핀 코스모스는 강하다. 가녀려 보이는 줄기에는
   어떤 응축된 에너지가 흐르고 있다.

서로 다르게 흐르는 시간

   누군가는 활짝 핀 튤립을 두고 흉측하다고 말한다.
   추울 때는 웅크리고 따뜻해지면 제 얼굴을 보여주는 튤립.
   그 모든 모습이 튤립의 고유한 생이다. 어여쁜 꽃잎 속 꼿꼿하게
   서 있는 수술은 늘 생기 넘치고 말갛다. 같은 품종이라도
   생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마치 인간의 생처럼. 조금 더
   오래 버티는 꽃 옆에는 고개를 먼저 떨구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잎에서 그 찬란한 나날을 떠올려본다.

세월을 머금은 원숙한 아름다움

   시들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오래도록 곁에 두게 되는 꽃,
   아마릴리스. 선홍빛을 띤 꽃잎은 잘 숙성된 와인처럼 검붉게
   변한다. 원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향이 난다. 그 옆으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초록색 줄기는 시스타펀. 편평하고
   반듯하던 시스타펀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가고 싶은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두 팔을 뻗는다. 하루가 지나 다시 보면 또 다른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이 계절을 그렇게 함께 보낸다.

피고 지는 축복 속에서

   화려하게 만개한 핑크빛 작약 옆에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는 수국. 수국은 뜨겁고 찬란한
   전성기 여름을 보내고 겨울을 맞으면 생기를
   잃고 말라버린다. 그러나 흐트러지지 않은
   자태로 누렇게 빛바랜 겨울 수국은 그 자체로
   고고해 보인다. 언제나 관용을 베풀며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수국 같은 이가 있다면
   무엇보다 소중한 축복이다.

고독한 침묵의 지층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에서
   차분하게 오늘을 살아낸다. 피고 지고
   움트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호흡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강인하듯.

 

에디터 박은아(프리랜서)
사진 신선혜
플로리스트 유승재(헬레나플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