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친구라는 이름으로

FASHION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환상적 호흡을 자랑하며 하나의 색깔을 보여준다.

한충희 아이보리 슈트 GUCCI, 그린 울 메시 스웨터 FENDI
박수경 코튼 셔츠와 와이드 팬츠 모두 TOD’S
최정윤 시스루 재킷과 니트 베스트, 팬츠 모두 COS, 원형 펜던트 FENDI
정동우 데님 재킷 SONGZIO, 투톤 배색 스니커즈 GUCCI

“지금이 골든 타임이에요. 전통 한식의 매력과 철학을 널리 알려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죠.” 한식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감식안으로 모인 UGD 한충희 대표, 금돼지식당 박수경 대표, 난로학원 최정윤 이사장, 미트포포 정동우 대표. ‘난로회’라는 공동체로 뭉친 네 사람은 한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열정과 실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해냈고, 앞으로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이들에겐 더 많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난로회’라는 이름이 정겹고 흥미로워요.정동우난로회(煖爐會)는 18세기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들이 즐긴 겨울 바비큐 모임입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한양 풍속에 숯불을 지핀 화로를 가운데 두고 음식을 구워 먹는 모임이 있었는데, 이를 ‘난로회’로 불렀다고 해요. 궁중의 경우 정조가 박지원·정약용 등 신문물에 개방적이던 당대 최고 실학자와 승정원·홍문관·규장각 신하들을 대동해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지으며 난로회라는 연회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2022년 다시 태동한 ‘난로’는 맛있는 음식을 향유하고 상호 문화를 교류하던 데서 착안한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모임입니다.
난로, 그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최정윤 저는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실장이자 헤드 셰프를 맡아 한식을 연구하고 있어요. 동시에 난로학원, 난로파운데이션이라는 비영리 사단법인 이사장으로서 한식 산업을 일으킬 다양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국 & 중국 부의장을 지내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어요. 2022년 그렇게 지금의 ‘난로’가 탄생했고,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만들었어요. 오늘 함께한 세 친구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줬습니다. 저희는 만나면 시너지가 너무 좋아요.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더 보탬이 될까, 늘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라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보탬이 될까, 함께 고민한다’는 표현이 참 따뜻하네요.최정윤 저희는 크루들을 ‘난로 유니버스 벗’으로 불러요. 난로를 함께 이끌고 있지만 사실 각자 시간, 돈, 재능을 쏟아붓고 있거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들이 왜 여기에 모여 있나? 찬찬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 나라도 잃어봤고,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기도 했잖아요. 그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냈고, 이만큼 발전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한국인의 근성이자 자긍심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선조들이 잘 지키고 보존해온 문화를 이제 우리가 지켜내야죠. 한충희 예전에 박서보 화백과 함께했던 난로회가 생각나네요. 프리즈 기간이라 전 세계 아트 컬렉터들이 서울에 모였고, 그분의 전 세계 벗들과 함께 난로회를 열었죠. 저희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국에 이런 멋진 문화가 있다는걸. 마치 동학농민운동을 하듯 각자 재능을 모아 우리 문화의 가치를 드높이자고 말이죠.

주로 모임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특별히 정해진 날이 있나요? 박수경 난로는 비정기적 모임입니다. 특별히 정해진 날짜 없이 호스트가 주제를 정하면 거기에 맞는 벗들이 모이죠. 한마디로 게릴라예요. 현재까지 약 40회에 걸쳐 총 300명 넘는 한식 셰프와 맛집 사장, IT, 디자이너, 화가, 금융계, 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한식 문화를 연구하고 산업 발전을 토론하는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많게는 한 달에 네 번 모인 적도 있고요. 반대로 한 번도 모이지 않은 적도 있어요. 음식을 앞에 두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곤 하죠.
‘난로 인사이트’를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행사인가요?최정윤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난로 2024’는 한식 글로벌 심포지엄으로 저희가 만든 이름은 ‘난로 인사이트(Nanro Insight)’입니다. ‘미식의 미래: 한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각계각층의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한식의 발전 가능성과 세계화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입니다. 최근 세계적 K-푸드 열풍을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다양한 방법을 살펴보는 자리죠. 세계적 위상의 셰프들을 한국에 초청해 한식을 배워보는 헤리티지 투어(한식 체험) 등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이정표를 선보이죠. 그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한식이 정말 잘될 것 같아?”예요. 그 물음에 해답을 드리는 자리입니다.
앞으로 난로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요?정동우 오랜 시간 함께해온 장인과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전통적 방식과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중 하나는 전국의 특산물을 찾으러 다니는 ‘헤리티지 투어’죠. 예를 들면 통영에 홍합으로 만든 합자장이라는 장이 있는데, 그걸 활용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한식 문화 콘텐츠를 빚어낼 수 있을지 연구해요. ‘난로 아카데미’는 점차 사라지는 장인의 기술력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존하는 거예요. ‘난로’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한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물결이 되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손소라(ssr@noblesse.com)
사진 박재영
헤어 한지선
메이크업 공혜련
어시스턴트 이금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