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 더 헨더슨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의 디렉터 사라 클롬프와의 독점 인터뷰.

더 헨더슨 전경. Courtesy of The Henderson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 더 헨더슨(The Henderson)이 완공되어 2024년 하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센트럴 지역에 위치한 이 스카이스크래퍼는 높이 190m, 36층으로 주변 초고층 건물과 함께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연결하게 된다. 2017년 매입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축 부지였던 2 Murray Road에 우뚝 선 더 헨더슨이 긴 대장정 끝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프로젝트를 이끈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 디렉터 사라 클롬프(Sara Klomps)를 <노블레스>가 만났다.
자하 하디드의 유산을 반영한 더 헨더슨의 설계 목표는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어떻게 발전했나요? 자하 하디드 건축의 목표는 프로젝트마다 고유한 맥락, 지역 문화를 고려해 건축과 주변 도시 구조가 원활하게 결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 헨더슨은 체이터 가든과 홍콩 비즈니스 지구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보행자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건축물의 바닥을 지상보다 높여 녹음이 우거진 1층 광장을 설계해 인도를 연결하고, 공공 공간을 창출했습니다. 아울러 자연 형태를 반영한 건축디자인과 주변 환경을 투영하는 유리 파사드는 더 헨더슨을 지역과 유기적으로 연결합니다.
홍콩의 난초(The Bauhinia)에서 영감받은 더 헨더슨의 디자인을 설명해주세요. 더 헨더슨의 건축 형태에서 수직선 분할과 발코니 레벨의 핀치 포인트는 건축물이 위로 올라갈수록 커지는 듯한 인상을 주도록 고안했고, 꽃잎 모양 건축물 난간은 타워의 전체적 모양을 꽃봉오리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건축 형태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 외에도 주목할 점은 이 장소의 상징적 의미입니다. 곧 만개할 꽃봉오리처럼 새로움이 기대되고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며, 미래 지향적 열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혁신과 환경적 책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더 헨더슨은 마천루의 친환경적 미래에 어떻게 기여하나요? 더 헨더슨의 시스템에는 스마트 냉각기 플랜트 최적화, 고효율 HVAC 장비, 자연광이 충분한 시간대에 인공 조명을 줄이는 일광 센서가 있습니다. 또 저유량 위생 설비와 관개용 빗물 재사용을 통해 물 소비를 최소화하고, 태양광 설비로 전기 수요의 일부를 충당합니다. 그리고 빌딩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실내 온습도 및 환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재실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 및 예측할 것입니다. ‘특허받은 친환경 기술’ 태양 반응형 환기 장치(SRV)는 공기 흐름을 생성해 복사열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통합 입주자 경험 분석 플랫폼(ITEAP) 데이터 대시보드를 통해 더 헨더슨의 ESG 성과를 모니터링하며,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건축 부지에 따른 도전 과제나 건축 과정에서 장애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한 보람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유리 파사드로 디자인한 더 헨더슨은 4겹 또는 7겹 접합 곡면 단열 유리로 구성된 4000개 이상의 패널, 1000개 이상의 다양한 곡률로 제작했습니다. 건축에 사용된 유리 패널은 특정 복원력 요구 사항을 충족해 극한의 날씨를 견디도록 설계했는데, 최신 디지털 기술로 제어되는 유리 성형 기법으로만 이 복잡한 외관 자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 건물 아래 MTR 터널과 홍콩의 높은 지하 수위로 인해 지하 공사는 지상의 타워 공사에 상응할 정도로 까다로웠습니다. 센트럴 지역에 물류 차량이나 운송 크레인을 주차할 공간이 거의 없는 점과 팬데믹은 공사를 진행하는 내내 큰 도전 과제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극복한 더 헨더슨은 21세기 홍콩의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상징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상상 속 디자인에서 출발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내고, 도시의 아름다운 랜드마크를 탄생시키는 것은 건축가로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매우 보람된 일입니다.

사라 클롬프.
홍콩이 매력적인 이유는 역사적 근현대 건축물과 그 사이를 메우며 뿌리를 노출한 채 뻗은 나무, 그리고 아찔한 높이의 최첨단 빌딩이 한 곳에 어우러져 독창적 조망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건축은 거대한 규모와 공공성을 포괄하는 예술 영역이기에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갖는 책임감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울 것이다. 매력적인 도시 홍콩에 우뚝 선, 천재적 건축 회사가 빚어낸 건축물이 지난 수년간의 노정을 마치고 오픈을 앞두고 있다. 도심 속 난초, 더 헨더슨이 지역과 기능적으로 결합해 홍콩 시민과 함께 펼쳐나갈 향기로운 미래가 절로 그려진다.
에디터 박수전(soojeunp@noblesse.com)
사진 더 헨더슨(The Henderson),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