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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IC DIALOGUE

LIFESTYLE

샤넬 코리아가 프리즈 서울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가를 조명하는 ‘나우 & 넥스트’ 시리즈의 주인공 김아영·임영주 작가와의 대화.

사진 이강혁

 Now Artist Kim Ayoung 
시각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은 신화와 기술, 지정학과 미래지향적 도상학을 아우르는 작업을 이어왔다. 다양한 존재의 모호한 상태, 사건의 중간 단계 등에 관심을 가져왔고 영상과 사운드, VR, 텍스트, 퍼포먼스 같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 상상력을 표현해왔다. 2023년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 아트 어워드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새로 제정한 ‘ACC 미래상’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 채널 비디오, 25분,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 채널 비디오, 25분,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 채널 비디오, 25분,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나우 & 넥스트는 두 아티스트에게 도시와의 관계, 급변하는 주변 세계의 영향, 시간과의 연결성 등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작업 활동과 예술적 고뇌를 공유하는 시리즈입니다. 참여하며 느낀 소감이 궁금합니다. 지금처럼 신작 발표 직전의 시기에는 작업에 매진하느라 대외 활동이 극히 줄어드는 일종의 ‘침잠된’ 시간을 보내는데, 오랜만에 즐거운 사회 활동이자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웃음) 나우 & 넥스트 영상 인터뷰는 모두 시각적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 좋은 자극이 되었어요. 또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한 인터뷰에서는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1인 인터뷰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창작자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스로서 체감하는 이 도시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세계 어느 곳보다 서울은 특히 속도가 곧 화폐가 된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정보, 기술, 동향의 수용 속도가 절대적으로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가 한국 미술계에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그러기에 더욱 자신의 생각과 속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세상을 향한 문을 열고 닫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넥스트’ 아티스트로 선정된 임영주 작가와는 평소 친분이 있나요? 공통된 고민이나 공감대를 발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부터 임영주 작가님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상을 보내는 루틴이나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아티스트에게는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어요.
8월 29일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라는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을 전시합니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 후속작으로, 여성 배달 라이더 주인공 에른스트 모와 앤 스톰이 고립된 가상 도시에서 소멸된 고유 시간관을 복원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사진 강민정

 Next Artist Im Youngzoo 
종교, 미신 같은 초현실적이고 영적인 영역을 언어, 미디어, 자연과학 등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온 임영주 작가. 영상, 회화, 설치, 출판 등을 아우르며 불합리한 믿음과 그 이면의 구조를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하나의 이미지나 소리에서 시작해 전통, 역사, 정치, 과학, 뉘앙스 등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풍성한 내러티브를 완성하는 그녀의 작업은 기묘하고 신비로우며, 예측할 수 없는 사유의 장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페리지갤러리에서 죽음 이후의 다른 차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하는 개인전 <미련 未練 Mi-ryeon>을 열었다.

임영주, Waiting M, 4채널 비디오 설치, 스테레오 사운드, 40분, 2021.

임영주, 미련 未練 Mi-ryeon, 영상, 소리, 물체, 60분, 2024.

임영주, 석력, 기록영상, 단채널, 1분 50초(loop), 2016.

‘넥스트’ 아티스트로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번 시리즈에 참여하며 느낀 감회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작업을 하다 보면 촬영지, 작업실, 사는 동네 주변에만 머물게 되고, 그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만 만나게 됩니다. 지정학적으로 내가 위치한 곳에서 나를 떼어놓고 생각해볼 시간을 갖기 어려운데, 나우 & 넥스트 시리즈에 참여하며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김아영 작가님과 정해진 인터뷰나 토크 시간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특별했고요. 프로덕션 규모가 커질 때 작업이 변하는 것, 전시를 구성하는 법, 작가로서 준비하거나 경계해야 할 것 등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천천히 하나씩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
아트 토크에서 언급한,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마주한 서울역에서의 낯설고 두려웠던 순간과 그로 인해 생긴 서울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작업에 영감으로 작용하는 이 도시만의 이미지나 요소가 있나요? 서울에서는 뭔가 계속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새것처럼 만들기도 하고, 또 오래된 것처럼 꾸미기도 하고요. 전통처럼 보이는 것도 알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게 많죠. 이런 부분이 겹쳐 보이기도, 불현듯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런 요소를 종종 작업에 적용합니다. 전통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서울에 살며 듣게 되는 소리와 이미지 등을 활용하는 거죠.
특히 아티스트는 개인의 고유성과 사회적 관계 사이에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두 요소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집이나 작업실에 혼자 있는 게 익숙한 성향이라 특별히 고유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다만 평소 조용히 지내다가도 전시를 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거나 여행을 갔을 때 스스로 조금씩 태도가 변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이런 경험이 모여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습니다. ‘나는 식물이다’라는 생각으로 환경이 변할 때 기분과 태도가 바뀌는 것을 예민하게 들여다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물리적 제약이 없다는 전제 아래 언젠가 한 번쯤 다뤄보고 싶은 주제 혹은 제작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신체의 외부를 ‘외계’라고 가정할 때, 외계로의 이동은 늘 궁금한 이야기입니다. 물리적 제약이 없다는 전제가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하네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내년에 뉴욕에 위치한 아만트(Amant) 레지던시에 참여합니다. 뉴욕은 2019년 두산 레지던시 이후 오랜만에 가는 것이기도 하고, 아만트는 리서치에 중점을 둔 기관이라 더욱 기대됩니다. 거기서 이주하는 새와 그것을 기록하고 따라가는 사람들에 대한 작업을 해보려 해요. 그리고 돌아온 뒤 겨울에는 오랜만에 그림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