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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과 로컬 사이

ARTNOW

베이징 798 예술특구에서 갤러리 위크엔드 베이징 2024가 열렸다.

매지션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A Vision of You〉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아티스트 티무르 시친(Timur Si-Qin).
아래 스퍼스 갤러리에서 열린 록사나 피루즈만드의 〈On My Mother’s Lap〉 전시 전경.

“글로벌 아트 데스티네이션(Global Art Destination).” 갤러리 위크엔드 베이징(Gallery Weekend Beijing, GWBJ) 2024 개막을 맞아 798 예술특구 초입에 거대한 영어 현판이 세워졌다. 지난 2017년을 시작으로 여덟 번째 열린 GWBJ 2024는 올해 처음으로 베이징의 양대 아트 페어인 베이징 당다이, 징아트(모두 5월 23일~26일)와 개최 기간을 맞췄다. GWBJ는 아트 페어와 달리 개별 작품 판매보다 전시에 중점을 둔 행사다. 별도 행사장을 대여하거나 짓는 대신 798 예술특구를 중심으로 베이징 전역의 미술 기관 수십 곳을 활용, 관람객을 불러 모은다. 798 큐브, 울렌스 현대미술센터(UCCA) 등 비영리 기관이 주요 갤러리와 함께 참여하는 것이 특징. 아트 페어보다는 비엔날레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스퍼스 갤러리에서 열린 이란 회화 작가 록사나 피루즈만드(Roksana Pirouzmand)의 전시 〈On My Mother’s Lap〉은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에 대한 기록과 상실의 슬픔을 도자기에 그리고 구워낸 작품이 인상적이었고, 갤러리아 콘티누아 베이징에서는 중국 작가 추즈제(Qiu Zhijie)가 〈Eco-Lab〉전을 위해 5층 전시 공간을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십 개의 대형 설치 작품으로 가득 채웠다.

798 큐브에서 열린 김윤철 작가의 〈양극의 타원: 내면의 입자와 마술적 흐름〉 전시 ‘Impulse’ 설치 전경.
아래 798 큐브에서 열린 김윤철 작가의 〈양극의 타원: 내면의 입자와 마술적 흐름〉 전시 ‘Chroma XI’ 설치 전경.

규모와 밀도 면에서 단연 돋보인 전시는 798 큐브 미술관에서 열린 김윤철 작가의 〈양극의 타원: 내면의 입자와 마술적 흐름(Elliptical Dipole: Visceral Particles and Sorcerous Flows)〉이다. 김윤철 작가는 3300m2에 달하는 압도적 규모의 전시 공간을 십분 활용,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한 ‘Chroma’를 총길이 20m 이상으로 확대 설치했고, 입자검출기 246개가 우주에서 입자를 수신할 때마다 빛과 소리를 내는 ‘Argo’, 수백 개의 유리관과 유압식 펌프를 순환하는 액체를 투명한 플라스틱 호스로 연결한 모습이 거대한 샹들리에를 연상시키는 ‘Impulse’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전시는 10월 13일까지 이어진 이후 중국 전역을 순회할 예정. GWBJ 갈라 디너 테이블에서 만난 상하이 샹아트 갤러리 큐레이터는 “베이징은 상하이, 홍콩과 달리 지역색이 강하다. 팬데믹 이후 대거 외국인이 빠져나간 것도 그런 특색을 더욱 강화했다”고 최근 베이징 아트 신의 분위기를 전했다. 과연 798 예술특구 거리에선 과거와 달리 외국어가 거의 들려오지 않았지만, 베이징 시민의 예술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160위안(약 3만 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에도 798 큐브 미술관은 시종 붐볐고, 아티스트 포럼이 열리는 강당을 가득 메운 시민은 2시간 넘게 이어진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러한 시민의 열성과 200곳 가까운 갤러리가 여전히 성업하는 798 예술특구의 인프라는 아트 바젤 홍콩이 열리는 홍콩의 3월, 웨스트번드 아트 & 디자인이 열리는 상하이의 11월에 이어 ‘베이징의 5월’을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이유다. 세계적 작가의 전시와 더불어 나이키와 소니의 글로벌 신제품 론칭 행사가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무렵 798 예술특구의 분위기,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트 데스티네이션’의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여러모로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말이다.

 

에디터 정규영(ky.chung@noblesse.com)
사진 GWBJ 조직위원회, 798 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