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밤과 함께 차린 가을 식탁
천고마비의 계절, 자연에 대한 존중과 이해로 요리하는 솔밤의 가을 식탁은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채운다.

두 가지 한 입 거리와 우엉국수
입맛을 돋울 두 가지 한 입 거리를 준비했다. 겹겹이 만든 바삭한 김부각은 전어로 채운 것. 가을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어 살만 가볍게 떠 초절임한 뒤 샬럿과 시소, 레몬즙을 넣어 버무렸다. 페레로 로쉐 초콜릿의 비주얼을 구현한 메뉴는 닭 간을 부드러운 무스 형태로 만들어 머랭 위에 얹고, 메이플 시럽과 아몬드로 장식했다. 맑은 국물이 일품인 우엉국수는 우엉을 3일 동안 약한 불로 잔잔하게 끓인 육수에 국수를 삶아 차돌구이와 참나물을 올렸다.

잿방어 물회와 캐비아
다시마 파우더를 뿌리고 동그랗게 만 잿방어에 콜라비 동치미 주스를 부어 먹는 물회. 톡톡 터지는 송어 알과 햇양파, 피클링한 콜라비를 담고 청양고추 오일로 매콤함을 더했다. 캐비아를 아낌없이 담은 디시는 아래 크림치즈로 만든 바바루아가 매력적이다. 테두리에 단새우를 두르고 딜 오일과 크림을 넣은 덕에 향긋함이 먼저 마중한다.

대게 잣즙 무침
살이 꽉 찬 가을 대게로 만든 요리. 대게 살을 바른 뒤 잣을 갈아 만든 소스, 구운 한치, 사과, 오이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게딱지를 본뜬 그릇에 담았다. 잣 캔디와 아보카도 무스, 대게 튀일을 덮어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모렐버섯 만두 튀김과 메추리
한국식 진한 갈비 양념에 하루 동안 재운 항정살과 으깬 두부로 모렐버섯 속을 채웠다. 만두처럼 만든 모렐버섯은 겉에 전분을 얇게 묻혀 바삭하게 튀겼다. 소스로 낸 두부장은 3일간 숙성한 두부, 들기름, 그릭 요거트로 만든 것. 메추리는 트러플 내음이 물씬한 메뉴로, 가슴살 사이사이 트러플 무스를 채워 구운 다음 발효한 표고버섯 소스와 트러플을 갈아냈다. 가니시로는 부드럽게 익힌 셀러리와 트러플 퓌레를 준비했다.

한우 꽃등심과 젓장, 우엉 떡갈비
6주 동안 웨트 에이징해 부드러운 꽃등심을 구이와 떡갈비로 준비했다. 숯 향을 입히며 구운 등심과 함께 낸 젓장은 끓인 멸치 액젓에 청양고추를 통째로 넣어 숙성한 후 액체만 걸러 만든 수제 소스. 솔잎을 엮은 붓으로 가볍게 바르면 된다. 떡갈비는 고기를 곱게 다져 잣과 우엉을 넣어 빚었다. 곁들인 우엉 피클, 얇게 저민 더덕 생채, 누룩 오일을 발라 구운 더덕구이가 풍미를 배가한다.

사과 디저트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 사과를 다양한 형태와 식감으로 표현한 디저트. 꿀이 가득한 사과를 곱게 갈아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린 소르베 위로 시럽에 푹 절인 뒤 바삭하게 말린 사과 칩을 데커레이션했다. 아래에는 사과 젤리와 콩포트, 유자 캐비아, 파인애플 세이지 오일을 뿌려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에디터 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심윤석
요리 엄태준(솔밤 헤드 셰프)
푸드 스타일링 이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