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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WAS YOUNG

FASHION

어린 시절 일상의 모험을 탐구한 보테가 베네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

2025 s/s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보테가 베네타가 대미를 장식했다. 쇼가 열리기 전 초대장과 함께 토끼 모티브 가죽 브레이슬릿을 보낸 것은 귀여운 ‘예고편’이었다. 쇼장에 들어서자 런웨이 양옆을 가득 채운 다양한 동물 모양 빈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자노타(Zanotta)와 협업해 완성한 토끼·강아지·고양이·펭귄·곰·말 등 동물 모양 빈백 60여 종은 쇼가 시작되기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쇼 노트를 통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를 언급하며, 동물 모양 빈백은 장롱 속 인형 사이에 숨어 있는 외계인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영감받은 것이라 설명한 뒤 이번 시즌 컬렉션 테마를 ‘어린 시절 일상의 모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어린 시절 옷장에 들어 있던 부모님 옷을 입었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장난기 넘치고 실험적인 파워 드레싱을 선사했다. 비대칭 스커트와 엑스트라 오버사이즈 재킷의 매치, 구겨진 것처럼 주름 잡힌 드레스, 토끼 모양 옷깃을 가미한 레더 코트, 슈즈 뒤꿈치에 붙은 개구리 장식 등 키덜트 요소를 가득 넣은 룩으로 위트와 유머를 보여주었다. 관객을 동심의 세계로 이끈 매개체인 토끼 모티브는 레더 소재 티셔츠와 가방, 벨트 버클 곳곳에 활용되었다.

밀라노 거리에서 영감받은 룩도 대거 등장했다. 딸 대신 핑크색 책가방을 메고 등굣길을 함께하는 아빠, 장을 보고 나온 듯 마트 비닐봉지와 레더 소재로 제작한 꽃다발을 든 여성, 도시락 가방을 갖고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연출한 모델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룩 대부분은 베이지·브라운·옐로·오렌지·레드·바이올렛 등 밀라노 거리가 연상되는 컬러 팔레트로 구성했다. 쇼 후반부로 갈수록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상상력과 수공예의 결합을 통한 룩이 눈을 즐겁게 했다. 정교한 스팽글 코트, 풀오버와 스커트, 천 조각을 여러 개 겹겹이 덧댄 스커트, 가죽 아플리케를 장식한 골드 원피스와 멀리서도 눈에 띄는 태슬 장식 헤드피스가 연이어 등장했고 키보드를 담은 인트레치아토 위빙 백, 성냥개비 모양 액세서리 등 흥미로운 요소를 끊임없이 선보였다.
“어린 시절, 우리의 일상은 모험의 연속이었죠. 환상적인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을 느끼며 통상적 기대나 관습에 얽매이지도 않았어요. 가능성의 문이 활짝 열린 것 같았죠. 이 모든 것은 전략이 아닌 진정성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마티유 블라지의 말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보테가 베네타 2025 SUMMER 컬렉션은 미장센이 완벽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
사진 보테가 베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