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아름다움 속으로
손끝 힘으로 빚은 예술적 기교와 정교한 아름다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까르띠에의 성지를 목도하다.

미래를 지향하는 전통이 깃든 장소
까르띠에 시계가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훌륭한 매뉴팩처 브랜드의 시계라는 점이다. 지난 10월, 스위스 제네바 라쇼드퐁에 위치한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Maison des Metier d’Art Atelier)를 방문했다. 제네바 시내에서 2시간가량 쉬지 않고 달려야 도착하는 라쇼드퐁에는 까르띠에뿐 아니라 익숙한 워치 하우스의 매뉴팩처가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2011년, 까르띠에는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라쇼드퐁 매뉴팩처 바로 옆에 있는 17세기 모습을 간직한 한 농가를 인수했다. 아틀리에 드 아키텍처의 건축가 스테판 오니와 오래된 농가 복원 전문가 질 티소는 뇌샤텔과 베른주의 여러 농가에서 공수한 목재 패널과 석재 바닥, 벽난로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2014년 완성된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는 건물의 원래 크기와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며 장인들에게 최적의 작업 환경을 보장하도록 설계되었다. 건물 중앙에는 모든 층을 관통하는 유리 샤프트가 있어 워치·주얼리 작업을 할 때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해준다.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50여 명의 장인은 예술 공예와 주얼리, 그리고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공유하며 흥미롭고도 진귀한 워치 컬렉션을 개발 중이다. 이렇게 설립된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희소한 기술을 공유하고 보존하며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는 까르띠에의 예술 공예에 대한 헌신을 반영한다.
워치 용어 중 메티에 다르(Metier d’Art)는 시계 제작에 쓰이는 수공예 예술 기법을 뜻한다. 에나멜링, 미니어처 페인팅, 우드 마케트리, 그래뉼레이션, 전통 자수 기법, 젬스톤 세팅, 나아가 유리공예까지 전통적 수작업을 통해 한 점의 아트 작품을 완성하듯 다채로운 테크닉의 향연을 보여준다. 무브먼트가 시계의 심장이라면, 다이얼은 얼굴이다. 어떤 무브먼트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 것처럼, 다이얼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시계 분위기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는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는 까르띠에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의 하모니가 펼쳐지는 곳이자, 그동안 텍스트로만 수없이 읽던 전통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확인한 감동의 시간이었다. 외형은 따라 할 수 있지만, 까르띠에만의 집착과 고집으로 이뤄낸 디테일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수식어로 표현되는 까르띠에. 그 속에는 기술과 혁신, 그리고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 공들이고 내실을 다지는 까르띠에는 결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워치메이킹과 주얼리가 공존하는 곳
까르띠에의 역사는 1847년 주얼리와 함께 시작됐고, 1853년부터는 워치메이킹 분야에서도 서서히 두각을 드러냈다.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를 통해 까르띠에는 워치메이킹과 주얼리라는 메종의 두 가지 대표 영역의 조화와 융합을 꿈꾼다. 파인 워치메이킹 무브먼트 부품은 라쇼드퐁에 위치한 매뉴팩처 워크숍에서 제조한 후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로 옮겨 주얼러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다. 젬세터들은 그레인 세팅, 스노 세팅, 인버티드 파빌리온 세팅, 퍼 세팅 등으로 진귀한 젬스톤을 올리고 에나멜 장인들은 한 땀 한 땀 다채로운 컬러를 입히며 금속 비즈를 통해 놀랍고도 새로운 패턴의 우아한 워치와 주얼리를 탄생시킨다.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는 예술 공예와 주얼리, 그리고 워치메이킹 노하우의 독특하면서 흥미로운 조합을 토대로 고귀한 워치 컬렉션을 개발하고 제작한다.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는 5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되는데, 특정 전문 분야와 팀 간 자유롭고 활발한 교류와 재능의 결합으로 30개 이상 특허를 받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보존하다, 혁신하다, 그리고 공유하다
전통적 공예 기술은 장인의 경험과 구술을 통해 후대로 전해지기에,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에서는 공유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에 까르띠에는 스위스, 프랑스 인근 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까르띠에의 장인과 엔지니어는 지속적 교류와 워크숍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독창적 장인정신과 최신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의 워치와 미학적으로 빼어난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 내 연구실에서는 엔지니어와 주얼러, 기술자들이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대고 마이크로 유체학, 기계학, 자기학 등 첨단 기술뿐 아니라 3D 프린팅과 레이저를 통해 궁극의 아름다움을 실현한다. 1993년에는 미래의 워치메이커를 양성하기 위해 스위스 꾸베에 워치메이킹 연구소를 설립했고, 매뉴팩처 견습생과 장인을 모아 기술 교육을 진행했다. 지금도 매년 150~200명의 직원이 교육을 받는데, 특히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는 젬 세팅과 주얼리, 워치메이킹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교육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리치몬트 캠퍼스의 에나멜링 학교와 까르띠에 워치메이킹 연구소는 다양한 에나멜링 기술과 전통적 마이크로 공예 기법을 공유하며 우정을 나눈다. 이처럼 까르띠에는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를 통해 과거 전통을 배우고 보전하며, 현재 기술을 연마하고 접목하면서 혁신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에디터 손소라(ssr@noblesse.com)
사진 까르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