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쉼을 위한 공간
대부도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한 두오모 최항순 회장과 함께 ‘진정한 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취향이 깃든 아늑한 공간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시시각각 마주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목격하는 일. 단순한 듯하지만 정작 일상에서 누리기 쉽지 않은 이 경험을 위해 두오모 최항순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대부도로 향한다. 서해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품은 더헤븐 리조트 안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한 것은 약 2년 전. 세계적 골프 코스 설계자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한 골프장으로 알려진 더헤븐CC 중앙부에 2023년 총 6동, 228실 규모로 새롭게 들어선 레지던스 1실을 분양받았다. “오래전부터 온전한 휴식을 위한 공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단독주택 형태의 별장도 생각했지만, 상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관리가 걱정됐어요. 그러던 중 더헤븐CC 대표님께 레지던스를 새로 짓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곳이다’ 싶었죠. 일단 건축물 자체가 아주 견고해요. 나인원한남으로 알려진 배대용 건축가가 설계를 총괄하고 포스코이앤씨가 내진 설계를 맡았는데, 진도 9.0의 지진도 견딜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구마다 풍속 80m/s에도 끄떡없는 특수 창을 적용했어요. 일반 주거 공간에 비해 천고가 1m가량 높은 것도 특징입니다. 덕분에 공간 자체가 넓지 않아도 탁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공용 주택이면서도 프라이빗한 데다 공간에서 서해의 밀물과 썰물, 낙조 등을 실컷 감상할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특히 주변을 둘러싼 천혜의 자연환경에 마음을 빼앗겼죠. 직원들이 상주하는 만큼 공용부는 상시 관리되고, 요청하면 개별 공간도 청소해줘서 편리합니다.”
폴트로나 프라우·놀·월터 놀 등 가구부터 키친 브랜드 불탑과 아르떼미데·플로스 같은 조명, 아가페·토토·인바니 등 욕실 브랜드, 그리고 펜디 까사까지. 해외 유수 럭셔리 리빙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온 두오모를 설립해 25년간 이끌어온 최항순 회장의 섬세한 감각과 탁월한 안목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단순히 고가거나 고급 재료를 한데 엮은 제품이 아닌, 용도에 부합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과 탁월한 품질을 갖춰 오래 사용할수록 가치가 돋보이는 아이템을 선보여왔다. 이런 그의 지향점은 세컨드 하우스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로열 스위트’에 해당하는 231m²(약 70평형) 규모의 공간은 거실 겸 주방과 침실 2개, 욕실 2개,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항순 회장은 기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벽 도장과 바닥재, 현관 타일, 수전, 조명 등을 취향에 맞게 변경하고 직접 고른 가구를 배치했다.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이길 바랐어요. 바닥재는 다크한 우드 컬러를 좀 더 밝은 것으로 바꾸었고, 현관 타일도 아이보리 컬러로 교체했죠. 메인 침실 옆 욕실에는 조적 욕조가 있었는데 혼자 반신욕을 즐기기에는 너무 큰 것 같아 없애고 배스텁을 들였어요. 천장 조명과 커튼 박스 내 간접등 대신 다운 라이트와 플로어 램프를 곳곳에 배치했고요. 기존 구조와 옵션이 괜찮은 편이라 상당 부분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방 오븐과 빌트인 시스템은 가게나우 제품이고, 드레스 룸에는 비앤비이탈리아 시스템을 갖췄어요. 욕실 세면대 역시 그대로 사용하되 수전만 교체했죠.”

왼쪽 최항순 회장이 직접 가꾸는 레몬 트리.
오른쪽 월터 놀 침대를 놓은 게스트 룸.
휴식을 위한 장소인 만큼 ‘나다움’에 특히 집중해 조성한 공간에는 익히 알려진 인테리어 공식이나 유행하는 스타일과 거리가 먼, 흔치 않으면서도 조화로운 ‘멋’이 깃들어 있다. 특히 놀과 월터 놀, 폴트로나 프라우 가구를 믹스 매치한 거실, 각종 다완과 서울대학교 도예과 학생들의 도자 작품 등 한국적 오브제를 비롯해 은식기·디자인 서적 등을 배치한 게스트 룸 선반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올리브 오일과 모데나 발사믹, 비알레띠 모카 포트, 에스프레소잔이 놓인 불탑 테이블을 비롯해 등받이가 높은 폴트로나 프라우의 아웃도어 암체어를 배치한 테라스, 날이 추워져 야외에서 거실로 자리를 옮긴 레몬나무, 주변을 산책하다 채집한 나뭇가지와 들국화 등 그의 취향과 시간이 오롯이 담긴 아이템이 가득하다.

위쪽 커다란 불탑 테이블과 잉고 마우러의 조명을 매치한 다이닝 공간.
아래왼쪽 공간 곳곳에 계절을 알리는 과일, 식물 등이 놓여 있다.
아래오른쪽 커피를 내려 마시는 잔 하나에도 최항순 회장의 취향이 깃들어 있다.
공간에서 또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조명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미니멀한 원통형 아르떼미데 ‘압살롬’ 플로어 램프가 맞이한다. 오픈 키친 앞 대형 테이블 위에는 잉고 마우러의 ‘플로테이션’ 펜던트 램프가 달려 있고, 거실 TV 옆에는 아르떼미데 ‘메람포 테라’ 플로어 램프가, 메인 침실에는 붉은 하트 형태의 램프가 익살맞은 잉고 마우러의 ‘원 프롬 더 하트’ 테이블 램프가 자리한다. 이 외에도 비비아와 플로스의 테이블 램프, 플로스 펜던트 조명과 벽 조명 등 공간 구석구석 크기와 형태가 다채로운 조명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이 공간에서 특히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는 탁 트인 통유리창으로 스며드는 자연광입니다. 덕분에 시간대에 따라 실내 감도와 분위기가 달려져요. 햇살이 좋은 오후에는 거실 깊숙이 빛이 쏟아지는데, 그 따사로움이 참 좋아요. 해가 저물고 저녁이 되면 어둠이 주인공이니 직접적인 빛보다는 간접조명이 자연스럽죠. 제 경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때는 조도를 많이 낮추는 편입니다. 시간과 상황에 맞는 조도가 있고,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빛의 세기나 감도 역시 다릅니다. 그것을 깨닫고 파악해 일상에 적용한다면 양질의 휴식을 취할 수 있어요.”
업무는 물론 각종 미팅과 행사, 해외 출장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최항순 회장에게 더헤븐 레지던스는 진정한 ‘오프(off)’를 실현해주는 아지트와 다름없다. 서울에서 대부도로 향하는 방파제 위에서 그는 머릿속을 채운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의 휴식을 ‘작정’한다. “쉼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잘 쉬어야 일의 효율도 더 높아지고, 창의성도 발휘되는 만큼 휴식은 정말 중요해요. 특히 한국은 워낙 많은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쉬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쉰다면서 열심히 계획을 세우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끊임없이 정보를 습득하는 이가 많죠. 저는 이곳에 올 때면 생산적인 일을 멈추고 말 그대로 ‘리프레시’만을 위한 시간을 보냅니다. 테라스에 앉아 시시각각 달라지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거나, 리조트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나뭇잎과 갈대를 통해 계절을 느끼곤 하죠. 자동차로 10분 정도 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갯벌이 있는데, 붉은빛 칠면초 군락이 장관이에요. 썰물 때만 드러나는 바닷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되새깁니다.”

왼쪽 아르떼미데 플로어 램프와 놀 소파가 아늑한 분위기를 이끈다.
오른쪽 빌트인되어 있던 조적 욕조를 없애고 배스텁을 배치한 욕실.
거의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대부도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그는 “이렇게 고즈넉한 곳에서 보내는 3일이 제법 길 것 같지만, 쉬는 일도 생각보다 바쁘다”고 말하며 웃는다. 오전 일찍 일어나 책을 읽거나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아침에는 조식과 커피 한잔 즐기며, 오후에는 주변 바닷가를 산책한 뒤 더헤븐 리조트 내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인피니티 풀 등 입주민 전용 부대시설을 이용한다. 멀지 않은 곳에는 수산시장이 있어 신선한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근처에서는 로컬 주민들이 주최하는 오일장이 열려 유기농 재료와 식품을 구하기도 한다. “이제는 대부도 홍보대사가 다 된 것 같아요.(웃음) 종종 지인들이 놀러 오는데, 지역의 아름다움을 저만 알기 아쉬워 직접 데려가 보여주곤 합니다. 다들 서해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며 감탄해요.”
좋아하는 물건으로 채운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알아채고 즐기는 일. 잘 조성된 스파에서 몸을 깨우고, 따뜻하게 데운 잔에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며, 포근한 침대에 앉아 차분한 조명 아래 책 읽다 잠드는 시간. 진정한 쉼을 선사하는 공간의 힘을, 최항순 회장의 레지던스에서 경험했다.

위쪽 더헤븐 리조트 산책로를 걷는 최항순 회장.
아래왼쪽 대부도 바닷길.
아래오른쪽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서해 바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표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