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젊음
캔버스 안에 작은 연극 무대를 세우고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리는 작가 울리케 토이스너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Rico’, 2024. © Galerie EIGEN + ART Leipzig/Berlin and Ulrike Theusner
1959년, 미국 극작가 테너시 윌리엄스는 희곡 <스위트 버드 오브 유스(Sweet Bird of Youth)>를 발표했다. 상실과 혼돈의 도시에서도 미래에 대한 꿈과 환상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인간의 야망과 젊음, 사랑, 실패 등을 다룬 작품이다. 독일 바이마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울리케 토이스너(Ulrike Theusner)는 2018년 이를 모티브로 초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가까운 친구와 지인을 대상으로 정체성과 감정의 층위를 드러내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작품으로 표현한 것. 불확실성과 체념, 불신과 회의가 깃든 동시에 순수함과 호기심, 자부심이 배어나는 캔버스 속 인물들의 시선은 작가 자신의 내면이자 현대인의 자화상과 다름없다.
울리케 토이스너는 세계를 하나의 연극 무대로 설정하고, 사람들을 극 중 배우이자 앙상블로 가정해 동시대 사회 모습을 탐구한다. 청년들의 초상, 가면 쓴 인물, 죽음을 상징하는 악마, 기이한 도시 풍경 같은 모티브를 통해 현대사회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초현실적 이미지로 변형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 셀카 문화 등에서 비롯한 이미지 과잉 현상은 작가의 주된 관심사다. 허영과 허상 및 가짜 자아가 담긴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의 거짓과 진실, 그 경계에 대해 꾸준히 고찰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장면을 빠르게 스케치하거나, 도시 풍경을 즉흥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색함, 긴장감, 고립감 등 순간적 감각을 포착해 이를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실험하는 것. 드라이포인트 에칭의 선, 즉흥적 잉크 드로잉, 파스텔의 부드러우면서 강렬한 질감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와 풍경을 자아낸다.

<스위트 버드 오브 유스> 전시 전경. © 노경
1월 17일부터 3월 8일까지 파운드리 서울에서 울리케 토이스너의 개인전 <스위트 버드 오브 유스>가 열린다. 한국 첫 전시를 위해 작가는 ‘꿈꾸는 젊음’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총 6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파스텔 초상화 드로잉 연작을 비롯해 고야의 판화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잉크 드로잉 시리즈, 세폭화로 이루어진 대형 신작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젊음의 본질은 내면의 혼돈을 동반하며,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모순된 감정이야말로 뉴 제너레이션의 힘과 가능성을 상징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하는 울리케 토이스너. 꿈과 현실의 양면성을 제시하며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시간이다.

울리케 토이스너. © Ulrike Theusner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