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의 주얼리 역사
동시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반클리프 아펠의 주얼리 역사를 조우했다. 헤리티지 컬렉션은 메종의 노하우와 미학의 집약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주얼리 컬렉션은 동시대 장인의 세공 기술과 미적 감각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선보인 반클리프 아펠의 헤리티지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다. 주얼리는 물론 프레셔스 오브제를 포함한 200여 점의 마스터피스로 구성된 컬렉션은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철저한 검증과 함께 진품 여부, 출시 이후 수십 년간 어떠한 상태로 보존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메종의 전문가들이 쌓아온 지식과 안목을 기반으로 디자인은 물론, 착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구매가 가능한 제품으로 선별되는 부분도 흥미롭다.

튀르쿠아즈와 라피스라줄리, 핑크 쿼츠의 조합이 인상적인 탁상시계, 1929년.
1920s
절제된 시각으로 기하학적 모티브를 해석하는 아르데코 양식은 약 10년 동안 트렌드를 이끌었다. 1920년대에는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가 조합된 작품이 대다수지만, 때로는 로어링 트웬티즈라 불리는 대담하고 화려한 컬러의 프레셔스 스톤이 강조되기도 했다.

쿠튀르 세계에서 영감받은 아방가르드 양식 구조의 루도 브레이슬릿, 1938년.
1930s
1930년대는 모더니즘이 주를 이뤘다. 설립자의 딸 르네 퓌상(Renee Puissant)이 아트 디렉터 수장으로 부임하며 메종의 창조적 정신이 꽃을 피운 시기다. 1933년 특허받은 미노디에르와 미스터리 세팅 기술은 주얼리 예술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 루도 브레이슬릿이 첫선을 보인 때다.

다시 만난 가족을 상징하는 플래티넘·루비·사파이어·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드 클립, 1946년.
1940s
1940년대를 기점으로 반클리프 아펠과 쿠튀르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메종은 안정적 공급이 확보된 골드로 주얼리 피스를 탄생시켰다. 자연을 테마로 해방과 희망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내기도 했다.

만화가 사랑받던 시기의 위트 있는 마우스 클립, 1958년.
1950s
옷의 접힌 주름, 실루엣 등 패션 요소에서 영감받은 작품이 인기를 모은 1950년대. 낮에는 옐로 골드 주얼리를, 저녁 무렵에는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하이 주얼리를 이브닝 가운에 연출하는 방식이 성행했다. 1954년, 메종은 라 부티크 콘셉트의 합리적 주얼리 피스를 출시했다.

총 52.94캐럿에 달하는 블루 오벌 컷 사파이어 17개를 세팅한 트레플르 네크리스. 1960년.
1960s
1960년대 베이비붐 세대는 점점 자유를 갈망했고, 메종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1968년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를 탄생시켰다. 네잎클로버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에 행운의 의미를 담았다. 한편,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하던 시기에는 륀(Lune) 펜던트와 다양한 주얼리를 선보였다.

스톤에 구멍을 뚫고 양각으로 인그레이빙했다. 전형적인 오리엔탈 스톤 형태 네크리스, 1975년.
1970s
1970년대에는 이국적 모티브의 루스한 원단이 인기를 끌었는데, 주얼리 작품에도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실루엣과 화려한 분위기가 반영되었다. 대담한 컬러 조합과 프레셔스 및 장식용 스톤을 즐겨 사용하던 시기로, 당시 메종은 인도에서 영감받아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5.46캐럿 루비 주변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일렬로 배치한 링, 1982년.
1980s
어깨가 부각된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와 그래픽 실루엣 스타일의 패션을 통해 여성들이 개성을 드러내던 1980년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주얼리 작품이 대거 등장했다. 기하학적 라인과 역동적 구조를 활용해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곡선이 돋보이는 트래디셔널 미스터리 세팅으로 루비를 장식한 머스케이드 이어링, 1990년.
1990s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던 1990년대, 반클리프 아펠은 과거 작품으로 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미스터리 세팅 기법은 메종의 고유한 스타일이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에디터 최원희(wh@noblesse.com)
사진 반클리프 아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