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페리뇽이 들려주는 촉감의 언어
와인을 넘어 감각을 예술로 풀어낸 돔 페리뇽의 창조적 순간.

돔 페리뇽 빈티지 2015.
돔 페리뇽의 셰프 드 카브(셀러 마스터)인 뱅상 샤프롱(Vincent Chaperon)은 “촉감은 세상을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창이자 존재를 직접 확인하는 본질적 감각”이라고 말했다. 아기가 밝은 세상으로 나올 때 아직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그 순간 가장 먼저 느끼는 엄마의 피부, 그 따뜻한 감촉 말이다. 돔 페리뇽이 이번 서울 여정의 주제로 ‘촉감(Tactile)’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와인을 넘어 음식,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감각의 서사가 2025년 4월 9일과 10일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펼쳐졌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돔 페리뇽 빈티지 2015와 돔 페리뇽 빈티지 2006 플레니튜드 2. 빈티지 2015는 따뜻하지만 드라이한 기후 속에서 탄생해 직선적이고 탄탄한 질감을 지녔다. 반면, 빈티지 2006 플레니튜드 2는 따뜻하면서 습한 해에 태어나 곡선미가 돋보이는 관대한 매력을 품었다. 특히 플레니튜드 2는 한 번 더 긴 숙성 시간을 거치며 완숙해지고 깊은 촉감을 선사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페어링 디너에서 돔 페리뇽 소사이어티 안성재 셰프는 두 샴페인의 촉각적 특성을 음식에 정교하게 녹여내며, 와인과 미식이 교차하는 순간을 아름답게 연출했다. 특별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무대에 올라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조제프 모리스 라벨(Joseph Maurice Ravel)의 곡을 돔 페리뇽의 감성에 맞춰 재해석해 청중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다음 날 이어진 아트 토크에서는 뱅상 샤프롱, 안성재 셰프, <보그 코리아> 신광호 편집장 등이 함께해 샴페인과 미식, 패션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촉감’이 지니는 의미를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토크를 통해 드러난 다양한 시각은 돔 페리뇽이 추구하는 촉감의 세계를 한층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뱅상 샤프롱. © Harold de Puymorin @harolddp
INTERVIEW with Vincent Chaperon
다양한 감각적 해석 속에서 돔 페리뇽의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뱅상 샤프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여정의 화두로 ‘촉감’을 택한 배경은 무엇인가요?지난해 우리는 바르셀로나에 모여 2023년 빈티지의 부제를 논의했습니다. 그해 포도는 수확량이 많은 반면, 너무 묽었죠. 결국 우리는 2023년 빈티지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촉감’이 얼마나 본질적 요소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돔 페리뇽만의 촉감은 어떤 경험인가요?돔 페리뇽만이 선사할 수 있는, 입안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마법 같은 감각입니다. 강렬하면서도 우아하죠. 이 촉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레이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바삭함, 매끈함, 끈적임, 쌉싸름함 등 다양한 촉감 요소가 존재합니다. 이 감각을 조화롭게 쌓아 올리는 것이 우리 역할입니다.
우리는 돔 페리뇽의 촉감을 더 잘 느끼기 위해 어떻게 즐겨야 할까요?무엇보다 와인이 ‘자연의 산물’이라는 점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면밀히 관찰하며, 인내해야죠. 시간을 들여 와인과 조우하는 그 과정이야말로 감성을 여는 열쇠입니다. 돔 페리뇽을 단순히 사물로 정의하기보다는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존재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그 존재가 건네는 촉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을 사람에 비유했는데, 이번에 소개한 두 빈티지는 어떤 인물에 가깝나요? 미국 예술가 알렉산더 칼더가 생각납니다. 그는 커리어 초반에는 곡선적이고 유연한 조형물을, 후반에는 뾰족하면서 긴장감 있는 작품을 남겼죠. 두 빈티지도 성격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 돔 페리뇽이라는 하나의 메종에서 탄생한 점이 그와 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예술적 영역이 ‘촉감’을 주제로 만났습니다. 그 접점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무엇인가요?돔 페리뇽은 단순히 샴페인을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창작’이라는 본질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매 순간 스스로와 싸워왔습니다. 와인을 매개로 시작된 이 여정은 이제 다양한 예술 분야와 대화하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돔 페리뇽은 예술과 예술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돔 페리뇽 이벤트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