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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폼만의 섬세한 터치

LIFESTYLE

단정한 선, 정제된 비례, 감각의 깊이를 기반으로 하이엔드 가구를 전개해온 플렉스폼이 밀란 디자인 위크 기간에 선보인 두 가지 풍경.

위쪽 아웃도어 컬렉션을 전시한 산탄젤로 수도원 전경.
아래왼쪽 산탄젤로 수도원 외관.
아래오른쪽 사이즈가 콤팩트해 활용도가 높은 오지 암체어.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플렉스폼(Flexform)은 절제된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실내·외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가구를 소개해왔다. 이번 2025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는 2개의 전시 공간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모스코바 거리 33번지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인도어 컬렉션을, 인근의 산탄젤로 수도원에서는 아웃도어 컬렉션을 선보인 것. ‘디자인은 풍경을 만든다’는 주제로 실내·외를 아우르는 일관된 미감을 제시했다.
플렉스폼은 가구를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공간에 감정과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로 여기며, 제품이 놓일 장소도 디자인의 일부로 다뤄왔다. 그 일환으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패브릭, 천연섬유 같은 다양한 소재를 실제 제품과 이미지, 디지털 영상 등과 함께 설치한 몰입형 전시를 꾸몄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장인정신과 디자인 융합, 전통과 혁신의 연결을 강조한 것. 아웃도어 컬렉션을 대대적으로 선보일 장소로 이전에 대중에게 공개된적 없는 산탄젤로 수도원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세기 밀란 건축을 대표하는 조반니 무치오(Giovanni Muzio)의 대표작으로 절제된 비례와 구조,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공간 자체를 전시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인위적으로 연출하는 것이 아닌, 건축물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구성한 전시는 조용하고 밀도 있는 플렉스폼의 미학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장식을 줄이고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철학이 건축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드러났다.

카멜롯(Camelot) 아웃도어 소파.

플렉스폼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모습.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새롭게 디자인한 라운지스케이프 소파.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새롭게 디자인한 라운지스케이프 소파.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새롭게 디자인한 라운지스케이프 소파.

플렉스폼을 정의하는 디자인 언어
기능과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제품. 플렉스폼이 추구해온 가구의 특징이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낸 단정한 라인, 균형 잡힌 비례, 고급 소재에서 비롯된 정제된 미감은 어느 공간에나 어우러지는 동시에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브랜드는 1595년 갈림베르티(Galimberti) 형제가 가구 제조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 마을 브리안차에 연 공방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코모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빌라, 라스칼라 오페라하우스 로비 등 상징적 장소에 제품을 전시하며 글로벌 리빙 신에서 존재감을 늘려갔다.
1960년대 후반부터 플렉스폼은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본격적인 협업에 나섰다. 안토니오 치테리오, 조 콜롬보, 치니 보에리 등 이탈리아 현대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과 파트너십을 맺고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가구 컬렉션을 선보인 것. 브랜드의 정체성과 다름없는 협업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 컬렉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치테리오는 플렉스폼 제품에 대해 “어디서나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라고 설명한다.
브랜드의 근간을 이루는 또 다른 원칙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정신이다. 콘셉트 디자인부터 생산, 마감까지 모든 과정을 이탈리아 현지에서 진행하며, 이를 통해 장인들의 기술과 소재의 고유한 물성을 제품 하나하나에 정직하게 담아낸다. 이는 단지 가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플렉스폼이 제안하는 이탈리아식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에 전시된 오지 다이닝 체어와 엔(Enn) 테이블.

라운지스케이프 소파와 아놀드 커피 테이블, 루키노(luchino) 암체어가 어우러진 모습.

올해 새로 출시된 퍼즐 형태의 아놀드 커피 테이블.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편안함
플렉스폼의 새로운 컬렉션은 디자인, 장인정신, 감각의 조율 속에서 완성된다. 각 오브제를 단순한 가구가 아닌, 공간을 향한 따뜻한 제스처이자 무언의 이야기로서 디자인한다. 특히 주로 거실 중심에 자리하는 소파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한다. 고도로 개인화된 현대사회 속에서도 집 본연의 따뜻함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사용하는 이에게 시각적·촉각적으로 깊고 명확한 연결감을 안겨준다. 이번 시즌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디자인한 신작 ‘라운지스케이프(Loungescape)’는 이러한 소파의 본질을 기반으로 거실의 지형을 다시 그리고, 공간의 중심에서 모든 주변 요소를 연결하는 허브로 기능한다. 하나의 유기적 구조 안에 부드러운 쿠션이 조화롭게 배치된 일체형 형태로, 곡선의 완벽한 비례와 각도의 균형을 구현하기 위해 철저한 계산 아래 제품을 설계했다. “라운지스케이프는 집 안 생활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하단부의 기울어진 베이스가 디자인의 핵심으로, 시각적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가벼운 인상을 만들어낸다.” 안토니오 치테리오의 설명이다. 소파는 다양한 크기와 모듈형 구조로 구성해 공간에 맞게 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하며, 플렉스폼의 프리미엄 패브릭 및 가죽 컬렉션 중 취향에 따라 선택 후 맞춤 제작도 할 수 있다.
라운지스케이프 소파와 조화를 이루는 ‘아놀드(arnold)’ 커피 테이블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역시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단정한 선과 견고한 비례가 특징이다. 클래식한 테이블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사선으로 배치된 다리 구조가 제품 전체에 경쾌한 리듬감을 더하는 한편 상판과 다리의 두께감이 안정적 균형감을 이끌어낸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신제품은 프랑스 디자이너 파트리크 노르게가 디자인한 ‘오지(Ozzy)’ 암체어다. 크기를 콤팩트하게 줄여 집 안 어디로든 이동하기 쉽고, 그만큼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메탈 회전 베이스 위에 구스다운 쿠션을 더해 편안함과 우아함을 갖췄으며, 외부 등받이는 소가죽으로 마감해 한층 고급스럽다. 오토만과 다이닝 체어 형태로도 출시했다.
전 세계 하이엔드 가구를 큐레이션해 한국에 소개해온 인피니가 플렉스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5월부터 주요 제품을 국내에 소개한다. 올해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된 아름다운 신제품을 새롭게 단장한 쇼룸에서 곧 만날 수 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플렉스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