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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여정

FASHION

일본 나가사키현 구주쿠시마에서 고베 아틀리에까지, 타사키 진주에 깃든 빛의 여정을 따라가보았다.

일본 나가사키현 구주쿠시마에 위치한 타사키 진주 양식장.

우주를 누비는 혜성에서 영감받은 현대적 디자인의 코멧 컬렉션 작업 장면.

진주 양식장에서 채취한 ‘올해의 진주’는 고베에 위치한 타사키 아틀리에에서 손으로 직접 선별한다.

타사키의 상징인 아코야진주는 양식부터 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 시스템으로 제작한다. 고베에 위치한 아틀리에에서 하이 주얼리 피스를 제작하는 모습.

바다는 언제나 정직하다.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밀물과 썰물이 나타나고, 물살은 생명의 방향을 결정짓기도 한다. 타사키 진주는 바로 그 조용한 순환 속에서 태어난다. 일본 나가사키현 구주쿠시마의 복잡한 해안선과 영양분이 풍부한 바닷물이 흐르는 이곳은 진주를 양식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갖췄다.
직접 마주한 타사키 진주 양식장은 정교하게 제어하는 자연, 생물학적 감수성과 미학적 기민함이 공존했다. 어린 조개는 인공수정을 거쳐 탱크에서 자라고, 조개 상태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구니를 옮기며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일정한 수온과 조류의 흐름 속에서 천천히 성장한 조개는 진주 핵을 품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을 때 숙련된 장인의 손에 의해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받는다. 삽입 작업은 놀라울 만큼 조용하고 정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진주의 가치를 좌우하는 작업자의 섬세한 손길을 엿볼 수 있었다.
양식장은 단순히 조개를 기르는 장소를 넘어 매일매일 수온과 플랑크톤 상태, 조개의 스트레스 반응까지 정교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조개의 컨디션은 곧 진주의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린 조개는 철저히 관리되는 환경에서 차분히 성장하며 내면에 광채를 품는다. 겨울이 되어 진주가 가장 밀도 높은 광택을 띠는 시기가 되면 마침내 채취를 하게 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평균 3~4년의 세심한 시간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1년간 성장한 진주는 ‘올해의 진주’, 여름을 두 번 지난 진주는 ‘코시모노’로 불리며, 작업자들은 예리한 눈과 손으로 선별해 등급을 매긴다. 선별한 진주는 고베에 위치한 타사키 아틀리에로 향한다. 진주에 마지막 빛이 더해지는 공간이자 광채에 새로운 숨결을 입히는 곳이다. 메종을 대표하는 밸런스 컬렉션과 데인저 컬렉션은 진주의 부드러운 곡선과 금속의 직선을 세련되게 조율하며 모던한 조형미를 지닌 시그너처로 거듭난다.
진주의 여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이자 정밀한 기록이다. 바다에서 태어나 아틀리에에서 완성되기까지 자연을 향한 경외와 기다림, 그리고 장인의 손끝에 깃든 기술이 고요히 축적되어 있다. 타사키 진주는 단순한 보석을 넘어 시간과 정성, 그리고 바다의 숨결이 겹겹이 쌓여 완성된 감각과 인내의 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왼쪽 아코야 조개에서 채취한 아코야진주.
오른쪽 손으로 직접 채취·선별해 고베 아틀리에로 옮긴 아코야진주.

 

에디터 이주이(jylee@noblesse.com)
사진 타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