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의 저력
정교한 기술과 유려한 디자인 그 이상의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진정한 이탤리언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그란투리스모 정신을 바탕으로 우아한 일상을 지향하는 마세라티의 저력에 대해, 한국 시장을 총괄하는 다카유키 기무라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세라티 코리아가 공식 출범한 지 약 10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지난해 7월 마세라티 코리아가 공식 출범했고, 이후 1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우리의 방향성은 처음부터 명확했어요. 몇 가지를 바꾸고 싶었는데 브랜드 이미지, 퀄리티, 잔존 가치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중심이었죠. 먼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마세라티만의 특별한 포지셔닝, 즉 그란투리스모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품질관리의 경우 한국형 사전 출고 점검(PDI)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모든 차종에 5년 보증 제도를 적용했고, 잔존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모든 딜러사에서 인증 중고차(CPO)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며 브랜드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출시한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마세라티의 전동화 라인업을 완성하는 중요한 모델입니다. 두 차량의 핵심적 특징과 브랜드의 상징적 의미가 궁금합니다.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의 철학을 집약한 모델입니다. ‘GT’ 카라는 세그먼트를 처음 정의한 주역답게 이름 자체가 브랜드의 자부심이죠. 그란카브리오는 오픈 톱 모델의 전통을 계승한 최신작으로, 브랜드의 유산을 대변합니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폴고레(Folgore)는 마세라티의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는 핵심 모델이에요. 기존 전기차가 테크 중심이었다면, 이탈리아어로 ‘번개’를 뜻하는 폴고레는 자동차 애호가들조차 감탄할 만한 퍼포먼스와 감성을 모두 갖췄습니다.
실제로 시승했을 때 전기차 특유의 기계적 조작감이 확연히 덜 느껴졌어요. 특히 정교하게 재현한 V8 엔진 사운드가 인상 깊더군요.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어떤 스타일의 고객과 잘 어울릴까요?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진 이들이 폴고레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전통적 드라이빙 감성을 선호한다면 마세라티가 자체 개발해 2020년 새로 도입한 내연기관 엔진 ‘네튜노’를 탑재한 모델이 적합할 테고요. 사실 저도 처음엔 EV에 회의적이었지만, 폴고레를 직접 운전하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동차의 본질적 즐거움을 일깨우는 EV라고 자부합니다.
마세라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철학 중 하나가 ‘이탤리언 럭셔리’입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유럽에는 명품 브랜드가 많지만, ‘이탤리언 럭셔리’는 조금 다릅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햇살 가득한 환경, 사람들의 직관적인 미적 감각에서 비롯한 열정, 자신감, 유쾌함 등이 녹아 있죠. 본사에서는 이를 ‘알레그리아(allegria)’, 즉 ‘기쁨’이라고 표현해요. 특별한 어떤 날이 아닌 일상의 모든 순간을 우아하고 격조 높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지점입니다. 고성능 슈퍼카와 달리 평일 출퇴근부터 주말 장거리 여행까지 두루 아우르는 GT 차량을 지향하죠. 300km를 달린 뒤에도 100km를 더 달리고 싶은 차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탤리언 럭셔리 자동차라는 포지셔닝은 마세라티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
지난해 10월 그레칼레 폴고레 공개 당시 진행한 ‘하우스 오브 마세라티’에서도 선보인 것처럼 와인, 시계, 향수 분야의 이탈리아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도 전개하고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각 브랜드의 장인정신, 헤리티지를 공유해 정체성을 확실하게 전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와인 하우스 안티노리의 대표 브랜드 티냐넬로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 단 1대 뿐인 한정판 모델 ‘그란카브리오 폴고어 티냐넬로’를 출시했죠. 이 모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선 경매를 통해 판매했습니다. 티냐넬로는 50년 전 토스카나 지역의 산조베제 포도 품종에 프랑스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결합한 와인입니다. 반세기 전 이런 시도는 굉장히 파격적이었죠. 또 다른 예를 들면, 파트너십을 맺은 파네라이의 경우 밀리터리 워치를 럭셔리 시계 영역으로 끌어올린 점에서 혁신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마세라티가 협업을 이어온 브랜드는 ‘혁신’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있어요. 전통을 유지하면서 과감하게 새로움을 시도하는 브랜드와 연결된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이자 자부심입니다.
안티노리 한국 수입사인 아영FBC에서 운영하는 사브서울에서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또 다른 협업이겠죠.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들었는데, 취향을 공유해줄 수 있나요? 와인을 제대로 처음 접한 것은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 때였어요. 당시에는 프랑스 와인을 즐겨 마셨죠. 이후 비즈니스차 유럽 남부 국가를 오가면서 이탈리아 와인을 알게 되었어요. 프랑스 와인보다 가벼우면서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자주 찾게 되더군요. 앞서 말한 티냐넬로가 좋은 예인데요. 제가 2019년 빈티지의 티냐넬로를 오픈했는데, 역시 맛있더군요. 아마 같은 빈티지의 보르도 와인이었다면 오픈 시기가 너무 일러 마시기 어려웠을 거예요. 최고급 와인이라도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편안하게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점이 이탈리아 와인의 특징이 아닌가 합니다. 마세라티 차량과도 매우 닮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 마세라티가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존재감’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마세라티는 111년의 유산을 이어온 데다 혁신을 거듭하는 브랜드입니다. 르반떼나 그란투리스모 이전 모델은 지금 봐도 전혀 ‘올드’하지 않죠. 이처럼 타임리스한 디자인은 브랜드가 전통과 혁신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균형이야말로 마세라티가 차별화된 존재감을 유지하는 힘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한국 고객에게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타임리스한 외관, 우아한 인테리어, 그리고 기억에 남는 여정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단순히 성능을 넘어 삶의 품격을 완성하는 동반자로서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합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안지섭(인물)
장소 협찬 사브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