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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이 주는 자유

FASHION

까르띠에 ‘앙 에킬리브르’ 하이 주얼리 컬렉션과 함께 떠난 균형의 미학을 향한 여정.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공개하는 행사에 초대받아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길. 이동하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은 명확했다. 왜 하필 스톡홀름일까? 까르띠에는 스톡홀름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이러한 의문은 스톡홀름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풀렸다. 눈에 띄게 정제된 건축적 라인, 초록빛으로 물든 무성한 나무, 고요하게 반짝이는 수면, 그 위에 떠 있는 듯한 시간 속에서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앙 에킬리브르(En E′quilibre) 컬렉션이 이야기하는 하이엔드는 결국 ‘균형이 주는 자유’라는 것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은 조용하면서도 뭔가 단단함이 느껴지는 도시다. 도시와 자연, 전통과 혁신, 절제와 여유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어느 계절에 찾아도 ‘균형’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북유럽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따뜻한 디자인 감성 사이에서 스톡홀름은 늘 뭔가를 너무 앞서거나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딱 좋은 만큼’ 여백과 질서, 여유를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까르띠에가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이름을 ‘앙 에킬리브르’, 프랑스어로 ‘균형’이라 명명하고 공개 무대를 이곳 스톡홀름을 택한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도시 자체가 이번 컬렉션의 철학을 대변하니 말이다. 순수한 선과 볼륨, 대담한 색채와 공간의 여백, 상반된 요소가 어우러진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은 스톡홀름이라는 도시의 기류 속에서 가장 또렷이 호흡하고 있었다.

타블로 비방 퍼포먼스 중 모델들이 팬더 오르비탈 네크리스, 차강 이어링과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있다. © Cartier, Vanessa Tryde

트라포라토 이어링.

갈라 디너 이벤트 베뉴. © Cartier, Vanessa Tryde

상충된 요소와 절묘한 조화
5월 26일, 드디어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이 전 세계 프레스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방문한 곳은 과거 산업 공간에서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나카 스트란드메센(Nacka Strandma..ssen). 선의 순수함, 볼륨의 강렬함, 색채의 조화, 채움과 비움 사이의 여백이 두드러진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은 이곳의 정제된 조형미 속에서 형태와 질감, 색과 구조가 서로를 밀고 당기며 긴장감 있게 균형을 이루었다. 전시 공간 또한 스웨덴 산업 디자인 특유의 간결함과 자연광이 어우러져 컬렉션의 메시지를 더욱 명확히 드러내도록 도왔다. 이번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은 미적인 균형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상반된 것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다룬다. 대칭과 비대칭, 화려함과 절제, 채움과 비움을 동시에 아우르는 것. 각각의 작품은 상충된 요소가 만나면서 오히려 더욱 안정적인 인상을 만들어냈고, 절묘한 조화는 단순히 디자인적 완성도를 넘어 현대적 감성, 즉 다면적 정체성과 유동적 미의식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읽혔다. 특히 이번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쉬토(Shito)ʼ 네크리스는 49.37캐럿의 잠비아산 에메랄드 드롭 2개를 비대칭 펜던트로 장식해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교차하는 선형 구조로 긴장감 있게 배치되어 시선을 끌었다. 로즈 골드와 컬러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피부에 곧바로 세팅된 듯 투명한 착용감을 선사하는 ‘히알라(Hyala)ʼ 네크리스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5.71캐럿의 오벌 컷 다이아몬드가 그 정점을 장식한다. 그뿐 아니라 ‘팬더 오르비탈(Panthe‵re Orbitale)ʼ은 팬더가 코럴 카보숑 위에 올라간 듯한 포즈로 팬더의 곡선미와 강렬한 인상을 모두 담은 점이 단연 두드러졌다. 이 외에도 ‘트라포라토(Traforato)ʼ, ‘파보셀(Pavocelle)ʼ 같은 피스는 구조와 감각의 조화를 각기 다른 언어로 표현하며 컬렉션에 깊이를 더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팬더 덩틀레 (Panthe‵re Dentelee)ʼ 네크리스를 제작한 까르띠에 메종의 전문 장인이 시연을 통해 장인정신의 정수를 보여줬는데, 눈앞에서 조형예술로 완성되는 주얼리 제작 과정을 직접 목격하니 까르띠에의 핵심인 장인정신과 창의성의 균형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쉬토 네크리스.

불리오 링.

모투 링.

히알라 네크리스와 이어링, 팬더 링을 진열한 전시 현장. © Cartier, Julien Thomas Hamon

팬더 오르비탈 네크리스.

타블로 비방과 감각적 만찬
컬렉션 공개 이후 다음 날 저녁, 스톡홀름 군도의 아름다운 베름되섬에 위치한 아르티펠라그(Artipelag) 아트 갤러리에서 초청자들을 위한 갈라 디너가 이어졌다. 군도의 반짝이는 물결 위를 가로지르는 보트 이동 자체가 이미 하나의 연출된 퍼포먼스로, 보트를 이용해 도착한 곳에는 건축과 자연, 예술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지는 감각적 공간이 자리했다. 보트 선착장에서 갈라 디너 현장까지 연결된 통로에서 펼쳐진 타블로 비방(Tableaux Vivants, 연극적 구성과 회화적 정지를 활용한 퍼포먼스 기법) 퍼포먼스 역시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낸 장치로, 지암바티스타 발리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의 주요 작품과 함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랑스 메종의 우아함과 북유럽 자연이 하모니를 이루는 서정적 이중주를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이 절묘한 순간은 움직이는 회화처럼 생동감과 함께 예술적 감동을 더했다. 한편 당일 만찬에는 디피카 파두콘, 안나 사웨이, 조이 살다나,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가르드 등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참석했으며, 이어진 캐나다 밴드 ‘더 비치스(The Beaches)ʼ의 공연과 도리온 피젤(Dorion Fiszel)의 디제잉은 기품 가득한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와 정제된 퍼포먼스, 자연 속 갈라 디너의 경험을 리듬과 에너지로 완성했다.

팬더 덩틀레 네크리스와 이어링을 착용한 모델이 타블로 비방 퍼포먼스를 통해 우아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 Cartier, Vanessa Tryde

까르띠에가 이번에 스톡홀름에서 첫선을 보인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은 균형이라는 주제를 통해 미적 가치 이상을 이야기한다. 이는 조화를 위한 절제이자 강렬함을 위한 구조이며, 감정을 위한 여백이다. 스톡홀름이라는 도시는 이러한 메시지를 풀어내기에 완벽한 배경이 되었다. 까르띠에가 제안하는 이 시대 하이 주얼리가 갖춰야 할 애티튜드가 고귀하면서도 은은한 광채를 드리우며 빛났다. 자연과 인간, 예술과 기술, 동양과 서양의 미감이 맞닿는 그 교차점에서.

 

에디터 유은정(ejyoo@noblesse.com),최원희(wh@noblesse.com)
사진 까르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