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따뜻하고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기존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로서 평온함과 공동체적 존재로서 기쁨을 사유해온 미란다 포레스터(Miranda Forrester)가 8월 23일부터 10월 4일까지 파운드리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 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물’을 주제로 한 신작을 통해 고정된 경계를 흐리는 해방의 공간이자 정체성과 감각이 재구성되는 변화와 재탄생의 장으로서 물을 바라본다. 작품 속 인물과 공간은 물을 매개로 흐르듯 얽히며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포레스터는 이러한 장면 속에서 자아 인식과 타인과의 정서적 교감을 유려하게 포착한다. 여가를 즐기거나 서로에게 기대어 쉬는 등 평온한 풍경 속에 펼쳐지는 여성들의 친밀하고 사적인 서사는 작가 자신이 지닌 ‘흑인 퀴어 여성’이라는 존재가 배제되어온 현실을 환기하는 동시에 여성으로서 긍지와 욕망하는 주체로서 환희를 공유한다. 포레스터의 인물들은 구상과 추상, 존재와 소멸의 경계에 놓인 채 제각각 개별성을 지니면서도 유동적 상태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관람자 역시 이들과 마주하며 스스로를 투영하게 되고, 이는 작가 특유의 물질적 회화 언어, 특히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지지체에서 비롯된 감각적 경험을 통해 가능해진다. 포레스터는 이를 통해 현실과 회화의 경계를 흐리는 동시에 여성성, 젠더, 섹슈얼리티 같은 복합적 개념을 암시하며 정체성과 소속감의 본질에 대한 세심하고 유연한 성찰을 유도한다. 화면 구성은 유럽 고전 건축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과거 권위의 상징이던 화려한 건축양식과 흑인 퀴어 여성들의 내밀한 모티브가 교차하며 공간의 의미를 전복하고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비춘다. 는 포레스터가 구축해온 독창적 회화 언어가 서울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시 호흡하는 자리다.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서사와 주체적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서울이라는 장소, 그리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의 흐름을 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