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6개의 악기, 하나의 호흡

CULTURE

익숙한 사운드를 새로운 해석과 편성으로 풀어내며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앙상블 뮤젠. 각자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클래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윤, 루이 두, 김수진, 김현정, 심효비, 최민지

함께 연주할 때 더욱 빛나는 연주자 여섯 명이 있다. 클라리넷, 오보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라는 이례적 편성으로 구성된 이들은 세인트폴, 미네소타, 뉴욕, 서울 등 서로 다른 도시에 거주하며 각자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동시에 ‘앙상블 뮤젠(Ensemble MUZEN)’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팀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호흡은 모든 공연이 멈췄던 팬데믹 시절 함께 연주한 한 편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피아졸라의 ‘나이트클럽 1960’을 각자 감각으로 풀어낸 연주는 독특한 편성과 유려한 조화가 돋보였고, 이는 뮤젠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뮤직(Music)’과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을 합친 팀 이름에는 전통적 클래식 음악에 현대적 감성과 아이디어를 가미해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앙상블 뮤젠(이하 뮤젠) 멤버는 대부분 유학 시절부터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은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과 미국 콜번 스쿨을 거쳐 현재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종신 수석으로 활동하며 미네소타 대학교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첼리스트 최민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국립고등음악원과 콜번 스쿨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고,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에서 4년간 정단원으로 몸담았다. 지금은 성남시립교향악단 수석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로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6 센다이 국제 콩쿠르 우승 이력을 가진 피아니스트 김현정은 뉴욕시티발레단 종신 수석 피아니스트이자 솔로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바이올리니스트 루이 두(Rui Du)는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악장을 거쳐 현재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부악장을 역임하고 있다. 비올리스트 심효비는 커티스와 줄리아드 출신으로 현재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 부수석으로 일하고 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에서 강의도 병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보이스트 김수진은 서울대학교, 콜번 스쿨,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쳐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 밴쿠버 심포니 등에서 활동했고, 현재 위스콘신 체임버 오케스트라 수석 주자이자 미네소타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뮤젠은 기존 레퍼토리를 자신들만의 편성으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접근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음악을 선보인다. 최민지는 “앙상블팀으로서 독특한 악기 편성이지만, 잘 어우러지는 소리가 우리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해요.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레퍼토리도 특징이고요”라고 말한다. 이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피아졸라의 음악 중에서도 ‘사계’는 멤버들이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하는 대표 레퍼토리가 됐다. 특히 ‘여름’과 ‘겨울’은 팀의 색을 선명히 드러내는 곡으로 꼽힌다. “탱고와 클래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음악적 색채가 매력적이에요. 각 연주자의 개성과 해석이 피아노 사중주와 오보에, 클라리넷의 조화라는 흔치 않은 악기 편성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기도 하고,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와 감정을 담고 있어 우리만의 개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김현정의 설명이다.
뮤젠의 음악은 단순히 ‘함께 연주하는 것’을 넘어선다. 멤버들은 각자 음색과 감성을 존중하며 조화를 이뤄내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 “각자 음악적 색이 서로를 덮지 않고 조화롭게 빛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심효비의 말처럼 유기적 호흡과 수평적 대화는 팀을 지탱하는 바탕이 된다. “생각을 가감 없이 공유하고 피드백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편입니다. 우리 그룹에서는 단 한 명도 같은 악기를 연주하지 않기에 서로의 악기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우리의 음악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루이 두의 말이다.
주로 온라인 영상을 통해 연주를 선보이는 뮤젠은 올 하반기에 추진 중인 미네소타대에서의 연주를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오프라인 무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현재 멤버 각자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활발한 활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청중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자 목표다. 단지 실력이 뛰어난 실내악 팀을 넘어 깊이 있는 음악으로 위로와 울림을 전하는 앙상블. 여섯 멤버는 뮤젠을 통해 더 크고 넓은 음악을 세상과 나누며 한 걸음 더 성장해 가고 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앙상블 뮤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