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를 채운 음악 리스트
2025 F/W 패션 위크에서 포착한 스타일리시한 뮤직 플레이리스트.
Saint Laurent
일렉트로닉 뮤직 레이블 에드 뱅어 레코즈의 대표 아티스트 세바스티앙은 2017 S/S 시즌부터 현재까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에드 뱅어는 파리의 전설적 뮤직 레이블로, 세바스티앙은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물론 영화 사운드트랙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독창적 사운드를 선보이는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다. 그가 생 로랑을 위해 제작하는 커스텀 플레이리스트는 관능적 룩에 강렬한 분위기를 더하며 브랜드 고유의 무드를 음악으로 승화한다.
Gucci
2025 F/W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생동감 넘치는 음악 세계가 펼쳐졌다. 구찌 쇼의 시작을 알린 것은 바로 저스틴 허위츠의 손짓이었다. <위플래시〉와 〈라라랜드〉 음악감독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쇼에서 직접 지휘자로 무대에 올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이브 음악을 선보였다.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진 풍성한 사운드는 GG로고를 재해석한 대형 캣워크 공간을 가득 채우며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Acne Studios
도시와 자연, 상반된 풍경의 대비와 내면의 이중성을 테마로 한 아크네 스튜디오의 런웨이에서는 비요크의 ‘Human Behaviour’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모두의 귀를 사로잡은 포인트는 바로 버퍼링이 걸린 듯 낯설고 생경한 느낌을 자아내는 리믹스 버전이라는 점. 신비롭고 몽환적인 비요크 특유의 무드를 재해석한 이 사운드는 아크네 스튜디오만의 색다른 감성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Valentino
새빨간 공중화장실이 연상되는 공간에서 펼쳐진 2025 F/W 발렌티노 쇼. 그날의 플레이리스트는 스포티파이 메종 발렌티노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깜빡이는 조명 속 강렬한 음악의 주인공은 바로 줄리아 켄트와 라나 델 레이, 리퀴드 소울이었다. 줄리아 켄트의 ‘Tourbillon’, ‘Ailanthus’, 라나 델 레이의 ‘Gods & Monsters’, 리퀴드 소울의 ‘Crazy People(Victor Ruiz Remix)’이 믹스된 사운드트랙은 화장실 칸에서 등장하거나 거울을 응시하는 모델들의 독특한 퍼포먼스를 한층 극적으로 보이게 했다.
Versace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베르사체의 새로운 컬렉션. 로큰롤과 왕실에서 영감받은 화려한 패턴, 선명한 색감의 룩을 입은 모델들이 아일랜드 밴드 초크의 ‘Static’에 맞춰 런웨이에 등장했다. 2019년에 데뷔한 초크는 거침없는 보이스와 반항적 에너지가 돋보이는 포스트 펑크 사운드를 통해 강렬한 무드를 선보였다.

Dolce&Gabbana
Dolce&Gabbana
수많은 쿨 걸이 밀라노 거리로 쏟아져 나온 돌체앤가바나 컬렉션 현장에는 로마 출신 록 밴드 모네스킨의 베이시스트, 빅토리아 데 안젤리스가 디제이로 깜짝 등장했다. 그녀는 올라의 ‘Chant(Pearson Sound Edit)’, 보디록스의 ‘Yeah Yeah(D. Ramirez Vocal Club Mix)’, 제이미 xx의 ‘F.U.(feat. Erykah Badu)’ 등 에너제틱한 트랙을 연이어 플레이하며, 메트로폴 본사 야외무대를 가득 메운 관객을 흥겨운 리듬 속으로 이끌었다.
Louis Vuitton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는 오랜 친구이자 디자이너인 니고와 협업해 2025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키워드는 바로 K-팝. 이번 컬렉션을 위해 세븐틴과 함께 작업한 ‘Bad Influence’가 런웨이에 흘러나오며, 마치 패션과 음악이 하나의 퍼포먼스로 결합된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쇼 마지막, 퍼렐과 니고가 관객을 향해 인사하는 순간에는 제이홉과 돈 톨리버가 함께한 신곡 ‘Lv Bag’을 최초로 공개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Jil Sander
디자이너 루크와 루시 마이어가 이끈 마지막 질 샌더 컬렉션. 특별한 고별 무대를 완성한 음악은 일본계 캐나다 뮤지션 사야 그레이의 ‘H.B.W’와 세일럼의 ‘Starfall’이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쇼장은 깊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채워졌고, 중반부에는 세련된 비트의 ‘Starfall’이 흐르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섬세한 소재와 대조적 컬러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두 곡의 사운드와 맞물려 이별의 순간에 걸맞은 감각적이면서 인상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에디터 김유정(yj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