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페리에 주에가 올해의 협업 아티스트 마르친 루삭과 함께 다시 한번 찬란한 미학의 장을 펼쳤다.

도쿄 겐다이 아트 페어 현장을 빛낸 페리에 주에.
200여 년간 샴페인의 미학을 추구해온 메종 페리에 주에는 창립 이래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아름다움을 완성한다’는 철학을 견지해왔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아트 앤 네이처(Art & Nature)’다. 예술을 통해 자연의 감수성과 인간의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고자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메종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확장한 예술적 실천으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구체화되었다.2012년 디자인 듀오 스튜디오 글리테로(Glithero)를 시작으로, 페르난도 라포세의 ‘더 폴리네이션 댄스(The Pollination Dance)’, 그리고 2024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 판타스마의 생태 건축 프로젝트 ‘코해비테어(Cohabitare)’까지, 매년 자연을 향한 예술적 찬미가 이어졌다. 이처럼 페리에 주에는 예술을 매개로 다채로운 시도를 지속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지난 9월, 페리에 주에는 도쿄 겐다이 아트 페어의 공식 샴페인 파트너로서 브랜드의 비전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실현했다. 이번 협업의 주인공은 폴란드 아티스트 마르친 루삭(Marcin Rusak). 그는 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발산하는 미세한 생체 신호를 시각·청각 언어로 번역한 설치 작품 ‘플랜트 펄스(Plant Pulses)’를 선보였다. 식물의 초음파 신호를 빛과 소리로 변환해 공간 전체로 확산하는 구조를 갖춘 이 작품은, 중심 조형물을 식물과 토양, 석회암을 수지에 봉인한 현대적 허버리움(herbarium) 형태로 구현했다. 특히 루삭은 관람객이 작품 주위를 나선형으로 거닐며 자연의 리듬을 체험하도록 공간을 구축했다. 이는 페리에 주에가 19세기 아르누보 운동에서 계승한 곡선의 미학, 즉 자연의 유기적 형상에서 비롯된 곡선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 나선형의 동선은 생명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며, 이는 샴페인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내고자 하는 메종의 정체성과도 이어진다.
페리에 주에는 단순히 자연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브랜드가 아니다. 포도밭의 생태계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처럼, 자연과 대화하고 공존하는 존재로서의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루삭의 작업 또한 같은 맥락 위에 있다. 그는 인간이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식물의 생체 신호를 빛과 소리로 번역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서로의 리듬을 ‘듣고 공명하는’ 경험을 제시한다. 결국 이번 협업은 페리에 주에가 오랜 시간 추구해온 아르누보적 미학과 자연과의 공존 철학이 하나의 예술 언어로 구현된 결과물이다. 10여 년간 축적해온 ‘아트 앤 네이처’ 프로젝트의 정신을 한층 심화하며, 자연과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태어나는 새로운 균형과 감각적 서사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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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페리에 주에 제조국: 프랑스 수입업소: (주)페르노리카코리아

Interview with Marcin Rusak Artist
페리에 주에와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15년 ‘페리에 주에 아트 살롱상(Perrier-Jou t Arts Salon Prize)’을 수상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어요. 제 작업을 세상에 처음 소개할 수 있었고, 그때의 인연이 지금껏 이어졌죠.
이번 도쿄 겐다이 아트 페어에서 선보인 ‘플랜트 펄스’는 어떤 작품인가요? AGH 대학의 바르텍 호이낙키(Bartek Chojnacki)와 클라라 호이낙카(Klara Chojnacka) 등 폴란드 생물학자와 협업해, 실제 식물이 외부 환경에 반응하며 내는 고유의 신호를 녹음하고 시각·청각 언어로 변환한 설치 작업이에요. 중심 조형물은 페리에 주에의 고향인 프랑스 에페르네에서 채집한 식물, 석회암, 토양을 수지로 봉인한 형태로, 자연의 시간성과 생명력을 ‘보존’하는 장치이기도 하죠. 에페르네는 페리에 주에의 상징적인 샴페인 하우스, ‘메종 벨 에포크’가 자리한 지역으로, 작품 속 재료 역시 메종의 뿌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식물이 DNA 속에 정보를 저장한다는 사실에서 영감받았어요. 관람객이 작품 속을 거닐며 식물의 숨결을 듣고 느끼는 모습을 그리면서요.”
‘식물의 숨결’이라는 표현이 브랜드의 철학과 연관된 것 같습니다. 페리에 주에의 가치와 작품은 어떤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나요? 페리에 주에는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중심에 두고 브랜드를 구축해왔습니다. 저 역시 식물과 생명, 시간의 순환을 탐구하고요. 브랜드가 지닌 아르누보적 미학과 저의 조형 언어가 조우하면서 전통과 실험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균형이 만들어진 거죠.
샴페인이라는 매개가 작업에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요? 샴페인은 ‘식물이 시간을 기록하는 액체’라고 생각합니다. 흙과 포도, 발효 과정 속에 특정 시기의 기억이 담겨 있죠. 오래된 빈티지를 연다는 건 그 시절의 시간 캡슐을 여는 일과 같습니다. 제 작업 역시 시간과 변화, 생명 순환을 다루기에 이 상징성은 작품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아트 앤 네이처’는 메종의 철학을 실현화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당신의 작품이 어떠한 지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나요? 이전의 협업들이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그 아름다움을 관찰하거나 해석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자연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업은 식물이 보내는 신호를 인간이 ‘듣는’ 경험으로 전환한 프로젝트입니다. 자연을 단순히 감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시도죠.

위쪽 ‘플랜트 펄스’에서 작품을 향유하는 관람객들.
아래쪽 마르친 루삭이 구현한 현대적 허버리움.
에디터 이호준(hojun@noblesse.com)
사진 페리에 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