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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위에 피어난 예술

LIFESTYLE

돔 페리뇽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조우.

돔 페리뇽 빈티지 2015 리미티드 에디션의 보틀을 든 무라카이 다카시. © 2025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돔 페리뇽 빈티지 2015’와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10’ 보틀에 무라카미 다카시의 ‘미소 짓는 꽃’이 만개했다. 다크 톤의 전용 박스 코프레(coffret) 커버에도 핑크·옐로·그린 톤의 활짝 웃는 꽃들이 생동감 넘치게 피었다. 아상블라주의 미학을 품은 채 어둡고 고요한 셀러에서 오랜 시간 숙성되며 깊이와 품격을 갖춘 우아한 샴페인과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고유한 팝아트 사조 ‘슈퍼플랫(Superflat)’을 바탕으로 친근하면서도 대담한 작업을 펼쳐온 세계적 아티스트의 만남. 재해석과 혁신을 통해 전통을 새로운 창조로 이어가는 이들의 협업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오랫동안 예술가들에게 영감이 되어온 돔 페리뇽은 2005년 이후 앤디 워홀, 장 미쉘 바스키아, 칼 라거펠트, 제프 쿤스, 데이비드 린치, 레니 크래비츠 등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이어왔다. 지난 5월부터는 ‘창작은 끝없는 여정이다(Creation is an eternal journey)’라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챕터를 전개하며 창작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함께하는 크리에이터 일곱 명 중 한 명인 무라카미 다카시는 이번 협업을 통해 돔 페리뇽 빈티지 2015와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10 리미티드 에디션 및 컬렉터를 위한 특별 오브제 ‘우버 피스(Uber Piece)’를 디자인했다. 단순한 장식을 넘어 절제와 풍요, 단순함과 찬란함, 세련됨과 유희성을 동시에 담아낸 특별한 에디션을 탄생시킨 그를 만나 이번 협업의 과정과 의미에 대해 물었다.

새롭게 공개한 리미티드 에디션에 새겨진 ‘미소 짓는 꽃’ 모티브가 인상적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이미지는 무엇이며, 협업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요? 모든 협업은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선 메종이 제공하는 레퍼런스 이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했죠. 돔 페리뇽은 화려하거나 컬러풀하기보다는 짙고 깊은 무게감을 지닌 독창적 브랜드이기에 제 작업 스타일을 통해 그들의 요청과 비전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번에 디자인한 보틀은 돔 페리뇽 빈티지 2015와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10인데요. 각 빈티지의 고유한 성격을 어떻게 해석해 시각적으로 풀어냈나요? 돔 페리뇽은 ‘숙성이 샴페인을 더욱 고귀하게 만든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그 가치를 따라 한 걸음 물러나 보다 조용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지향했습니다. 입안에서 섬세하게 터지는 황금빛 폭발 같은 감각을 통해 그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죠.

돔 페리뇽 빈티지 2015 리미티드 에디션.

‘미소 짓는 꽃’이 만개한 전용 박스 코프레.

‘미소 짓는 꽃’이 만개한 전용 박스 코프레.

컬렉터를 위한 오브제로 제작한 우버 피스는 ‘비밀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했다고요. 이 아이디어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 콘셉트 역시 돔 페리뇽의 역사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LVMH 산하의 각 메종은 고유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저는 그 틀 안에서 창의성을 더했어요. ‘한 걸음 물러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한다’는 접근을 바탕으로 수도원의 전통과 영성, 그리고 엄숙한 창조의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돔 페리뇽은 각 빈티지마다 긴장감과 조화로움을 강조합니다. 한편 작가님은 고유한 팝아트 사조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오셨죠. 이 두 철학은 이번 협업에서 어떻게 적용됐나요? 저는 이번 협업을 ‘문화적 교차점’으로 접근했습니다. 일본 현대 예술가로서 유서 깊은 프랑스 메종과 만나 일본적이면서도 보편적이고 국제적인 결과물을 창조하고자 했죠.
작업 과정에서 접한 돔 페리뇽 철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돔 페리뇽의 풍부한 역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또 도쿄에서 메종의 대표들을 직접 만난 경험은 매우 특별했어요. 그 자리에서 요리와 돔 페리뇽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느꼈고요. 도쿄에 위치한 레스토랑 ‘에테(ete)’의 오너 셰프이자 돔 페리뇽 소사이어티(Dom Perignon Society) 멤버인 나스코 쇼지와의 교류 또한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개념도 이번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로 알고 있습니다. 100년, 200년 후 사람들이 2025년을 돌아본다면 이번 협업이 어떤 이미지로 남길 원하나요? 예술가의 역할은 시간을 초월한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저드의 미니멀리즘 작품이 시대를 넘어 여전히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듯, 돔 페리뇽 역시 시간 여행의 유산이라 할 수 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 샴페인은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삶 자체를 축하하길 권합니다.
돔 페리뇽과의 협업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이번 협업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아내가 샴페인을 무척 사랑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는 직업으로서 작업을 넘어 사적인 삶과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이었죠.
이번 리미티드 에디션은 많은 이에게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같습니다. 이 제품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길 바라시나요? 어떤 사람들은 이 보틀을 열지 않은 채 수십 년간 보관하며 감상의 대상으로 간직할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며 샴페인 그 자체처럼 이 아트워크 역시 숙성되어 더 깊고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 존재로 남길 바랍니다.

*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돔 페리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