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물결 위에 피어난 혁신
싱가포르 론칭 행사장에서 마주한 위블로와 다니엘 아샴의 만남.

혁신적인 기술과 예술이 만나 탄생한, ‘MP-17 MECA-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 사파이어’.
지난 10월 9일, 싱가포르에서 위블로가 현대미술가 다니엘 아샴과 협업한 ‘MP-17 MECA-10 아샴 스플래시(Splash) 티타늄 사파이어’를 선보였다. 물방울이 터지는 찰나의 순간을 형상화한 이 시계는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며 현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위블로와 다니엘 아샴의 만남
늘 규칙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선구자 위블로. 위블로 CEO 줄리앙 토나레(Julien Tornare)는 “우리는 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계를 선보이고자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런 위블로에 다니엘 아샴은 협업 파트너로서 더없이 이상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독창적 미감과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시간과 물질,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위블로가 추구하는 ‘The Art of Fusion’, 즉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고 융합하려는 철학은 아샴의 작품 세계와 맞닿아 있다.
줄리앙 토나레는 아샴을 처음 만난 당시를 회상하며 “그의 아이디어가 끝없이 확장되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위블로는 아티스트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제약을 최소화했고, 브랜드의 기술력을 통해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예술적 상상과 기술적 현실은 그렇게 함께 진화했다. 아샴 또한 위블로의 개방적 태도에 매료됐다. “위블로는 제 아이디어가 아무리 대담해도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죠.” 이 둘의 협업은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공동 창작의 여정이 되었다.
드로플릿에서 스플래시로, 시간의 조형이 진화하다
이번 신제품은 위블로와 다니엘 아샴의 두 번째 협업으로, 2023년에 공개한 첫 협업 작품 ‘MP-16 아샴 드로플릿(Droplet)’의 연장선에 있다. 아샴 드로플릿은 고요히 맺힌 물방울의 안정적 아름다움을 담아낸 포켓 워치로, 조각 실험에 가까운 예술적 시도였다. 이후 두 사람은 협업을 이어가며 상상력을 확장했고, 그 결과 약 2년에 걸친 공동 개발 끝에 두 번째 작품 MP-17 MECA-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 사파이어가 탄생했다. 이번 신제품은 아샴 드로플릿이 구현한 정적인 아름다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방울이 떨어지며 퍼지는 파문의 순간을 포착한 듯한 조형을 통해 순간의 움직임을 ‘멈춘 시간 형태’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두 작품은 모두 ‘물’을 공통 주제로 한다. 아샴에게 물은 형태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존재이며, 이는 우리가 시간이라는 개념을 인식하는 방식과도 닮았다. 그는 “이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탐구합니다. 완벽한 물방울 형태에서 영감받아 투명함과 움직임으로 시간의 본질을 표현했죠”라고 말한다. 아샴은 시계라는 오브제를 통해 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흐름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번 협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작보다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감각을 갖췄다는 점이다. 아샴 드로플릿이 포켓 워치 형태로 조각적 실험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샴 스플래시는 그 실험을 손목 위에서 실현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손목시계 형태로 완성된 아샴 스플래시는 비대칭적 곡선을 유지하면서 크기를 줄이고, 더 작은 MECA-10 무브먼트를 탑재해 손목 위에서도 안정감 있게 감기는 형태를 구현했다. 그 결과 예술 감성과 기능적 완성도를 겸비한 현대적 조형미의 시계가 탄생했다.
예술과 기술이 교차하는 아트 오브 퓨전
MP-17 MECA-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 사파이어는 예술적 상상력뿐 아니라 기술적 정밀함이 맞닿아 탄생한 결과물이다. 42mm 티타늄 케이스와 서리가 낀 듯한 질감의 사파이어가 어우러진 이 시계는 예술적 개념을 기능적인 구조로 풀어낸 위블로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내부에는 인하우스 칼리버 HUB1205 MECA-10을 탑재했으며, 좀 더 작고 정밀하게 설계된 이 무브먼트는 시각적 균형과 착용감을 모두 향상시켰다. 이에 대해 아샴은 “워치메이킹의 미래는 작고 정교한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파이어의 새로운 활용 방식이다. 전작 드로플릿에서는 사파이어 글라스의 두께를 실험했다면, 이번에는 표면의 질감에 집중했다. 다양한 테스트 과정 중 우연히 발견한 서리 낀 듯한 매트한 질감이 결정적 영감의 출발점이 되었고, 아샴은 이 텍스처를 그대로 살려보자고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사파이어는 완전히 투명하고 매끄럽게 연마되지만, 예상 밖의 이 질감은 오히려 신선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위블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수십 차례 테스트를 거쳤고, 마침내 빛을 부드럽게 흩뜨리는 반투명 사파이어 표면을 완성했다. 그 결과 기존의 차가운 투명함 대신 따뜻한 확산광이 감도는, 전혀 새로운 감각의 시계가 탄생했다.
위블로가 추구해온 ‘The Art of Fusion’ 철학을 상징적으로 구현한 MP-17 MECA-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 사파이어.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 면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 시계는 전 세계 99피스 한정으로 만날 수 있다.
에디터 서혜원(h.seo@noblesse.com)
사진 위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