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하우스의 비밀스러운 세계
감각과 통찰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빚고 뷰티 산업의 미감을 쓰는 사람들.
DIOR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Peter Philips)
정제된 컬러 감각과 세련된 브랜딩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뷰티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역할로 꼽히지 않나. 그 자리의 매력은 무엇인가. 창작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팀과 함께 하나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새롭고 자극적이다. 전 세계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컬러와 텍스처를 찾아 색의 조화를 완성하는 일은 매번 도전이지만, 그만큼 순수한 기쁨을 준다. 패션쇼를 준비할 때는 디자이너와 헤어 아티스트, 세트 디자이너와 긴밀하게 협업해 룩을 완성하고, 캠페인이나 화보 촬영을 할 때는 사진가와 스타일리스트, 모델과 함께 최고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각자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과 함께 완성해가는 과정, 그 결과에서 느끼는 성취감, 이 모든 것이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다.
여러 팀과 협업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신뢰’와 ‘존중’, 이 두 가지다. 협업은 언제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올의 한 제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부서와 크리에이터의 손을 거친다. 서로의 전문성을 믿고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시너지가 생기고, 그 안에서 창의적 결과물이 완성된다.
늘 새로운 영감을 제시하는데, 그 원천은 어디에서 오나? 디올은 풍부한 아카이브와 헤리티지를 지닌 하우스다. 오랜 역사 속에 쌓인 가치와 기록, 그리고 과거 디올이 선보인 작품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된다. 또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마주하는 풍경과 사람들,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에서도 끊임없이 영감을 얻는다. 때론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순간도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그래서 늘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맹신하기보다 한 걸음 떨어져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매 시즌 새로운 제품이 쏟아진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디올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 고수하는 기준이 있다면. 디올의 미학은 우아함과 혁신의 균형에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반드시 디올만의 품격이 담겨야 한다. 그래서 퀄리티에 대한 기준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완벽한 퀄리티는 강렬한 콘셉트와 창의적 아이디어가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디올이 꾸준히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탁월한 품질과 진정성,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전 세계 여성들이 디올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그 안에서 자신감과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모임과 파티가 잦은 연말 시즌을 위한 아이템을 추천한다면? 페스티벌 시즌이라 해서 꼭 과한 메이크업이 필요한 건 아니다. 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루즈 디올 온 스테이지’는 자유로우면서도 우아한 룩을 완성하고 싶은 여성들의 바람을 담은 리퀴드 립스틱이다. 디올의 ‘더블 페이즈(Double Phases)’ 기술을 통해 선명한 컬러와 윤기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특히 ‘#레드 쇼크’는 모든 피부 톤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클래식 레드로,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주는 색이라고 생각한다. ‘루즈 디올 컨투어 립 라이너 #화렌하이트’로 입술 라인을 섬세하게 정리한 뒤 ‘#레드 쇼크’를 채워 넣으면 또렷한 형태와 강렬한 컬러가 어우러져 디올 특유의 세련된 볼드 립이 완성된다.
완벽한 홀리데이 룩을 완성하기 위한 메이크업 팁을 준다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자신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레드’를 찾으면 된다. 연말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역시 레드 립이다. 립이 주인공인 메이크업일수록 시선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내추럴한 피부 표현으로 전체적 밸런스를 맞추거나, 은은한 음영의 아이 메이크업에 블러셔와 하이라이터를 더해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메이크업의 핵심은 얼굴 전체의 조화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AP BEAUTY 총괄팀장 송지혜
철학과 효능, 뷰티의 새로운 기준을 설계하는 브랜드 디렉터
아모레퍼시픽에서 AP BEAUTY로 브랜드명을 바꾸며 파격적인 리브랜딩을 했다. 이번 변화는 브랜드 철학을 새로 세우는 일과 맞닿아 있었다. 변하는 시장에서 브랜드의 중심을 지탱하는 건 결국 철학이다. 가장 오래 고민한 건 두 가지였다. 에이피 뷰티만의 확고한 철학을 세우는 일, 그 철학에 부합하는 압도적 효능의 제품을 완성하는 일이다. 새롭게 정의한 브랜드 철학은 ‘APEX OF SKINCARE TO UNVEIL BEAUTY BEYOND’, 아름다움의 새로운 경지를 여는 스킨케어의 정점을 의미한다. 혁신 기술, 독자 성분, 전문가 임상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특수 케어 리추얼이 인상적이다. 개발 과정은 순탄했나.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APEX’라는 철학이 있었기에 단 하나의 과정도 쉽지 않았다. 특히 M.D. 라인은 전통적 럭셔리 코스메틱의 결을 완전히 벗어났다. 연구실이 연상되는 실험적 무드, 인퓨징 밴디지 포뮬러로 구현한 특수 케어 기술 등 모든 것이 새로운 시도였다. 안전성 검증부터 효능 임상, 커뮤니케이션까지 수많은 리스크를 거쳤지만, 철학에 대한 팀의 확고한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체감하는 뷰티업계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메디컬 뷰티가 일상의 루틴이 되면서 기준이 한층 높아졌다. 이제는 피부과 수준의 관리 효과를 집에서도 기대하는 시대다. 이런 흐름 속에서 효능 중심의 럭셔리 스킨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M.D.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이다. 리프팅 특수 케어와 병행 시 탄력 효과를 높이는 임상 결과로 론칭 직후 브랜드의 시그너처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선보인 M.D. 세럼 역시 같은 철학 아래 개발된 제품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뷰티 마케터로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기 위해 집중하는 부분은? 관찰하고 상상하는 호기심의 시선을 놓지 않으려 한다. 코스메틱은 라이프스타일과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산업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자신의 피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적 경험을 발전시켜 철학과 비즈니스를 모두 이해하는 뷰티 디렉터로 성장하고 싶다.
SULWHASOO 브랜드 디자인 팀장 이지민
브랜드의 스토리와 미감을 공간에 담아낸 기획자
‘설화수의 집’은 오픈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획 단계에서 어떤 방향을 그리고 있었나? “우리가 전하고 싶은 한국적 아름다움은?”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설화수의 철학과 미감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북촌이라는 지역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인 만큼 설화수의 정체성과 닮았고, 그래서 가장 설화수다운 무대라고 생각했다.
‘집’이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는? 설화수의 세계관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는 형태가 집이었다. 한 사람의 취향과 삶이 녹아든 공간처럼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이 브랜드의 온기와 미감을 가까이에서 느끼기를 바랐다. 설화수의 집은 단순한 플래그십이 아니라 설화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아름다움을 해석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장소다.
한옥과 양옥이 공존하는 건축 구조도 인상적이다. 세일즈보다는 ‘경험’에 집중했다. 한옥과 양옥의 공존은 브랜드의 역사와 혁신을 상징한다. 건축가 최욱이 한옥의 구조를 살리면서 현대적 요소를 더했고, 디자인팀은 고가구와 오브제, 현대적 소재를 조화롭게 배치해 설화수의 미감을 완성했다. 한옥에는 갤러리, 공작실 등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았고, 양옥에는 설화살롱처럼 휴식과 리테일이 공존하는 공간을 구성했다. 각 구역의 이름도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설화수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키워드다.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와 협업했다고 들었다. 그 과정에서 지키고자 한 원칙은? 무엇보다 ‘설화수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건축, 조경 등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했지만, 모든 결정의 기준은 “이것이 설화수다운가?”였다. 브랜드를 깊이 이해한 파트너들과 함께했기에 각자의 감성이 모여도 방향성에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통찰이 있다면? 결국 브랜드는 ‘경험의 총합’으로 기억된다는 걸 느꼈다. 고객이 각자의 속도로 공간에 머물고,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그것이 설화수다운 리테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단순한 매장이 아닌,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나 매 계절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한국적 미감을 계속 확장하고 싶다.
에디터 주효빈(hb@noblesse.com),김다빈(dabin@noblesse.com)
사진 이승훈(에이피 뷰티, 설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