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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빛을 품은 크리스털

LIFESTYLE

생루이의 한국 첫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마주한 글로벌 CEO 제롬 드 라베르뇰.

1586년, 보주산맥의 깊은 숲속 작은 공방에서 시작해 43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프랑스 크리스털 명가 생루이는 유리의 예술을 시대 언어에 맞게 써 내려왔다. 루이 15세의 칭호를 받은 ‘왕립 크리스털 공방’으로 성장해 오늘에 이르러 장인의 숨결이 깃든 수공예와 기술혁신을 결합하는 등 프랑스식 ‘아르 드 비브르(art de vivre)’의 정수를 구현하고 있는 것. 이러한 유산의 연장선에서 새롭게 문을 연 생루이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가 품은 헤리티지와 현대적 감성을 담은 공간이다. 조명과 가구, 테이블웨어에 이르는 생루이의 모든 컬렉션을 선보이는 이곳에서 방문객은 400년 넘게 이어온 생루이의 세계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도산 플래그십 오픈을 기념해 생루이 글로벌 CEO 제롬 드 라베르뇰(Jerome de Lavergnolle)과 함께 브랜드의 철학, 전통과 혁신의 공존, 그리고 서울에서 펼쳐질 새로운 챕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산대로 한복판에 새롭게 자리 잡은 생루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는 생루이의 첫 한국 단독 매장입니다. 감회가 어떤가요? 그동안 한국 고객에게 생루이의 면모를 온전히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테이블웨어나 데커레이션 오브제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 생루이의 폭넓은 세계관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죠. 이번 도산 플래그십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생루이의 모든 컬렉션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빛의 예술’을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했습니다. 큰 통유리창으로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구조도 그 연장선이죠. 크리스털의 투명한 결이 자연광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순간, 생루이의 진짜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플래그십 구성과 인테리어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각 층마다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1층은 전통적 리테일 공간으로,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드 소재 진열대는 매뉴팩처 주변의 숲을 떠올리게 하고, 회색 컬러는 고로의 색을 반영한 것입니다. 깎은 듯한 커팅 단면은 크리스털의 다이아몬드 컷과 동일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보면서 제작 과정을 상상하고,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체감할 수 있죠. 2층은 좀 더 환대 공간으로 꾸며, 시즌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전시와 체험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체험하거나 VR 영상으로 매뉴팩처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고객이 조명이나 샹들리에를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예술적 경험을 만드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생루이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빛의 예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생루이의 기술과 헤리티지, 장인의 손에서 이뤄지는 창작 경험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사람들이 종종 묻습니다. “생루이의 브랜드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 대답은 늘 같습니다. “전통과 혁신의 결합입니다.”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는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매뉴팩처의 기능과 공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안의 뿌리는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이 태어나는지 알아야 미래의 생루이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포터블 램프 ‘폴리아(Folia)가 그 철학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폴리아는 라틴어로 ‘잎’을 뜻하는데, 생루이 매뉴팩처가 자리한 프랑스 보주(Vosges) 숲에서 영감받았어요. 숲은 우리에게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입니다. 모든 요소가 크리스털을 만드는 재료가 되죠. 폴리아의 커팅과 형태, 반사되는 빛의 결은 나무로 고로를 달구고, 모래로 유리를 만들던 그 시공간의 기억을 담고 있어요.
생루이의 디자인이 여전히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인정신과 기술은 수백 년 동안 이어지지만, 디자인 언어는 현재 시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대의 감각을 담아내지 못하면 아무리 완벽한 장인정신이라도 결국 박제된 예술에 불과하겠죠. 그래서 생루이는 매 시즌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와 미학을 실험합니다.
브랜드 혁신과 비전은 어떤 방식으로 추구하나요? 저는 세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첫째, 장인의 작업. 생루이는 결국 인간의 손과 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둘째, 타협하지 않는 품질. 매출이나 생산량이 늘어도 기계화하지 않고 수작업을 고수합니다. 마지막은 앞서 말한 전통과 혁신의 결합이죠.
서울 플래그십은 생루이의 세계 속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모든 플래그십은 브랜드의 정수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생루이의 철학을 그대로 담되 도시의 감성과 리듬, 정체성에 맞게 내부를 조율했어요. 저는 이곳이 생루이의 역사와 가치를 오롯이 체험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환대의 공간으로 꾸린 2층.

 

에디터 이호준(hojun@noblesse.com)
사진 이소정(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