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하는 일
여행을 떠나고 수영을 하고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고…. 우리가 여름에 해야 할 일을 담은 책 3권.

<그리스는 달랐다>는 백가흠 작가가 그리스에 3개월 동안 머문 나날이 얼마나 다채로웠는지 21편의 짧은 소설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냥 좋았고 마냥 편했고, 저냥 살고 싶은” 그리스에 대한 끌림을 허구의 이야기로 풀어놓은 것. 옛 애인 안젤라를 그리워하다 재회하는 민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리스에서 가장 그리스적인’, 암이 재발한 중년의 남자가 그리스에서 삶을 내려놓는 ‘세상의 끝에 깊고 깊은 물빛’ 등 그리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행 장소에 대해 설명하고 감상을 적는 에세이가 아닌 소설 형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글과 함께 백가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수록해 풍성함을 더했다.

물안경도, 수영모도 없이 어떤 영법인지도 모를 움직임으로 물속을 자유로이 누비는 사람들. <수영 일기>의 작가 오영은은 휴가차 떠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반해 서울로 돌아온 후 곧장 수영장에 등록한다. “음, 파, 음, 파”를 반복하는 왕초보 단계에서 수영 선수처럼 퀵 턴을 하는 상급자 단계에 이르기까지, 작가 자신이 물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그림 에세이로 담아냈다. 수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재미있고, 수영장에 다녀본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이상, 백석, 이태준, 채만식, 김남천, 이효석 등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작가 16명의 여름에 관한 추억을 담았다. 총 3장으로 구성한 이 책은 더위를 피해 잠시 연인과 바다를 찾은 이야기부터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 별미에 얽힌 추억까지 80여 년 전 여름으로 우리를 이끈다. 특히 이가 나기도 전에 냉면을 먹었다는 평안도 출신 김남천과 평양냉면의 진미를 알 수 없어 냉면 먹기를 끊었다는 이효석의 평양냉면을 주제로 한 상반된 이야기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또 이상이 같은 기간 평남 성천에 머물며 유쾌한 여름의 풍광을 묘사한 ‘산촌 여정’과 무미건조한 여름의 일상을 들여다본 ‘권태’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디자인 임지윤
자료 제공 난다, 들녘, 루이앤휴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