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herapist
현대인이 앓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가장 손쉽고 간편한 방법.
(위부터) 소박한 자연을 소재로 우리 고유의 수묵화 느낌 도안을 담은 <나만의 민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매리언 듀카스의 <핑거 프린트 아트>는 손가락과 지문에 잉크나 물감을 묻힌 뒤 그림을 완성하는 다양한 미술 놀이를 소개한다. <행복한 채색의 시간>은 기초적 색연필 드로잉 방법부터 그러데이션 효과를 주는 법, 세밀화 표현 방법 등을 배워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그리고 컬러링할 수 있다. <파리 닷투닷>은 파리 풍경 80장을 펜 또는 연필로 번호가 적힌 점과 점을 이어 그리는 북. 19세기 명화, 포스터, 일러스트 등 대중적 예술 작품을 모은 <명화 & 포스터 & 일러스트 컬러링 북>은 컬러링을 완성한 후 편지지, 엽서로 활용할 수 있다. <컬러링 앤 더 푸드>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다양한 푸드에 색을 입히는 것으로, 레시피도 함께 들어 있다. 그 위에 펼쳐놓은 것은 이를 32장의 엽서 형식으로 재구성한 <컬러링 앤 더 푸드 엽서 북>.

(위부터) 1.8m 폭의 거대한 일러스트 도안은 제프 쿤스의 조형 작품을 단순화 해 모은 것. 벨기에에서 만든 라텍스 소재 풍선은 영구 마커 또는 포스카 펜을 사용해 채색할 수 있다. 모두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 회사 오엠와이 제품으로 Chapter1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 아래 일본 종이 전문 회사 마루아이와 스위스 디자인랩이 협업해 만든 컬러링 페이퍼 미니 30은 도쿄, 우주 마을, 동물원 등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를 모았다. Hpix에서 판매한다. 런던과 파리의 불꽃놀이 이미지는 그림의 오른쪽처럼 회색으로 표시한 배경을 스크래치 펜 또는 뾰족한 물건으로 긁으면 코팅한 부분이 벗겨져 컬러풀한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금박으로 덮은 세계지도 역시 동전으로 긁으면 컬러풀한 지도가 완성된다. 스크래치 제품은 모두 Lago.
“고달픈 하루가 끝난 후 쉴 수 있는 안락의자와 같이 편안한 것이 미술”이라는 앙리 마티스의 말처럼 최근 밑그림에 컬러를 입혀 하나의 창작물을 만드는 ‘아트 테라피’가 남녀노소에게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어 얻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역으로 ‘색칠 공부’라는 아날로그적 방법을 통해 해소하는 것. 정신의학적으로도 무언가에 집중하는 동안 사람의 심리 상태가 이완되는 효과를 얻는다고 하니, 안팎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사회에서 ‘아트 테라피’ 열풍이 일어날 법도 하다. 현재 유럽과 미국, 국내 유명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물론이고 뉴욕 MoMA, 시드니 주립 미술관 등 갤러리 숍에서도 다양한 컬러링 북을 판매한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컬러링 북 종류만 300여 권에 이른다. 이 정도면 가히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하다.
컬러링 북의 시작은 지난해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조해너 배스포드의 그림책 <비밀의 정원>이 안티-스트레스 북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140만여 권이 판매된 것. 가만히 앉아 기하학적 도면을 색으로 채우다 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스트레스, 우울증을 마음의 병으로 안고 있던 성인은 너도나도 어릴 때 갖고 놀던 색연필을 다시 손에 쥐었다. 컬러링 북은 초기에 나뭇잎과 꽃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밀한 도안 때문에 여성적 취미로 보였으나 여행, 건축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이 출판되면서 남성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나아가 단순히 도안에 색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점과 점을 잇고, 손에 직접 잉크를 묻혀 그림을 그리고, 스크래칭 기법을 사용해 그림을 만드는 것 같은 다양한 제품이 등장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아트 테라피도 제각각. 자신만의 아트 피스를 완성하며 일상의 힐링을 누려보자.
에디터 홍유리 (yurih@noblesse.com)
사진 박원태